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도 시간이 남아돌았다. 어제 영화 ‘아바타’를 봤더니 살짝 아쉬워서 또 영화가 땡겼다. ‘그럼 봐야지. 인생 뭐 있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해서 영화 ‘영웅’을 봤다. 내용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인 사실도 알게 되고 매우 교훈적이었다. 안중근 의사님의 말씀 중에 감동적인 부분도 많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게, 개인에게나 가족들에게나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도 절절하게 공감이 됐다.
다만 몇 가지 딴지를 걸어보자면(어제부터 아바타를 씹고 나니, 약간 비딱해지려고 한다) 재미로 하는 소리니 너무 신경은 쓰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지 않은가?
가장 마음에 걸린 부분은 ‘이 영화에 굳이 뮤지컬 형식을 접목할 필요가 있었는가?’ 이다. 우리는 몇몇 훌륭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이런 영화들을 봤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맞는 편이었다. 그런 뮤지컬 영화를 시도해보고자 한 점은 높이 평가할 수도 있는데 이건 뮤지컬도 아니고 영화도 아닌 어중간한 느낌이었다.
드라마에서 대사를 치다가 미친 것처럼 난데없이 노래를 하다가 하는 걸 상상해보라. 얼마나 생뚱맞은가?작곡을 할 시간이 부족했나? 이런 의문점들.
뮤지컬 영화라 하면 자고로 노래로 대사를 하도록 계속 노랫가락이 들어가야 하는데 여기서는 배우들이 한참 대사를 멀쩡하게 하다가 갑자기, 정말 뜬금없는 포인트에서 노래를 시작한다. 이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서의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몇 개만 제외했으면 훨씬 영화가 살아났을 듯.
물론 몇 장면의 노래는 특히 안중근 의사님이라던가 어머님, 혹은 단체로 부른 노래들의 삽입은 적절했다고 본다.노래실력도 훌륭하다!
그런데 영화 마지막 부분에 젊은 두 연인 중 여자분이 죽어가는 장면이 있었다. 갑자기 한껏 슬픈 장면에서 두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는 데 눈물이 쏙 들어가고 감정이 깨져버렸다. 숨이 꼴딱 꼴딱 넘어가는 데 어떻게 번뜩 정신을 차리고 노래를 하냔 말이다! 벌써 천국에 도착했을 것 같은 무진장 오랫동안.
그리고 유머 코드가 참 아쉽다. 이런 진지한 내용의 영화에서도 유머가 살짝 가미되는 건 좋다. 하지만 분명 관객에게 웃으라고 넣은 장면인데 이건 웃을 수도 안 웃을 수도 없는 상황 아시겠는가? 살짝 흐흐 정도는 할 수 있어도, 그것도 냉정한 사람은 비슷하게도 우습지 않은, 시원하게 웃을 수가 없는 종류의 유머였다.
마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짜고 치는 개그나 웃음기가 싹 가시게 하는 부장님 개그 같은 분위기. 아무튼 나의 유머 코드에는 1도 통하지 않았다. (0.5정도?)
마지막으로는 너무 사족이 길었다. 그리고 대놓고 "이래도 울지 않을래? 앙, 앙?" 이렇게 협박을 하는 것 같은 배우들의 눈물 쏟는 장면들이 거부감이 들었다. 눈물이 많은 여자이니 감정 이입되어서 조금 울긴 울었다. 나문희 선생님이 마지막 부분에서 아들에게 당부하며 노래를 하시는 장면에서. 그러나 ‘이건 아니지’ 하면서 눈물을 꾹 참았다. 혼자 영화 보면서 울기까지 하는 건 너무 신파다!
이건 개인적으로 배우들이 우는 장면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고 눈물이 한 장면에서 무의식중에 담백하고, 자연스럽게 또르르 흘러 나왔으면 하기 때문이다.(은근히 까탈스럽다)
영화의 뒷 설명이 길지 않고 열린 결말 같은 형식으로 끝나는 영화를 선호해서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안중근 의사님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장면 언저리에서 딱 끝났으면 더 여운이 남았을 것 같은데. 그뒷 이야기를 앞쪽에 배치하고 회상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면 더 극적이지 않을까? (니가 감독이더냐?) 그랬다면 클라이맥스 뒷 이야기를 구구절절하는 느낌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이상 ‘영웅’ 영화에서도 굳이 아쉬운 점들을 짚어봤으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역사의식이나 애국심 함양면에서는 한번쯤 볼만한 영화인 것은 확실하다. 욕 먹을까봐 또 훈훈하게 마무리한다. 재미있게 감상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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