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은 제가 업무를 선택할 수 있는 그런 구조는 아니에요. 그래도 좋은 매니저분들은 얘기를 해 주세요. 이런 업무를 맡기고 싶은데 너는 어떤 것을 택하고 싶으냐? 그럴 때 제 기준은 아무래도 챌린징 한 것, 해보지 않았던 것을 택해 왔어요. 또 같은 일이라도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해볼 수 있는 업무를 하려고 했어요. 저는 좀 자유롭게 제 스타일을 많이 녹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선택해서 가능하면 가급적 많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IBM이 만들어주고, 자율권을 주려고 했던 것 같아서 돌아보면 그런 부분에서는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업무에서 새로 프로젝트를 담당하신다면, 중점을 두어 처리하는 본인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으신가요?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때는, 이게 지속 가능한 일이냐, 얼마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냐?를 생각해요. 1회성이나 피상적인 것보다 조금 더 근본적인 이슈를 다룰 수 있어야 하고, 그게 정말 무언가의 시작이 되는 Seed project(씨앗 프로젝트)인지를요. 토대를 잘 만들어야 하니까 그런 프로그램들이라면 최선을 다 해요.
저도 왜 그런진 잘 몰랐는데요, 어제 친한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이야기가 나왔어요. 랄프 아펠바움을 떠나서, 대학원을 가고, 나일론에 갔을 때 그때 편집장 이브 랜딩 부서(Branding Department)를 만드는데 너의 작업이 좋으니 팀을 꾸려줄 테니 한번 해보라고 해서 거기 가서 팀을 꾸렸다가, 그때 경기가 너무 안 좋았고, 닷컴이 크래시 되어서 레이오프도 되었다가, 레이오프가 되는 날 theory 사장님이 저희 클라이언트였는데 그분께서 전화를 하시더니, 크리에이티브팀을 만드는데 널 살짝 빼오는 건 그렇지만 기왕 일이 그렇게 된 것 크리에이티브 팀에 와주면 어떻겠니 해서 거기 가서는 아기를 임신을 해서 좀 일을 쉬었죠. 그랬다가 운이 좋아서 리미티드 브랜드의 싱크탱크, 리미티드 디자인 서비스라는 곳의 그래픽 팀을 새로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겠니 해서 또 갔다가. 그다음에 거기에서 로레알에서 슈에무라, 조지 아르마니 뷰티 팀을 만드는데 와줄 수 있겠냐고 해서 또 가고. 항상 크리에이티브 팀을 만들러 움직였어요.
CitizenBoy는 제 회사였는데, 신세계에서는 브랜드 전략이나, 크리에이티브팀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고 해서 갔는데 거기에다가 팀을 하나 만들고. 신세계 그룹 안 에버랜드 전략 팀을 만들고도 했죠. 그러고 나서 보니 세포라에서 팀을 하나를 합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제 직원들을 다 새로 뽑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직원들을 뽑을 때 한국에서 온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나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도 같이 사이좋게 지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팀이 5 개인 데한 팀에 20명씩 해서 총 100명이어서 되게 커요. 있는 팀은 다시 짜서, 프로세스를 바꾸는 건 해본 적이 없는 일인데, 그러다 보니까 첫 2년은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2년 반이 되니까 팀이 너무 잘 돌아가고 있어요.
내가 원하는 가치가 내가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한 게 그게 제 가치인데 그게 안 맞게 되는 때가 있다고 생각이 되면 자리를 옮길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면 자주 자리를 옮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제 성격이 조금 막 나가는 성격인 게, 해보고 싶은 일을 한다고 무슨 큰일이 나겠어?라고 생각을 하고, 저건 너무 해보고 싶은 일인데?라는 생각이 들면 바꾸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애들이 보고 배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왕 하는 거면 원하는 일을 해서 살아가야 하는 건데, 내가 원하는 일을 좋아하면서 잘 하는 걸 보여줘서, 아이들이 원하는 일이 뭔지 옆에서 보고 찾아주는 게 제가 엄마의 위치에서 바라는 일이거든요. 자기들이 뭘 잘하는지, 어떤 걸 원하는지. 제가 뭘 시킬 수는 없잖아요. 다 타고 나는 건데. 제가 뭘 바꿀 수도 없고요. 태어난 그 순간부터 얘는 십몇 년 동안 얘였거든요. 그냥 똑같아요. 그래서 그냥 데리고 키우면서, 얘는 뭘 잘하는 애구나라는 걸 발견하고, 더 잘 해주고 싶은 게 제 바람이에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잘 하고, 그걸 매일매일 하면서 살 수 있으면 그게 행복한 것 같아요. 사실 이런 게 너무 간단한 건데...
저는 한국에서 좀 안타까웠던 게, 전 국민이 ‘영어’랑‘수학’을 하는 거였어요. 너무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우리 모두가 바꿔야 하는 거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 너무 다행인 게 과외가 불법이어서 과외가 없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민족은 과외가 평생 불법이었어야 하는데... (하하하) 저희는 되게 러키 한 세대였던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계, 떡볶이계로 놀러 다니고 붙잡혀 다닌 적은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