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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학생들과의 문화교류 수업 2

문화교류는 재미나다!

by 사각사각

인도네시아 학생들과의 세 번째 주 문화교류 수업시간을 가졌다. 한 시간 동안은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주도해서 인도네시아 숫자와 몇몇 지역의 관광지나 문화에 대한 문제를 냈다. 줌으로 녹화된 영상이 있어서 미리 공부를 하고 노트에 적었는데 잊어버리고 가져오지 않았다. 음, 벼락치기로 다시 영상을 돌려서 멤버 한 명과 함께 생소한 단어들을 받아적었다.


여러번 보니 일, 이, 삼, 사에서 십까지는 어찌어찌 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려면 끊임없는 반복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서버이벌 인도네시아 어를 구사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언젠가는 한번 방문을 해야 할 듯.


두 번째 시간에는 한국어 문화 수업을 했다. 학생들의 요구가 있어서 ‘외국인이 느끼는 한국에서의 문화 충격’을 주제로 유투브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주로 서양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느끼는 문화 충격이었는데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으나 한편으로는 흥미롭다고 생각되었다. 문화 차이란 엉뚱한 오해나 상상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고 수백 년을 이어져 내려온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는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으니.


한 서양 여인이 광화문 사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보신탕 소비를 금지하라’는 사진이 있어서 소개해 보았다. 우리나라에는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있기는 하나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에도 일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개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서양인들이 보는 우리 문화의 독특한 점은 이런 것들이었다.


1. 한국인들은 어떻게 쪼그려 앉기(스쿼트)를 잘하나? 아마도 화장실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어서 재래식 화장실 사진을 보여주었다. 인도네시아에도 물론 이런 화장실이 있다고 한다.


2. 화장실에서 가래침을 뱉는 사람들이 있다. 음, 있긴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아저씨’들이 그런다고 한다. 아저씨도 아저씨 나름이겠지만 조심하시라. 영국에서는 이런 행동은 절대 받아 들여질 수가 없다고 한다.


3. 식사를 할 때 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우리나라 먹방에서 ASMR이 나오는 걸 예로 들었다. 일본인들은 면을 먹을 때 소리를 내는 것이 예의라는 책에서 읽은 사례를 들어 주었다.


4. 우리나라의 형벌 제도가 미국에 비해 약한 경우가 많다. 가끔 보면 그런 상황들이 펼쳐질 때도 있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뇌물을 써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이 약해지는 걸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단어를 언급하였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고 너무 앞서 나간 것 같기도 하다. 쿨럭~


이상 등등의 예를 들고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준비해온 질문에 답변을 해줬다.

학생들 중 몇몇은 한국인 회사나 한국인이 근무하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한국어는 유창하였고 신조어(꼰대, 칼퇴 등)도 많이 알고 있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느끼는 한국 문화에 대한 궁금점들이다.


1. 한국 회사에서는 회식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이 질문을 하는 학생의 표정을 보아하니 회식에 부정적인 것 같았다. 이십 대 학생들이므로 MZ세대이시다. 그러니 열정적인 사장님들이 외국에 나가서까지 회식하시고(대단하다!)하는 걸 말리고 싶다.


한국인들이 모이고 노는 것 좋아하고 1,2,3차까지 가는 일이 많았다고 증언하였으나 또 너무 멀리 간 것 같다. 직장 생활 경험이 가물가물하여 이십여 년 전 이야기를 한 것 아닌가? 무엇보다도 무슬림들은 음주도 하지 않으니 회식을 하더라도 주의해야 한다. 그나저나 대체 누구를 위한 회식일까?

2. 한국인들은 왜 ‘빨리빨리’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가?

음, 여기에서 "8.15 일본에서부터의 독립부터 시작하여 6.25전쟁 이후에 폐허를 복구하면서 열심히 일하여 200년(?) 만에 선진국에까지 진입하게 되었다." 라고 하며 다소 횡설수설하여서 집에 와서 반성이 되었다. 수업을 준비할 때는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는 현대사를 좀 더 연구해 보아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외의 질문들은 한국인들은 항상 집에서 반찬을 그리 많이 하는가? 반찬가게가 있다. 사 먹는다. 밀키트도 유행이고 배달도 한다.

한국에는 천둥, 번개가 치지 않는가? 왜 인도네시아에 파견된 한국인 분들이 동영상을 찍고 하는가? 기억을 떠올려 보니 낮에 천둥, 번개를 구경해 본 경험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마 신기해서 그런 것 같다.

지하철에서 정말 사람들이 뛰어 다니는가? 지하철이 들어오는 게 보이면 당연히 뛴다.

한국에는 바퀴벌레가 없는가? 대부분 새 집에는 없는 것 같다. 우리 집에는 있다. 하지만 약을 놓으면 싹 사라진다.

이런 사소하나 재미난 질문들에 답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습관처럼 자리 잡은 성급한 태도를 자제하고 선진 시민다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야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급함은 동, 서양 사람들이 모두 입을 모아 지적하는 바이다.


민간 외교관이라는 단어가 있는 것처럼 우리 각자는 외국인이 만난 유일한 한국인의 모습일 수도 있다. 나름의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겠다. 한류의 바람이 불면서 동남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아메리칸 드림 같은 동경의 대상이라면 밝고 희망찬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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