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일기 - 내려놓기

by 사각사각

수능일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나라 고등학생의 대부분은 수능 시험을 치를 것이고 그 중 80% 가까이가 대학에 진학한다고 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도 대학 진학율이 30%정도라고 하는 데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아도 너무 높은 게 아닌가 싶다. 마치 대학 학력이 취업을 하는 데 최저학력이 된 것 같다. 주변에 대학원 졸업자들도 상당수가 있으니 말이다.

급식으로 나온 수능대박 케익~ 화이팅!^^


얼마 전 읽은 영어지문을 보니 기회비용이란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뿐만 아니라 학업을 하는 동안 일하지 못한 월급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하던데..


주변에 학부모님들은 늘 자녀교육에 전전긍긍한다. 혹시 나의 자녀가 제대로 교육을(대부분 사교육이다)받지 못해서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만만치 않은 사교육비를 감당하느라 부모님들의 노후대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해온 나의 입장은 공부는 아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부모님이 매우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서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을 많이 시키면 아이의 성적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아이 자체가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고 부단히 노력하고 타고난 공부감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너무 조바심 갖지 마시고 아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찬찬히 살펴보시길 바란다. 나의 자녀가 공부로 대성할 될성 부른 나무인가?


하지만 나도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80%가 대학을 가는 현실에서 내 아이만 제외된다면 상당히 아이의 미래가 불안해질 것이다.


나도 최근에 한 똑똑한 일진 학생이 수업시간에 열심히 발표를 잘하기에 점점 관심이 가고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면 잘할 수 있을것 같은데..

그러나 오늘 쓰기 수행평가를 하는 데 아무리 방법을 알려주어도 두세 줄 성의 없이 끄적거려서 제출하는 걸 보니 또 슬슬 열이 받는다.


쉬는 시간에 남으라하여 다시 설득에 들어갔다.

"너 머리가 좋지 않니?"

"아마 그럴걸요."

"그럼 공부를 좀 해보는 게 어떨까?"

"전 관심없는 건 안해요."


이렇게 대답을 하면서 지난번 모의고사 때 전국에서 하위 7%안에 들어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자랑스럽게 전국에 고등학생이 십만명이라면 자기위치가 구만 몇천등이라며 농담을 하면서 . 기가 차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기가 힘들다. 공부는 2학년 때부터 하겠다고 선언하며 여자친구를 만나러 발랄하게 나가는 일진학생.


이러하니 부모님들도 공부 안하는 아이때문에 너무 속끊이지 마시고 공부에 뜻이 없다면 다른 재능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 보시길 바란다. 괜스리 사교육비로 많은 돈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재능 개발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시는 데 그래도 아이나 어른이나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는 열심히 하게 마련이다.


이 일진 학생은 춤도 잘추고 대인관계도 좋고 리더쉽이 있으며 바리스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공부는 아쉽지만 아직 때가 아닌 것이다. 나의 작은 욕심일 뿐~헐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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