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여 년이 지난 2004년도의 여행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유럽이라는 땅을 한번이라도 밟고 싶어서 무작장 비행기표를 끊고 그 당시 남친이었던 지금의 남편을 끌고(?)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저는 좀 대담한 스타일이어서 일단 모든 결정이 빠릅니다. 여행정보를 대충 뽑아서 숙소도 정하지 않고 일단 비행기를 탄 겁니다. 저의 이런 무모함 때문에 저는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때론 나중에 제 가슴을 치기도 하죠.(TT)
공항에 도착하여 피곤한 몸과 캐리어를 끌고 나와서 저희는 숙소를 헌팅(?)하러 다녔습니다. 저야 혼자라면 성격대로 대충 골랐겠지만 (별로 불만도 없는 무난한 성격입니다^^) 남편분은 꽤 까칠하셔서 몇 몇군데를 직접 방까지 확인하고 그 중 꽤 괜찮은 호텔에 들어갔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저의 무모함에 대한 약간의 후회와 제트렉으로 밤잠을 설칩니다. 그러다가 새벽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거리를 걷다보니 새로운 풍경들에 가슴이 벅차 오르고 그 중에서도 빨간색 전화부스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운좋게도 하이드 파크가 눈에 띄어 마치 현지인 처럼 아침 산책을 하였습니다.(나란 여자의 적응력이란~ 훗) 호수 위에 자욱 하던 물안개와 너무 몸집이 커서 조금 무서웠던 청설모들이 기억나네요.
그리고 다이애나비의 추모비 같은 것을 보고 그녀의 짧은 생에 대한 약간의 회상을 했던 것도 기억나네요.
그 곳에서 여행온 중년의 부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전날 소매치기를 당해서 약간 우울하셨던 아주머니..안개 자욱한 호수를 배경으로 뒷모습을 찍어달라고 하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렇게 여행의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십 여년이 지나도 마음속에 사진을 찍어 둔 것처럼 생생히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
여행은 삶에 대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기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