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주년 기념으로 우리는 발리로 가기로 하였다. 남편이 어디선가 풀빌라 할인티켓을 구하여서 난생 처음 풀빌라라는 곳에 가보았다. 풀빌라는 산속에 있었는 데 영화에서나 보곤 하던 럭셔리한 하얀 빌라 건물에 파란 잔디밭과 작은 수영장이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아침 식사였는 데 잔디밭 옆에 테이블에 각종 음식을 풀 세팅해 주었다.
이 무슨 호사란 말인가? 마치 왕비가 된 듯한 기분으로 수영장 옆에 원두막(?)에 누워서 은은하게 울리는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천국이 아마 이런모습일 것이다.' 고 생각했다.
하지만 천국도 무료한 것은 견딜 수가 없는 법.
산 속에 있어서 사람 하나 없고 밖으로 나가려면 차량이 필요한 곳이었다.(아마 너무 고립된 곳이라 할인을 했었는지도 모른다)
남편님은 아침 나절은 늘 꿀잠을 주무시고 나는 아침부터 발딱 일어나기 때문에 수영도 혼자 놀기에도 지쳐서 슬슬 로비로 향하였다.
로비에도 손님은 한 명도 없어서 입에 거미줄을 칠 것 같아서 발리인 직원 한명과 대화를 시작하였다.(하~못 말릴 친화력)
그 직원은 미국 호텔에서도 잠시 근무했었기 때문에 영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였고 셔틀버스로 주변의 관광지와 맥도날드에 데려다 주었다.
그렇게 친해지게 되었는 데 다음 날도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하니까 자기가 삼촌의 차를 빌려와서 관광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다음 날 그 동생은 삼촌의 소형차를 빌려 왔고 우리 둘을 위해 커플 머플러도 선물해 주고(색깔이 특이해서 한번도 못했지만 아직 옷장에 걸려있다)
자기 집에 잠시 들르자고 했다.
힌두교를 믿는 그 가족의 집에는 작은 사당 같은 것이 있었고 우리는 잠시 그의 할머니를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근처의 바다에 있는 관광지에 데려다 주었다.
그 곳에서 나무에피는 하얗고 노란색의 꽃도 머리에 꽂아보고 축복을 빌어준다는 쌀알도 이마에 찍어보았다. 가이드를 구해서 다녔어야 하는 데 이 발리 동생분이 여기 저기 데려다 주어서 너무나 고마웠다. 그 날 발리를 떠나는 날이어서 시간이 촉박하여 결국 우리는 공항까지가는 길도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가 비록 집 근처 상점에서 약간의 기념품을 사도록 하기 위해 우리를 데려갔을 지도 모르지만 너무 고마워서 가지고 있던 발리 화폐를 감사 카드와 함께 모두 주었다.
그리고 그는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그 후에도 계속 그가 아내를 만나서 결혼을 하고 예쁜 딸을 낳은 것까지 사진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나의 발리 동생분.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발리식 웨딩을 올리도록 해주겠다고 했는 데 아직도 유효한가요? (남편은 바꿔주면 좋겠는데 )
동생 덕분에 무척 심심할 뻔 했던 발리 여행이 한층 더 재미졌어요.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