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부분 필사
1) 기획 (출판사 or 작가)
2) 구성 (출판사 or 작가)
3) 샘플 원고 작성 (작가)
3) 계약 (출판사 or 작가)
4) 완전원고 전달 (작가)
5) 본문 교정, 교열, 표지 제목 및 부제, 카피 설정 (출판사)
6) 디자인 (출판사)
7) 인쇄 발주 (출판사) 및 제작 (인쇄소)
8) 보도자료 작성 및 서점에 신간 데이터 전달, 마케팅 (출판사)
9) 배본사에 도서 입고 및 서점 출고 (출판사)
1.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행동이 따라야 하지만 '책 한 권을 썼다'는 그 행위 자체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고민과 성찰이 담긴 글을 진심을 다해 쓰는 것, 책이 나온 후에 내가 한 말을 몸소 지켜가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책을 통해 다른 인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017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진 '언어의 온도' 이기주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여섯 번의 실패 후에 달성한 성취이며 캐리어 한 가득 책을 넣고 시골 서점까지 가서 홍보했다'는 그의 말이 그저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포장하기에는 꽤나 무겁게 느껴진다. 그는 누구보다 절박함이 있었고, 여섯 번의 실패를 통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스스로 사색하며 고민했을 것이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그 과정을 대하는 그의 태도, 책이 출간된 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한 그 행동이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든 것은 아닐까.
2. 일단 서점에 나가보자.
1)먼저 내가 쓴 원고의 분야 코너로 향한다. 그리고 서점 매대와 서가에 놓인 책들을 쭉 보면서 내 책과 콘셉트가 가장 유사한 책들을 고른다. 일단 중대형 출판사인지 1인 출판사인지는 따지지 말고 내 책과 비슷한 책을 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을 찾는다.
2) 만약 내 원고와 콘셉트가 유사한 책이 없다면 같은 분야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중에 제목이나 표지가 끌리는 책들을 고른다. 최대한 많이 고른다. 어차피 한두 군데 출판사에만 투고해서는 승산이 없다. 최소 50군데 이상은 보내봐야 한다.
3) 그렇게 책들을 골랐다면 본문 페이지 앞이나 뒤쪽에 발행일, 지은이 등이 적혀 있는 판권 페이지를 살펴보자. 보통은 이 판권 페이지에 출판사 주소, 전화번호, 팩스번호, 이메일 주소 등이 적혀 있다. 투고를 위해 이메일 주소를 메모하고 여러 책들을 살펴보며 수집한다. 이메일 주소를 적어왔다고 해서 바로 투고 메일을 보내기보다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포스트, SNS 등을 검색하여 어떤 생각을 가진 출판사인지 혹은 어떤 성향을 가진 출판사인지를 한번 알아보는 것이 좋다.
3. 책 한 권을 쓰는 데 정해진 기간이라는 건 없다. 다만 한없이 늘어져서는 안 된다. 기간을 정해두고 가능한 한 그 기간 안에 끝내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 중요한 것은 이왕에 글을 쓰기로 했다면 반드시 끝을 내보라는 것이다.
"당신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멈추었을 때 끝나는 것이다." - 리처드 밀하우스 닉슨
4. 단순하게 책을 많이 팔아서 인세 많이 받겠다는 생각보다 '이 책을 써서 나는 어떤 분야의 작가가 되고 싶고 어떤 길을 개척하고 싶은가 혹은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책을 잘 활용하여 일종의 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글을 쓰고 책을 펴내는 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전문 작가'가 되고 싶은 건지, 지금 하는 일 말고 전직을 위한 발판으로 책을 쓰고자 하는 것인지, 이미 어느 분야에 전문가인데 이 일에 있어서 내가 전문가임을 공식적으로 공표하고 싶은 것인지를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확실히 정했다면 그 목적에 맞춰서 책을 집필해야 한다. 교재로 쓸 책이라면 수업에 꼭 필요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집필하면 되고, 전문가임을 알리고 싶다면 자신이 알고 있는 분야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알기 쉽게 담으면 된다.
