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을 구했다

내 사전에 결정장애란 없다!

by 사각사각

원룸이란 걸 계약해 본 사람들은 안다. 원룸이 얼마나 공급이 없으며 나오는 즉시 계약이 완료되는지. 오가는 돈의 액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아파트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거래된다.


처음 방문한 부동산 아저씨가 보증금 삼천만원에 월세 40만원, 투룸이 있다고 하여 부리나케 보러 갔다. 시세보다 상당히 저렴했다. 십 이삼평 정도인 이 집의 전세가 무려 1억 2천만원이라니.

주변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교통이 편리하고 언젠가는 재건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도시의 유일한 귀하디 귀한 지하철역이라고나 할까.


집은 주차 공간도 그럭저럭 비어있고 내부도 괜찮았다. 방이 두 개에 벽지도 깨끗한 편이었다. 다만 건물이 삼십년이 되셨다 한다. 게다가 거주하는 분들이 노인분들이 많으셔서 건물 보수에 신경을 쓰지 않으신단다.


과연 그런 것이 현관문 앞에 거미줄이 늘어져있고 복도 천장에 연노랑색 페인트가 봄날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벗겨지고 있다. 하, 세대당 몇 만원씩 모아서 페인트를 한번 새로 싹 칠하고 청소업체에서 관리하도록 하면 되지 않는가? 어째서 날마다 보이는 복도 천장을 외면하고 내버려두시는지.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조만간 막대 걸레를 들고 거미줄을 청소하게 생겼다. 일복을 타고난 팔자란 바로 이런 것.


아뭏든 집을 보러 온다는 다른 분이 또 있어서 중개인분이 전화를 빗발치게 하며 계약을 종용하여, 수업하러 운전하고 가는 길에 짜증이 샘솟았지만, 남의 사업에 큰 지장을 줄 수도 없어서, 당일로 가계약금을 보내고 계약을 완료했다. 주변을 보아하니 이만한 집도 없으리라 예상되었기에. 삼십년이나 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한달 후에나 입주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은 과외나 열심히 하는 걸로. 참, 간간이 출근도 해야하지.


모든 일에 결정이 빠른 편이다. 내 사전에 결정정애란 없다는 식으로 산다. 장점은 원하는 대로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고 단점은 크게 낭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시작부터 결과가 분명히 보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니 사람들이 주식을 하고 도박을 하고 집을 사고 결혼을 하는 것 아닌가. 만에 하나로 결과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든 처음에는 꿈을 가지고 희망차게 시작한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불법을 저지르는 게 아니라면 나름의 판단을 하고 한번쯤은 해보시라. 결과는 복불복이나 이 세상을 하직할 때 여한은 남지 않을 것이니.

솜사탕걑은 보송보송한 나의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