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존재하는 차별이나, 여성으로서의 약점을 즉각적으로 없앨 수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한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자라서 불리한 점을 커버할 만한 장점은 무엇일까,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 해보세요.
시사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굉장히 많이 배운 남자가 약간의 잘난 척과 함께 딱딱하게 진행할 것 같은. 사실 저는 처음부터 그 고정관념을 깨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어요. ‘그냥 내 스타일로 하자.’ 일부러 잘나가는 시사 프로그램들을 듣지 않았어요. 그 남자 진행자를 따라할까봐요. 그냥 제 스타일대로 웃고 싶을 때는 웃고, 슬플 때는 울고, 궁금할 때는 물어보고, 잘난 척하지 않고, 어려운 용어 쓰지 않고. 그랬더니 인터뷰이들이 훨씬 술술 자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프로그램에서 특종이 많이 나옵니다.
아마 여러분이 일하시는 분야, 여러분이 꿈꾸고 준비하는 그런 분야에도 여성이기 때문에 유리한 요소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우선 그걸 찾으세요. 여자라서 불리한 점을 커버할 만한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고민하시고요. 그런 곳을 찾아 악을 쓰고 꼭 들어가세요. 여성으로서의 나의 장점이 발현되는 그곳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커버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여성이라서 불리합니다. 엄마라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라서, 어린 여자라서 불리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 모순된 말 같죠? 예를 들면 이래요. “아, 저기 애 셋 딸린 아줌마 뽑아서 뺀질 거리고 일 안 할 줄 알았는데 되게 열심히 해.” “와, 진짜 기대 안 했는데, 엄청 성실하네?” 이때부터 그 여성은 자신과 똑같이 일하는 남성보다 훨씬 믿음직한 직원이 됩니다. 집에 일찍 갈 것 같고 거친 일 못할 것 같은 사람이 들어왔는데 옆에 있는 남성 동료만큼 혹은 그보다 더 잘해내잖아요. “야, 쟤 못할 줄 알았는데 해내네? 야, 괜찮다.” 이렇게 기대 안 했던 여성이 해낼 때 훨씬 더 주목을 받습니다.
물론 세상이 바뀌어야죠. 그런데 문제는, 세상이 안 바뀐다는 거에요. 아니, 바뀌긴 바뀌는데 굉장히 천천히 바뀝니다.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무지하게 했을 때 요만큼, 1센티미터씩 바뀌죠. 팔짱 끼고 그거 바뀌기를 기다리면 내가 늙어 죽어요.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팔짱만 낀 채 있지 말고 열심히 하세요. 뛰세요.
여성들이 일터에서 주는 가장 나쁜 인상은 ‘얌체’입니다. 딱 제 것만 챙기는 얌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얌체처럼 딱 내 일만 하면 당장엔 이익 같죠. 나는 1백만 원 받으니까 1백만 원어치만 해야지. 그럼 되게 합리적인 것 같죠? 하지만 그런 사람 절대 오래 못 갑니다. 그 일 오래 못 해요. 성취감도 보람도 느끼지 못해요. 멀리 보면 약간 손해 보는 듯이 일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거둡니다.
또 여러분이 자신의 자리에서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여성들끼리의 네트워크가 중요합니다. 네트워크라고 해도 별다른 건 아니고요. 그냥 우리끼리 모여서 힘든 이야기, 우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토닥토닥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절대 여성의 적은 여성이 되지 않습니다. 만약 여자 선배 때문에 힘들다면 스스로 먼저 바뀌어도 될 것 같아요. 항상 ‘내가 가는 길이 첫 길이다’라고 생각하고 가시면 편해요. 내 위에서 나를 적이라고 생각한 여자 선배가 있어도 내 차례에서 그런 감정을 끊으세요. 그렇게 후배에게 모범을 보이면 자연스레 그 길을 따라옵니다. 사회의 조직 문화는 윗사람을 그대로 따라가게 되어 있거든요. 여러분이 자신의 자리에서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닐거에요. 하지만 책임을 다하면서 고정관념을 깨는 순서를 계속 밟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쩌면 원래 고정관념은 깨라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성실함과 씩씩함으로 그런 관념들을 하나둘씩 깨나가면서 뒷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는 길을 만들도록 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웹 인터뷰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