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양부모님께 인계하고 홀로(?) 된 몸으로 여행을 시작하니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토론토를 여행지로 결정한 것은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같이 동행했던 캐나다 교포 부부가 거기 살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공항에 내려서 우리는 헤어지게 되었고 나는 이미 예약해 둔 시내의 호스텔로 발걸음도 가볍게 버스에 올랐다. 그 때 아침이어서 해가 노랗게 빛나며 떠오르고 있었고 무척 셀레이고 행복했던 기분이 아직도 느껴진다.
호스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로비로 내려왔는 데 매우 사교적인 캐나다인 남자 한명이 말을 걸어 왔다. 이십대의 여러 인종(흑인, 인디언 등등)이 섞인 듯한 검은 곱슬머리를 가진 청년이었다.
내가 괜찮아 보였는 지 자기 친구와 함께 인디언 부페에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 이후부터 우리는 호스텔에 여행 온 호주인, 영국인, 캐나다인, 나 등등이 섞인 다국적 인간들로 밤마다 여기저기 몰려다녔다.
그 친구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알렉스 라고 하자) 좀 엉뚱하기도 했지만 혼자 어리버리하는 나와 친구가 되어 하드락 카페, 호텔 등등 거리를 함께 구경다녔다. 좀 황당하게도 어느 럭셔리한 호텔에 가서 패션쇼장을 구경시켜 달라고 하였다. 계획도 없는데 단지 궁금하다면서. 호텔 직원은 혹시 고객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 지 무척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대부분의 캐나다 사람들이 매우 여유롭고 친절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하여 나는 젊디 젊은 이십대 친구들 사이에 섞여서 나이를 살짝(?) 속이며 신나게 어울려다녔다.
같은 방에 있던 캐시라는 이쁘장한 독일 언니와도
밥을 먹으러 다니며 친하게 지냈다. 웨이트레스로 일하면서 호스텔에 장기 투숙중인 언니였다.(동생?)
그러던 중 한국인 동생 분이 한명 왔는 데 직원분이 센스있게도 우리방에 배정해 주어서 우리는 한국말로 시원하게 떠들어 대면서 시청에 가서 얼음 조각도 구경하고 저녁 때 재즈 공연을 하는 레스토랑도 돌아다녔다.
독일인 캐시가 수다를 떠는 우리 발음이 웃기다며 깔깔 웃었다.(한국어 발음은 음절이 끊어져서 '딱딱딱'이렇게 들린다던데 그럼 딱다구리?)
한국인 동생 M은 그곳에서 오페어(현지인 집에 머물머 차량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줌)를 하면서 어학연수를 했다고 하였다. 왜 진작에 이런 용기를 내지 못했던고.(아쉽다)
우리는 죽이 맞아서 근처의 CN타워에도 함께 가서
바닥이 뻥 뚤린 모습을 제대로 찍겠다고 바닥에 눕기도 하고 아주 신이 제대로 났다. 그냥 유리바닥 위에 앉아서 찍어도 되는 데 왜 굳이 눕기까지~
수줍게 사진 찍어달라는 혼자 온 외국 오빠까지 바닥에 누우라 했던 것 같다(죄송!^^)
그 후에 싸이월드(정겹다!)로 소식을 접했는 데 M이라는 동생은 캐나다에서 태권도를 하는 남편 분을 만나 캐나다에 정착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다.
호스텔에는 계속 여러 젊은 친구들이 왔다갔다 했고 나는 매일 새롭게 만나게 되는 친구들과 밥도 먹고 구경도 다니며 매우 꿈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삶을 나누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