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하나의 가족이 되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by 사각사각

이 영화의 제목 ‘blind side’ 는 미식축구에서 게임을 주도하는 쿼터백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라고 한다. 그러나 미식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사회에서 가려진 곳 –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이 사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마이클 이라는 흑인 소년이다. 마이클은 흑인 빈민가 지역에서 살고 있고 연락이 끓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심각한 마약중독의 상태이다. 어렸을 때부터 폭력적인 부모님으로부터 강제로 격리되어 임시보호가정을 전전하게 된다. 마이클은 리앤의 아이들이 다니는 백인 위주의 학교에 전학 온 후로는 거주할 집 조차 없게 된다. 리앤은 쌀쌀한 추수감사절 전날 이 아이가 혼자 반팔 티를 입고 방황하는 보고 집으로 초대하여 소파에서 임시로 재운다. 리앤은 마이클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되고 이 이후로부터는 집에서 보호하고 법적 대리인의 역할까지 한다.

블 마이클 처음.jpg 쓸쓸한 마이클의 등장

미국에는 아직도 백인과 흑인간의 미묘한 갈등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본 인종차별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 보면 미국 남부 지역의 일부 사람들은 남북전쟁이전흑인 노예 제도의 잔학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엄연히 <노예 12년>과 같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그려지고 노예매매 공고나 노예의 손발을 묶어두었던 무거운 사슬 등의 남아있는 근거자료도 있다. 이런 불행한 과거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최근에도 뉴스에서 보면 백인 경찰들이 업무 중에 빈민가의 흑인 아이를 과잉 진압하다가 총기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총기나 무기를 소지 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경찰관들이 총기를 난사하여 사망하게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2015년에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 교회에 무차별 총기를 발사하여 9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아직도 흑인 사회는 미국의 빈민층을 이루고 있고 청소년기부터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가정에서 올바른 보호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리앤은 백인 상류층 여성으로 여러 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부유한 가정의 주부이다. 이 여인이 마이클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마이클이 풋볼을 하도록 모든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하고 이끌어준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여 빈민층의 아이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는 하나 자신의 집에 함께 거주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존경스러운 인간애이다. 매일 함께 생활하고 식사하고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가족이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리앤의 헌신으로 마이클은 바닥권이었던 성적을 올려서 풋볼을 시작하고 대학 팀에 스카우트 되고 미국 최고의 풋볼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마이클을 사랑으로 이끌어주는 사람은 주변에 여러 명이 있다. 그들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여 마이클을 도와 준다. 이들의 모습은 매우 감동스럽고 보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따뜻해진다. 마이클이 다니는 학교의 생물 선생님은 마이클이 시험 문제를 읽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알고 시험을 볼 때 따로 불러서 마이클에게 문제를 직접 읽어준다. 마이클은 공부에 대해서는 자포자기 상태 있었지만 이런 선생님들의 특별한 관심과 정성으로 조금씩 성적을 올리게 된다. 이 선생님의 따스한 시선이 없었다면 마이클은 영원히 학교 공부에 관심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면 성적 미달로 풋볼도 시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선생님의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마이클은 마침내 학교라는 곳에 적응하게 된다. 그리고 풋볼 이라는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여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학교 뒤처짐.jpg 학교에서는 바닥권!

교사로 살아가면서 이런 관심과 사랑을 한 아이에게 내어줄 수 있을까? 모든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절망한 한 아이의 삶에 한줄기 희망의 빛을 비추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가정 에서 부모님의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의외로 상당수가 있다. 한 사람의 어른으로 성장하기에 꼭 필요한 자양분을 얻지 못한 꽃과 같은 아이들이 시들시들 해지고 그늘진 사회에서 서서히 말라간다. 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이라는 햇빛과 물을 공급해주고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도록 도와줄 수는 없을까?


리앤은 빈민가의 위험한 아이들 사이에 있었던 마이클을 선뜻 받아들인다. 누구도 돌보아 줄 사람이 없이 홀로 외로운 세상을 살아가는 마이클의 부모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런 사랑의 실천으로 리앤의 아이들도 마이클을 형제로 받아들이게 된다. 인종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배려와 사랑이 이들 가운데 넘쳐 흐르게 되는 것이다. 아~사랑은 모든 막힌 것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다.


인간애는 인종간의 극심한 갈등도 해결해주는 열쇠이다. 단지 피부색의 차이일 뿐 인간의 감정과 그 안에 흐르는 피는 모두 똑같다. 그러나 우리는 어느 특정 인종을 차별하고 백인들 중에 일부 사람들은 때로 자기 인종이 뛰어나다는 터무니없는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는 유대인에 대한 반감으로 6백만명이라는 인종 대학살을 저질렀다. 신 아래 인간들은 모두 동등하다. 마음을 열고 다가가면 우리는 모두 한 형제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초의 인류가 생존한 이후로 우리는 다양한 피부색과 인종을 가진 사람들로 분리 되었지만 모두 같은 뿌리를 가진 인간인 것이다.


이 영화는 미국적인 영웅주의 의식과 가벼운 웃음코드들이 간혹 보인다. 풋볼이 주제가 되는 만큼 오락성이 강하고 틀에 박힌 가족드라마 같은 흔한 장면들이 살짝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보여지는 리앤과 마이클의 서로에 대한 이해와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허그를 보면 마음 속 깊이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앤딩 크레딧과 함께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백인 가족들과 흑인 선수의 사진들이 하나씩 올라온다. 점점 더 가슴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사랑으로 벅차오른다. 메마르고 혹독한 겨울에 지친 우리에게 찬란한 햇살이 비춰오는 한낮의 오후 처럼… 슬며시 봄을 꿈꾸게 된다.


허그.png 인간애가 넘치는 허그!

우리 모두의 마음에 한줄기 인간애의 강이 넘쳐 흘렀으면 좋겠다. 그 강이 흐르고 흘러 바다가 되어 만나기를 바란다. 그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만나 사랑의 물결에 푹 잠겨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평화의 나라로 흘러가길 바란다. 그곳에는 더 이상 눈물도 아픔도 차별도 전쟁도 없을 것이다.

사랑으로 가족이 된다. 가정에서 버림받은 한 아이가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기를…
블 실제가족.jpg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