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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Aug 23. 2023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

그래서 이 모양이지만

S는 나쁜 남자에게 끌린다. 여기서 '나쁜'이란 단어를 다시 정의해봐야 하지만. 사실 '나쁘다'기 보다는 '매력이 있다'는 뜻일 거다. 매력이 있는 남자는 주변의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고 스스로 자부심이 강하고 당당하며 플러팅에 능하고 그래서인지 바람둥이 같은 이미지의 나쁜 남자로 칭해진다.


나쁜 남자들은 일단 외모부터가 준수하다. 키 크고 근육이 적당히 붙은 바람직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지적이고 괜찮은 직업에 유머와 센스가 넘친다. 대화를 하면 즐겁다. 웃음이 절로 나고 집에 돌아가도 그 순간이 문득 생각나며 미소가 지어진다.


얼마 전 지인들과 다섯 시간 반동안 쉬지 않고 수다를 떨던 중 이상형의 남자에 관해서 또 언급하게 됐다.


'왜 그 사람이 좋은 거예요?" 지인도 그 사람을 알고 있는지라 치를 떨며 기가 막히다는 듯 물었다.


"글쎄요. 아무래도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것 같네요. 착한 남자는 매력이 없어요. 하하. 남자 고르는 눈이 없다고 봐야죠."


그래도 어쩌랴. 성실, 근면하고 무난하고 지겹게도 말이 없으며 착하다는 남자는 끌리지가 않는 걸. 이성에게는 무언가 본능적으로 불꽃이 튀는 순간이 있어야 만나게 되는 거 아닌가?


S는 학생들도 반항기가 있고 살짝 미친놈 같은 애들에게 호감이 가곤 했다. 왜냐면 그 아이들이 툭툭 하는 말은 기발하고 재미있고 평범하지 않아서다. 그 애들의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발언들에 깔깔 웃는 시간이 지루하고 심심 학교생활의 맛깔난 양념 같았다. 모범생들은 재미가 없다. 이럴  보면 교사가 맞나?


이성 간에는 반대 성향에 끌린다는 이론이 있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걸 수도 있다. 왜냐면 S는 '하다'라는 평가를 종종 받아왔기 때문이다. 착하다는 표현은 기분이 나쁘다. 어딘가 어수룩하고 속이기 쉽고 순진하다는 걸 내포하는 단어인 것 같아서다. 


S가 경험한 바로는 비슷한 성향의 이성에게는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INFP, ENFP, INFJ, ISFP, INTP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동성 친구를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동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시시때때로 떠오르고 목을 맬 만큼 강렬하게 확 끌리는 느낌이 없다.


(MBTI는 퍼센티지이므로 전형적이지 않고 중간지점에 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쁜 남자를 만나면 인생의 매우 괴로운 한 때를 보내게 된다. 그러니 적당히 매력 있고 착한 남자를 찾아봐야겠다. 활동하기 좋은 가을이 다가 오니 적극적으로!

밥이나 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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