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혼자 드라마를 쓰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건지도 모른다. 투 잡을 뛰어야 하나. 혹은 사주팔자를 보는 분이 말했던 것처럼 어쩌면 싱글로 살아갈 더러운 팔자일 수도 있다. 달리 생각하면 세상 속 편하게 사는 지름길일 수도. 그나마 덕담인지 뭔지 남자들은 주변에 많다 했으니 만족을 해야할까?
그녀의 썸은 어이없게 끝났다. 그래도 문자로 나에게 관심 있냐를 따져물은 건 시의적절했다. 아니면 이 썸인지 착각인지의 파도에 빠져서 한참이나 허우적댈뻔 했으니까. 이제 정신을 차리고 바다에서 나와서 썬 배드에 누워 숨을 고르면 된다.
마음은 아프다. 일단 상처 받았음을 인정한다. 이미 재기발랄한 드라마가 완결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지어 놓고, 늘 무턱대고 긍정적이기는 하나, 희망으로 부풀어올랐다. 물론 예민한 촉이 불길한 기운에 대해 줄곧 경고했다.
애써 귀를 막고 천둥이 치는 소리를 안 들으려 했을지라도. 이제 썸의 파도를 벗어나 그와 저 대양을 가로질러가는 날렵하게 쭉 빠진 크루즈를 타보리라.
크루즈는 좀 더 나중으로 미뤄야겠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 절약을 한 것을 다행이라 여긴다. 그토록 부르짖었던 것처럼 오래 살고 싶지 않다. 죽기 전에 하고싶은 일들을 다 해보고 이 세상에 한 점 미련을 남기지 않고 훌쩍 떠나리라. 그러니 허접쓰레기같은 썸을 탈 시간 따위는 없다!
이것도 아직 장담할 수는 없긴 하지만. 그녀는 원래 마음이 자주 휘까닥 바뀐다. 인간의 속성이 뭐 그렇지 않나?팔십이 가까워 신체가 건강하고 모든 것이 안정되어 살 만하면 장수를 꿈꿔볼 수도 있다. 이러니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미래의 일에 단정을 하는 건 금물.
썸은 꼭 사전에 확인하고 타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직면하여 썸인지 쌈인지 용기를 내서 물어야 한다. 잠시 비늘 하나 벗겨지고 탈출할 것인가 오래도록 그물에 갇혀있을 것인가.
세상에는 나쁜 인간들이 있다. 친절함을 가장하여 어부도 아닌 것이 어장 관리를 하는 분들. 물고기도 아닌데 왜 파닥거리는 활어인양 어장에 가두시는 건지. 이런 분들은 깊은 바다,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오지 못할 곳에 끌고 가서 수장시켜야 한다.
너무 과격했나? 스스로 놓은 그물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작열하는 태양아래에서 서서히 말라서 죽음으로 가야한다. 하하. 농담이다.(과연 농담일까) 이게 힘들면 간단한 방법으로는 손절을 하면 된다.
인간은 뭐 타고 나고 생긴대로 살아가게 되니 교화를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천인공노할 인간들을 잘 피해가는 수밖에는.
그녀는 다시 힘차게(는 아니고) 애써 담담하게 푸른 바다에 눈부시게 흰 백사장을 또박또박 걸어나갔다.
에잇, 퉤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