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일기] 연애상담

by 사각사각

오늘 갑자기 한 여학생이 연애상담을 해왔습니다. 요즈음 제가 조용히 하라고 하거나 화장 하지 말라고 하면 신경질을 팍팍 부리고 따박따박 말대답을 하여서 몇주 동안 이 아이를 무시하고 있었는 데 갑자기 상담을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시길...^^

이 아이가 먼저 다가왔고 앞으로 기분좋게 이 아이를 대하는 것이 필요하여 연애 이야기를 다 들어주었습니다. 주된 문제점은 이제 4개월을 만난 남자친구가 이 여자아이에게 외출을 못하게 하고 메신저를 감시하는 등 지나친 집착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남자친구 아이의 사진을 보니 수더분하게 착하게 보이는 데 왜 이런 집착을 보이는 걸까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 여자아이가 마음이 아플 때는 할아버지 장례도 도와주고 그 후에는 할머니집에 같이 가서 위로도 해준 마음 깊은 남자친구라고 합니다. 휴우~


저는 제 자신이 이런 집착이나 의처증 증상은 매우 거부하는 지라 남자친구에게 "계속 이렇게 나의 삶을 구속하면 만날 수가 없다." 라고 분명히 말하라고 마지막으로 충고하였습니다.


고등학생의 연애이지만 어른들과 그리 다를 것은 없습니다. 다만 나이가 어리고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를뿐이지요. 그리고 아직 결혼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날들이 남아있네요.


저는 이 아이가 미용을 배우고 싶다기에 "그래 잘 생각하였다 조금만 더 참고 학교 열심히 다녀라 그리고 결혼은 한참 더 후에 이십대 후반에 하여라." 하고 진심으로 권유하였습니다.


"결혼은 신혼 때만 좋은 거죠?" 라고 묻기에

"신혼 때도 별로다. 연애할 때가 가장 좋다."라고 하였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솔직하게 상담을 하였네요.


저를 잘 따르는 일진 학생까지 이유 없이 친구와 제 옆에 앉아 있어서 저는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어린 나이에 연애를 하시느라 힘든 여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 걱정도 되고 하여 정말 최선을 다하여 상담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 여학생은 일년 쉬고 복학을 하였고 어머니가 혼자 키우시며 가출도 자주 하고 학교도 하루가 멀다하고 결석하는 학생입니다.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하는 말이나 행동도 미울 때가 많았습니다.


몇 주동안 계속 안 나와도 그만이고 차라리 안보면 더 마음이 편하기도 했는데 오늘 연애상담을 하고 나니 제 마음도 좀 풀어지고 아이가 이해도 되네요.


앞으로도 학교 잘 다니고 본인의 꿈을 이루어 훌륭한 미용사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홀로 키우신 어머니 속도 그만 썩이고 효녀가 되어야지요.


공손하게 마이쭈를 두개 얻어 먹고 상담을 해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까지 하고 교실을 나가니 저도 마음이 뿌듯합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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