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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Apr 02. 2017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 안에 들어가다

다음 인터뷰 대상자를 기다리며

  다음 중 사실은 무엇일까?

1.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사이다.
2. 미국에는 6대 영화사가 있고,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그중 하나다.
3.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 내부에 들어가면 외부인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4. 타이타닉, 트랜스포머, 슈렉, 드래건 길들이기, 아이언맨, 포레스트 검프는 모두 파라마운트 픽처스 작품이다.



  정답은... 사실 4개 다 사실이다. (가끔 이렇게 문제가 주어지면, 어떻게든 정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정답을 찾는데, 그와 아예 반대로 문제 자체가 틀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냥 뭬야?!싶을 것 같다. 하하 죄송해요.) 





미국의 6대 영화사는 디즈니, 파라마운트 픽처스, 유니버설 스튜디오, 20세기 폭스, 워너브라더스, 콜럼비아 픽처스이다. 슈렉과 트랜스포머, 드래건 길들이기, 아이언맨은 파라마운트 픽처스에서 배급한 작품들이고, 타이타닉은 20세기 폭스와 공동 배급, 포레스트 검프는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제작했다. 이 문제를 굳이 낸 이유는 사실 해명을 위해서다. 관계자와 함께 입장했으나, 규정에 의해 파라마운트 픽처스 내부 사진을 상세하게 찍지 못했으며 찍은 사진이라고는 도둑 마냥 어둠이 내린 후의 스튜디오 내부를 몰래 찍은 것뿐이다. 대신 직접 본 풍경들을 최대한 상세하게 설명해드려서 촬영을 하지 못 한 데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



파라마운트 입장표는 내부 지도다.


 처음 파라마운트 표를 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뻤다! 심지어 표는 칼라로 인쇄된, 커다란 A4용지로 스튜디오 지도였고, 내 이름과 나를 초청해주신 이사님 이름이 박혀 있었다. 게다가 파라마운트 픽처스 덕분에 이 인터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원서에 떡하니 파라마운트 픽처스 이사님을 프로필을 첨부하며 이 분을 인터뷰하고 오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이 자리에 오다니, 심지어 다른 여러 직급 중에서도 ‘이사님’이라니, 얼마나 바쁘신 분일지 가늠도 되질 않았다. 여권을 보여주고, 검문소를 지나쳐 입구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번에는 특히 더 실수 없이 인터뷰를 진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찍은 파라마운트사 내부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 내부는 디즈니 스튜디오 맛에 비해 훨씬 넓었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던 터라 약속 장소인 커피숍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만 알아두고 돌아다녔다. 또 아직 이른 시간이었던 때라, 카페 앞 테이블에도, 스테이지 바깥에도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 어떤 영화감독들일까? 편해 보이는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에, 샌들, 허리춤에 두른 동전을 넣는 동전 주머니 같은 것과, 머리에 쓴 선글라스, 한 손에는 대본을 든 것 같은 차림새가 관계자임을 알리는 것 같았다. 


백설기 같았던 스테이지들 (저 안에서는 각종 특수효과 가득한 촬영이 이루어진다.)


 Stage라고 쓰여 있는, 누런 백설기같이 군데군데 서있는 네모난 건물들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심지어 스테이지 앞 한 켠에서는 작품 촬영 중인지, 크레인부터 분장 도구를 갖춘 사람들까지 열댓 명이 몰려 있었다. 따로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지는 않았는데, 그 앞을 10명은 족히 탈 것 같고, 코스트코에서 물건을 운반할 것 같은 베이지색 천장은 있지만 차벽은 없는 나지막한 카트가 돌아다녔다. 아직 촬영 준비 중인 것 같았던 게 배우로 추정되는 사람은 안 보이고, 장비들을 손 보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고요해 보이는 ‘씬’ 뒤에서는 이렇게 북적이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와 미드 촬영은 이렇게 이루어지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우리나라에서 왜 그렇게 영화 시상식 때마다 모든 배우들이 불경 외우듯이 스태프와 제작진의 이름을 외우는지 이해가 갔다. 그리고 뉴욕과는 얼마나 닮았을까 싶어 뉴욕을 재현해두었다는 뉴욕 스트릿으로 갔다. 


파라마운트의 랜드마크인 물통


파라마운트를 상징하는 설산이 그려진 물통을 지나쳐 골목 몇 개를 도니 뉴욕 스트릿이 나타났다. 미드에서 흔히 보는 ‘뉴욕 같은 건물들’이 몇 개 있었는데, 비상계단이 있는 벽돌 건물도 있고, 금융 건물로 추정되는 현대식 건물도 있고, 미국 상류층이 지낸다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도 재현해 놓은 모양새가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양주 종합 촬영소랄까? 사람들은 없고, 건물만 덜렁 있어서, 휑한 기분도 들었는데 뉴욕에 직접 가서 촬영하지 못하는 거의 모든 씬들을 다 여기서 찍는다니 신기했다. 직접 보면 어딘가 묘하게 어색한 본새인데, 화면으로 보면 감쪽같다니, 렌즈를 한 번 거치면 또 다르구나도 싶었다. 


와, 스테이지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싶은데 그렇게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지만, 약속에 늦을라 헐레벌떡 커피숍으로 갔다. 


어둠이 내린 뉴욕 스트릿ㅠㅠ


* 원래 영화사마다 투어 패키지가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면 할인 된 가격으로 입장해 편하게 카트를 타고, 각 건물이나 촬영지마다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내부 투어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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