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부모님을 선택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by 사각사각

어린 시절의 기억, 특히 불행했던 일을 계속 반추할 필요가 있을까?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한 번쯤은 곰곰이 원인을 찾아볼 수는 있다. 하지만 기억을 곱씹는 것이 나의 현재의 삶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면?


TV에서 한 상담 장면을 봤다. 꽤 인지도가 있는 여배우가 나오셔서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에 대해 말하며 울고 있었다. 부모님께 딸로서 받았던 불평등한 대우. 밥상에 생선 한 마리가 오르면 오빠만 먹게 하고 그분이 쳐다보기라도 하면 어머니에게 등짝을 얻어맞았다는 슬픈 일화였다. (하, 먹을 것을 두고 이렇게 치사하게 행동하면 안 되는데) 억울함에는 공감하지만 그 여배우는 지금은 생선을 몇 마리라도 구워 먹기 충분해 보였다.


이 장면을 보면 물론 이 여배우의 어머님이 잘못을 하신 게 분명하다.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아들, 딸 구별 말고 생선 한 토막이라도 똑같이 나눠줬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이런 불행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무려 40년 동안 잊지 않고 되새기며 딸에게까지 똑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이 치료가 된다고 하나 내 생각에는 그만 멈추고 현재 누리는 행복에 집중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 극한 가난함을 겪었지만 현재는 그 시절을 벗어나서 누가 봐도 여유롭지 않은가? 어째서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불러와서 현재의 자리에 앉혀놓는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은 참으로 소중하다. 어쩌면 내일이나 미래는 우리의 곁에 없을 수도 있다. 오로지 현재에만 우리는 생생하게 존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상처가 있다. 그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다를 뿐. 그 상처를 고이 싸매고 치료하여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낫게 했는지, 계속 건드리고 덧나서 피가 나게 하고 있는지의 차이가 아닐까?


"나는 상처를 입었지만 그걸 모두 극복하고 성장했으니 나 자신이 장하다."로 마음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당신을 위해서.


돌아보자면 나의 부모님도 그리 화목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늘 두 분 사이에 의견차이로 인한 언쟁이 있었고 아버지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지만 독설가에 가까웠다. 어이없게도 아버지는 늘 반찬투정을 하셨다!


사실 아버지와 다정한 대화를 나눠 본 기억이 별로 떠오르지 않는다. 아버지는 표현력이 약하셨고 함께 마주했던 시간이 적었다. 80~90년대의 아버지는 아침 일찍 출근을 하셨다가 술에 취해 퇴근하시면 방에 들어가 주무시는 걸 반복하는 게 일과였다.


과음을 하신 아버지가 과격한 행동으로 우리를 불안하게 했던 날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희미하게 흔적만 남아있을뿐. 그 일화들을 계속 떠올리지 않아서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흐려져 버렸다.


대신 아버지의 고단했던 삶을 존중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그 삶도 안쓰러울 뿐이다. 아버지인들 우리 네 가족의 생계를 모두 책임지고 살아가야 하는 무게에 짓눌리지 않았을까? 가끔 나는 "내 한 몸 먹고살기도 이리 힘든데 부모들은 대단하다."라는 존경심이 든다.


아버지는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 모두를 위해 묵묵하게 새벽같이 출근을 하셨으니. 성실하고 근면했던 아버지의 뒷 모습만 한 장의 사진처럼 남겨놓고 다. 아버지의 마지막에 대한 기억은 나를 마음 아프게 하기에. 아버지는 퇴직을 하고 나서도 그 가족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내려놓지 못하셨다.


우리에게 부모님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는 여기에 존재할 수가 없지 않은가?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모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다. 우리가 성인이 되기까지 본인의 삶을 희생하며 길러내셨고.


우리의 부모님도 부모가 되기 이전에는 단지 천진닌만한 어린아이였음을 상상해 보면 어떨까? 그 어린아이도 비슷한 대우를 받으며 상처받고 부모님의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매서운 바람이 잠잠하고 햇빛 따뜻한 오후의 길을 걸어본다. 부드럽게 나를 어루만져주는 이 오후의 햇살과 여유로움과 산책길에서 무한한 행복을 느끼면서. 항상 이 순간에 살며 내가 값없이 누리는 것들에 감사해 보자. 희미해지는 과거와 함께 우리 마음의 상처도 어느새 아물어 흔적 없이 눈처럼 녹아 사라져 갈 것이니.


병원에서 폐도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데(울적하다!) 스스로 내 마음을 괴롭히며 남아 있는 아까운 시간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예상보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우리 모두 서로의 지난 과오를 용서하고 무엇보다 소중한 현재의 삶을 살자.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이 시점은 나 자신을 포함하여 가족과 주변 사람 모두를 용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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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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