책은 내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냥 종이쪼가리에 불과할 수도 있고, 내 몸값을 높여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5. 일반적인 자기계발 단행본을 기준으로 원고지 매수로는 약 800매 혹은 한글 파일에서 글자 크기 10 포인트 기준으로 85매 이상은 써야 한다. 그래야 책으로 만들었을 때 적당한 볼륨감이 나온다. 책의 분야에 따라서 원고량이 이보다 적을 수도 있는데, 사진이 주를 이루는 실용 도서의 경우에는 사진과 더불어 원고지 400매 정도의 원고량으로도 출간이 가능하다. 출판사에서 혹은 편집자가 원고량을 원고지 매수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작가가 한글이나 워드 파일에서 다양한 글꼴과 글자 크기로 원고를 쓰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원고지 매수로는 오롯이 글자 수에 대한 통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원고가 원고지 매수로 몇 장인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참고로 한글 파일에서 원고지 분량은 한글 창 상단에 파일을 클릭한 후 문서정보--> 문서 통계 부분에서 정확히 확인 가능하다.
...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긴 글 보다는 A4 1장이나 한 장 반 정도의 분량으로 짧고 임팩트 있게 끝내는 것이 더 낫다. 대신 한 꼭지가 짧아지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개수의 목차가 필요하다. 즉 목차 개수를 늘리고 한 꼭지 글을 짧게 해도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꼭지마다 분량은 어느 정도 균일하게 맞춰줘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꼭지는 1장, 어느 꼭지는 3장 이런 식으로 분량이 들쑥날쑥하면 디자인을 맞추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매 꼭지의 분량을 맞춰주는 것은 독자가 책을 읽을 때의 호흡과 리듬을 맞춰주는 일이기도 하다.
6. 나의 경우에는 원고보다 저자 소개 글을 먼저 찾아서 보는 편이다. 스펙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인지가 궁금해서다. 보통 저자 소개라고 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학력, 저서 정도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은 그런 틀을 깬 소개 글을 보내는 작가들도 있다. 예를 들면, 역경을 극복해온 스토리를 짤막하게 담는다거나 이렇다 할 스펙은 없지만 진심을 담아 자신이 작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적었다거나 혹은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이러저러한 미래를 만들어갈 인재라는 것을 어필한다거나 등등.
... 저자 소개 다음으로는 기획안과 목차를 본다. 어떤 콘셉트를 가졌는지, 타깃은 누구인지, 어떤 필요 때문에 이런 원고를 집필하게 되었는지, 작가는 출간 후 어떤 마케팅을 할 수 있는지, 목차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지 등을 살핀다. 기획안과 목차에서 대부분 원고를 읽어볼 것인가 말 것인가가 결정된다. 이는 클 출판사나 작은 출판사나 마찬가지다. 원고를 읽기 전에 기획안과 목차에서 이미 편집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작가가 투고할 때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획안과 목차가 마음에 들면 가장 마지막으로 원고를 열어본다. 분량은 어떻게 되는지, 글은 어느 수준으로 수정하면 될지, 글이 술술 읽히는 편인지, 눈을 사로잡은 문장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살핀다.
...어쨌든 투고를 할 때에는 명확한 콘셉트와 주제를 표현하고 저자 소개와 마케팅 계획 등이 담긴 기획안과 목차를 빠짐없이 신경 써서 보내도록 하자.
7. 일단 책이라는 것이 세상에 나가면 어떤 방식으로든 그 책은 작가에게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앞서 1장 첫 꼭지에서도 언급했듯이 '왜 책을 쓰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 어느 정도 스스로 답이 나와 있어야 한다.
...'나는 책을 쓴 후에 어떤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은지'를 떠올려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8. 원고가 완성되면 출간해 줄 출판사에 반드시 기획안을 함께 보내야 한다. 이 기획안은 최대한 원고에 대해 알기 쉽고 인상적일수록 채택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다면 기획안에는 어떤 내용들을 담아야 할까?
가장 먼저 '제목과 부제'다. 제목과 부제에는 원고 내용을 가장 적절히 함축하는 단어들이 들어가는 게 좋고, 가제여도 상관없다. 제목과 부제는 출판사와 함께 고민해도 되지만 만약 작가의 아이디어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을 만하다면 계약을 이끄는 데 가장 큰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그다음에는 '기획 의도(배경)'이다. '왜 이러한 원고를 쓰게 되었는지, 얼마나 이 책이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인지'를 어필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 소개' 항목은 반드시 신경 써서 작성해야 한다. 책 표지 날개에 비중 있게 들어가는 글이기도 하고, 독자는 작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되도록 '무슨 학교, 무슨 과를 졸업했고,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처럼 흥미를 1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소개서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대신 '이 책과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 사람인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나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삽입하는 것'도 좋다.
