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각사각 Aug 17. 2023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구더기를 떼어내라

우리 모임은 ㅇㅇ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모임 간의 두터운 벽을 허물고 조금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래서 S와 지인은 이 단톡방을 유지하고 한 달에 한번 정도 만나자고 제안했다. 다른 모임들이 뿔뿔이 흩어졌으나 우리는 뒤풀이까지 하며 후일의 모임까지 기약하고 친분을 다졌다. 신이 난다 신이 나.


"우리가 너무 질척거리는 건가?" 지인이 말했다.


"가끔씩 개라도 해요. 하하." 다른 구성원이 화답을 하며 쿵짝 맞췄다. 


근처에서 식당을 한다는 분은 한번 자기 가게로 초대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갑자기 모임의 장이 이 카톡방은 일시적인 것이었으니 서로 인사하고 각자의 모임으로 돌아가자고 벼락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하, 기가 찬다. 기껏 분위기 띄워 놨더니만. 파투를 는구나.' S는 화가 나서 인사도 하지 않고 나왔다.

 

어떤 연유로 다음 모임까지 계획하던 이 방이 폐쇄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1. 이 모임에 조심해야 할 인물이 있다. 그래서 모임을 그만두라는 윗 선의 지시가 있었다.


짐작되는 명이 있긴 했다. 하지만 처음 보는 그 인물이 이전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 사람 저 사람 집쩍거리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말을 솔직 담백하게 하는 편이라 금방 간파가 된다. 그럼 위험해지기 전에 바로 차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가 심각한 일을 저질렀다면 모임의 장이 이 사람에게 어떤 행동으로 인해서 물의를 일으켰으므로 제명하겠다고 미리 통보하면 될 것 같다.


2.  문제 행동이란 게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글 남녀가 모인 자리에서 문제 행동이란 어떤 걸까? 고의적으로 여러 사람과 동시에 교제하거나 스토킹 하거나 성희롱 등등 하지 않았다면 문제 행동이라고 봐야 하나?


3.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나?


 그 인간이 참으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사람만 제명시키면 되는 데 왜 다른 사람들까지 만나지 못하게 하는 걸까? 미성년자도 니고 나이가 40이 넘은 사람들이 무엇이 걸림돌인가?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문제 아닌가?


4. 리더의 역할이 버거워서 려놨다


리더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자유 모임인데 굳이 리더가 필요하지도 않고 번개라는 건 누구나 제안해서 시간이 되는 사람들만 모이고 하는 게 아닌가? 누구 한 두 명이 꼭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고 가는 게 아니라 모두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면 된다.


결국은 이리하여 새로운 모임을 만드는 걸 주도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잘 될는지는 기약이 없으나 뭐 흘러가다 보면 어떻게든 되리라. 아님 말고.

먹자 먹어 몰라 몰라.. ♡♡





매거진의 이전글 50대의 싱글 모임은 어디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