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영업

비장한 발언

by 사각사각

최근에 또 면접을 봤다. 이노무 면접 인생.


그 중에 한 질문이 "영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였다.

면접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 답도 술술 나온다. 지멋대로 대답하면서 혼자 잘한다고 여기는지도.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다소 비장하게 시작했다.

"저는 인생이 영업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정교사가 아니고 계약직으로 일하다 보니 끊임없이 재계약을 하면서 영업을 하는 느낌이었어요. 현재도 과외를 하고 있으니 부모님 상담을 많이 해서 영업과 다른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크, 모범답안을 말한 것 같다. ㅇㅇ 본부장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니 다행이네요." 라며 매우 만족스러워 하시며 이미 합격을 주신 것 같았다. 순발력에서 나온 답이 맞아 떨어진 우연의 일치일뿐지만. 그닥 간절함이 없다보니 오히려 더 대답이 나온다.


문득 인생이 영업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의 시니컬했던 감정이 떠올랐다. 그 당시는 자존감이 하늘을 찔러서 잘난 내가 사회에서 인정을 못 받는 것 같고 억울하게 젊기도 했고 괴로운 심정이 섞인 상념이었지만 이제는 담담하다. 알고보면 그렇게 잘난 것도 아님을 정답이 없는 인생의 여러 난제들에서 배웠다. 현재는 내 존재의 장,단점과 제한된 역량을 점점 더 인정하고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일년이 멀다하고 끊임없이 면접을 보면서 영업 부서에서 일하는 건 아니라도 '나 자신을 포장하여 판매'한다는 느낌이 들었던거다. 능력을 증명하고 뛰어남을 홍보하고 마침내 그 결과로 매번 새롭게 일자리를 얻어내는 힘겨운 과정에서. 하다보니 이력이 났다.


영업이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성격 INFP이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살다보니 습득하게 되었다. 성격도 환경에 따라 맞춰질 때도 있나보다. 사실은 내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 낯 뜨겁고 뻘줌하다. 면접이란 참 뻔한 정답을 말해야 하고 세상 모든 일을 짊어질 수 있을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을 내보이는 자리가 아닌가?


물어보는 질문도 거기서 거기일뿐더러. 다만 살아온 이력에서 사람들에게 어필 한만한 점을 뽑아내어 보여줄 수 있다. 직책에서 요구되는 자질에 맞춰준다고나 할까? 어째 겸손함을 표방하더니 글이 점점 더 기고만장해진다.


누구나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비슷한 일들을 겪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내세워 사회의 한 자리에서 버텨내야 한다. 서글퍼 하기보다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영업이 삶 자체라고. 그렇다면 팔아봐야지 별 수 있나. 얼마면 돼?얼마면 되겠어? 재벌을 만나는 것도 아닌데 드라마에서 들었던 대사가 나오는 건가.

영업이고 자시고 먹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