요즘은 오히려 학력보다는 '이 사람이 얼마나 흥미롭고 다채로운 활동을 많이 해온 사람인지, 얼마나 개성이 넘치는 사람인지'가 저자 소개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꼭 내세울 만한 것이 없더라도 어떻게 포장하고 꾸미느냐에 따라 충분히 있어 보이는 저자 소개글을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는 구성안(목차)항목을 넣고 이 책을 읽을 독자층을 나름대로 제시해 본다.
또 유사 도서를 분석한 내용이 있다면 추가한다. 유사 도서가 있다는 것은 독자의 필요와 구매 욕구가 있다는 뜻이므로 아예 없는 것보다는 출판사를 설득하기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유사한 점만 나열해서는 안 되고 기존에 나온 유사 도서와 어떤 점이 차별점인지를 반드시 언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획 내용(원고 요약)과 작가가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 등을 넣는다. 권위자 혹은 유명인이 이 책의 추천사를 써줄 수 있다든가, 작가가 책과 관련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든가 하는 '이 책을 제작하는 데 있어 유리한 조건'이 있다면 빠짐없이 기록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기획서가 출판사의 마음에 들면 원고는 사실상 볼 필요도 없다고 느낀다. 실제로 원고를 열어보기 전에 기획안만으로도 이미 계약을 할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점을 반드시 숙지하고 투고할 때 기획안을 빼놓지 않도록 하자.
9. 내가 써야 할 꼭지를 앞에 두고 있다면 빈 파일을 열거나 빈 종이를 한 장 꺼내서 아주 커다랗게 세 칸을 만들어 보자. 첫 번째 칸에는 '이번 꼭지에서 꼭 말하고 싶은 메시지나 생각'을 적는다. 두번째 칸에는 '이 주제에 맞는 나의 경험(꼭 나의 경험이 아니라 남의 경험이라도 상관 없다.)'을 떠올려보고 간략하게라도 적어둔다. 세 번째 칸에는 '이 주제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뒷받침 글'을 최대한 찾아서 채운다. A4 2장 남짓의 원고를 쓰기 위해서는 배가 넘는 자료가 필요하다. 내가 이 주제에 대해 이만큼까지 생각했다는 걸 혀를 내두를때까지 찾아보라. 처음부터 글을 쓰려고 하지 말고, 글을 쓰기 위한 재료를 모은다고 생각하면 부담도 덜 할 것이다.
10. 대상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해서 좁힐 수 있을 만큼 좁혀야 기획의 완성도는 더 높아진다. 예를 들어, 일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30대 여성이 '아이를 위한 식단'에 대한 책을 썼다면 독자층을 '아이를 키우는 대한민국 엄마들'이라고 잡는 것이 좋을까? 일단 아이 식단을 준비하는 엄마의 입장이 전업주부가 아닌 워킹맘인 점, 아이의 연령이 몇 개월 또는 몇 세인지 또한 간편하게 뚝딱 만들기 쉬운 식단인지, 아이의 성장을 고려해 만든 식단인지, 한 번 해 놓으면 모든 가족(성인)까지 먹을 수 있는 식단인지 등을 헤아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주제를 잡아 독자층을 설정하는 것이다. 예컨대 '30대 일하는 엄마를 위한 3~6세 아이들 간편식'처럼 말이다. 항상 '누구나'보다는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
...내 책을 읽게 될 독자층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잡아나가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독자를 정하고 글을 써야 그들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어떤 어려움이나 고민, 불안을 내 글로써 풀어줄 수 있는지 등을 원고 안에 더욱 자세히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왜 남들의 니즈를 생각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는 작가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 혼자 만족하자고 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봐줄까?'라고 다시 질문해보자. 앞서도 말했지만 누구나 내 책이 잘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쓴다. 이왕이면 베스트셀러 코너 1, 2위를 다툴 만큼 또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내 책이 사랑받고 작가로서도 자신이 알려지길 바랄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내 책을 읽어줄 독자들의 마음을 글로써 사로잡아야 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