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이 있으나 현재는 평온
인간이라면 희.노,애,락의 감정을 모두 느끼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각 개인에 따라 감정의 폭이 다를 뿐 비슷한 감정들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은 이 모든 감정들이 무뎌지는 느낌이 든다.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주변 사람들이나 일들에 대해서 감정이 소원해지는 것은 서글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인간의 삶 아닐까?
무슨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줄어들고 거리를 두게 된 것일까?
아마도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어떤 사람들이 나와 잘 소통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빨라지기는 했다. 의식하지 않더라도 나와 잘 통하는 사람과는 인연을 이어가고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과는 멀어지게 된다. 심리학과 교수님도 chemistry가 맞지 않는 사람과는 가능한 부딪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다. 그러니 애써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는 계속 관계를 유지하지 않게 되었다.
20대 청춘 시절만큼 혈기 왕성하지 않고 많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감정이 저절로 자제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는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 덕을 쌓아가는 것이고 지혜로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40대를 넘어가면서 느끼는 점은 몸에 점점 병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시시때때로 소화가 잘 안되는 증상이 생겼다. 그러하니 먹는 것에 대한 관심도 줄어간다. 욕심을 부려 기름지고 달고 매운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으면 꼭 다음 날 탈이 난다.
소화가 잘 안되고 배탈이 나면 미세한 통증도 느껴지고 온몸에 기운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하니 자연스럽게 가능한 절제하고 몸이 좋은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감정에 있어서는 타인에 대해 관심이 있고 가능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자 하는 마음은 있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지는 건 가능한 자제하고 싶다. 격한 분노는 일을 그르치게 하고 관계를 깨뜨리며 결과적으로 후회할 일만 남긴다.
그렇다면 애정을 높이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내가 주는 마음만큼 상대방에게 느끼는 실망감이 커지기 때문에 그 또한 미리 막기도 한다. 마음을 쏟고 많은 생각을 공유하던 상대가 나에게 냉정하게 할 때 느꼈던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어느 정도는 차단하고 있는 것 같다.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 되는 데 그 적정선이라는 게 애매하고 어렵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특히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꼈었다. 나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 주변사람들이 질시와 비판, 이런 것들로 인한 감정 소모가 너무나 심하였다. 직장생활에서 일이란 인간관계만큼 스트레스를 크게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일이 많고 힘들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만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감정을 잘 다스리는 건 몸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삶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는 가장 좋을 것이다. 강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쁨과 슬픔의 감정은 가능한 자주 느끼지 않는 편이 좋다.
사랑의 감정은? 지금까지 살아왔지만 아직 미지수이다.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고 그 다음에 사랑이 생기고 그리고 책임을 가지고 관계를 유지해간다. 하지만 처음의 뜨거웠던 감정은 변해가고 여기에서 큰 혼란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우리의 사랑의 감정의 어디로 간 걸까?
아마도 처음의 격정적인 감정을 계속 유지하기엔 몸에 무리가 많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평온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온의 상태. 활활 타오르는 불은 아니지만 따뜻함이 계속 유지되는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