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올해도!
어제는 동아리 전시 및 발표회가 있었다. 기말고사도 끝나고 조금 해이해지는 이 시간에 이런 특별한 행사란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업을 계속 하라고 다소 억지스러운 지시를 계속 하는 것 보다야 참으로 창의적인 대안이다.
기말고사가 끝났는 데 수업을 하라? 이건 좀 아니다. 당신이 고등학생이라면 수업을 듣고 싶겠는가? 한해의 대단원이 막이 내려지고 기말시험까지 모두 치렀는 데 종일 수업을 들으라는 것은 목표가 없는 상태에서 공부를 하는 것과 비슷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 해는 이 행사가 있어서 아이들은 즐겁게 행사를 위한 판넬준비, 공연 연습등을 하며 알찬 한주를 보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전에 다양한 동아리에서 준비한 각반에 설치된 전시실 들을 두루 둘러보았다. 아이들은 제각기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해내며 매우 역동적으로 신나게 움직인다.
바리스타반을 둘러보았다. 우리 귀요미 바리스타님께서 수료증을 자랑스럽게 펼쳐놓고 나에게도 한마디 칭찬을 기대하며 신중하게 커피를 내리신다. 아..너무 귀엽다. 바리스타 과정을 이수한 자격증을 펼쳐놓고 커피를 내리는 것도 그리고 나에게 “춤 추시면 공짜로 드릴께요.” 라고 매우 재치가 넘치는 농담을 던지는 것도 너무 사랑스럽다.
몸치인 나는 민망하여 껄껄 웃으며 커피값을 얌전히 지불하였다. 이 바리스타님은 춤도 매우 잘 추셔서 댄스부에 속하여 있어서 오후에 공연을 준비하고 있지만 나는 춤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받아들었는 데 너무나 향기로웠다.
중간에 복도에서 만난 아이들이 반갑게 다가와서 직접 제과제빵반에서 구운 쿠키를 내민다. 딱 한 개만 주니 조금 섭섭하지만 그래도 쿠키를 먹으며 다음 장소로 즐겁게 이동하였다. 방금 오븐에서 구워낸 쿠키는 바삭하고 따뜻하였다.
영자신문반도 다양한 판넬을 준비하고 영어로 질문이 적힌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다. “다시 태어난 다면 누구로 태어나고 싶나?” 나는 요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관계로 ‘만수르’를 선택하였고 같이 가신 보건샘은 ‘전지현’을 선택하셨다.
“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가 최종적으로 선택하기를 바라는 인물은?” 나는 당연히 류준열님에게 한표를 드렸고 현재 상황으로 보아 이분이 아마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게 될 것 같았다.
오후에는 강당에서 각종 연주와 노래, 춤 등의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다. 동아리 발표회는 매우 즐거웠다. 갑자기 강당의 거대한 커튼이 중간에 걸려서 올라가지 않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현수막을 사용하여 간신히 끌어올리고 발표회는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제각각 태권도, 클래식 연주, 기타연주, 노래, 춤, 밴드 공연들을 하며 분주히 움직인다. 매일 수업시간에서 보던 자거나 의욕 없는 태도와는 전혀 다르다. 이러하니 나는 한해에 한번 정도 있는 이런 공연을 매우 관심 있게 본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도 다른 재능 하나씩은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주 적극적이고 즐겁게 공연을 하는 행복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흐믓하다. 1학년보다는 2, 3학년 학생들이 월등히 훌륭한 실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들은 해마다 성장하고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한명 한명 다시 사랑스럽게 들여다보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내준다. 이 박수를 통해 아이들도 다시 심기일전하고 자신의 재능을 칭찬받는 기쁨을 마음껏 느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정진해나갈 것이고. 공부가 아니라도 각자의 재능하나는 꼭 찾아서 졸업후에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렀으나 어두운 실내조명 때문에 그리고 무대와 거리가 멀어서 사진은 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행복한 하루를 마음껏 만끽하였다.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는 날마다 아이들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해마다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들은 늘 열일곱살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가보다.
점점 자식같은 생각이 드니 때로는 미숙하고 철없는 아이들을 더욱 이해하고 감싸안아줄 여유가 생기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나도 이 십대아이들과 늘 함께이니 조금은 노화를 지연시킬수도 있을 것 같다.
파릇파릇한 젊음의 에너지에 늘 둘러싸여 있으니 나도 부단히 젊어지려는 노력을 할 수 밖에는.
수고했어 올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