S는 등교 홍보를 하러 나섰다. 일주일간 신나게 여행을 다녀왔고 7월 말이면 방학이 다가오니 열과 성을 다하여 학생모집을 할 때이다.
아침에 좀처럼 일으켜지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일으켜서 8시를 조금 넘은 시간에 학교로 출발했다.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하는 8시 30분까지는 도착을 해야겠기에.
학교 앞에 건널목이 하나 있고 위험해서인지 아침에 아이를 데리고 등교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았다.
'앗싸, 황금 어장이로구먼.'
S는 지인을 만난 것처럼 당당하지만 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홍보지를 내밀었다.
"안녕하세요. 공부방을 오픈했습니다. 보시고 연락주세요."
이 회사에서 늘어가는 건 뻔뻔함도 한몫한다. 삼십 분간 홍보지를 열심히 배부하니 등교하는 학생도 차차 줄어들었다.
근처 아파트에 무단으로 홍보지를 부착하고 아이스 라테를 한잔 마시고 있었다. 이 카페도 여러 번 방문하면서 사장님에게 홍보지를 자연스럽게 내밀며 부탁을 드렸다. 오늘은 주인분이 아니고 직원이신지 다른 분이 계셨지만 웃는 얼굴로 담소를 나눠주셨다. 오전 시간이라 손님이 없고 한가하여 가벼운 대화를 했다.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회사의 한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다. 성함도 모르고 아이디도 생소했는데 단톡방에 숙제와 같은 홍보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더우실 것 같으니 집에 오셔서 커피 한잔하시라는 내용이었다.
'이 동네에서 수업하는 같은 회사 분들이 네다섯은 되는구먼.'
하, S는 불현듯 어린시절에 땅따먹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내 구역을 표시하고 작은 돌을 튕겨서 세번 만에 다시 내 구역으로 돌아와야 한다. 돌이 지나가는 자리에 선을 그어서 내 땅으로 차지한다. 문제는 이 회사는 내 구역이라는 게 없고 혼재되어 있으니 서로 견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밖에 없다. 근처 사시는 친분이 두터우신 것 같은 다른 샘도 합류하여 진솔한 대화를 했다.
S가 공부방을 오픈한 장소가 15년을 근속하신 선생님의 주 수업 구역이라 기분이 안 좋으셨단다.
상생해도 성공할까 말까 한 마당에 같은 사무실 직원끼리 눈치 보면서 서로 견제나 하고 있으니 이 회사가 발전할 수가 있을까?
대안으로 월 수익 7백만 원에 이르시는 다른 공부방 선생님의 예를 들어드렸다. 방문해 보니 그 선생님은 보조교사를 두는 것처럼 다른 방문 선생님과 함께 수업하고 있었다.
"oo 선생님 댁에도 가 봤는데 방문 선생님에게 수업을 한 그룹 맡기고 계시더라고요. 입회는 저에게 넣고 선생님 수수료를 제가 받아서 드리면 되잖아요."
머리숱이 휑하시고 오십 대 후반으로 보이시는 선생님은 절대적으로 수입이 필요하신 듯했다. 자세한 경제 사정이야 모르지만, 회원 유치를 위해서 수업 하나라도 내줄 수 없는 상황이 라시니 대략 가늠이 됐다.
이 회사는 마치 방문 교사와 공부방 교사가 수업을 주고받으며 원활하게 교류하는 듯이 광고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은근히 서로 눈을 흘기며 내 땅을 빼앗기지 않으려 애쓰는 땅 따먹기 게임의 현장이다.
결국은 협력은 제쳐두고 각자 살길을 찾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인 건가? 하지만 안면을 트고 친분을 쌓았으니 서로의 간절한 입장을 일부는 공유한 것 같았다.
과연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의기투합하여 눈부신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