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건강한 가치관이 있어야 하고,
각각의 가치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면서
최대한 조율하려 애썼어요.
내 가치관이 있지 않으면 휘둘리게 되고 내 선택에 의심을 하게 돼요. 내가 스스로 확신이 있어 한 선택은 나중에라도 남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되는 것 같고, 내가 중요하고 내 삶인 만큼 우선순위가 확실하면 각각 고민이 되는 시기가 와도 지혜롭게 내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아이 둘을 낳고 다시 복직을 했을 때 저와 같은 나이의 여성분들에게 비해서 경력이 짧았어요. 대학원도 나왔고 중간에 경력단절을 두 번이나 했으니까요. 동갑이지만 팀장인 분들, 저보다 직급이 높은 분들도 있었죠. 그분들을 대부분 학부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였고 쉬지 않고 열심히 계속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거예요. 결국은 각자 선택의 차이인 거고 본인이 한 선택에 만족을 하면 그런 외부적인 요소에 스트레스받지 않아요.
내가 어느 정도 빨리 위치에 오르고 난 다음에 가정을 이루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고, 빨리 이루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되고. 결국 본인의 선택이에요. 정답은 없어요. 내가 뭘 원하는지가 확실하면. 단 하나 아쉬운 건 장기 육아휴직을 허용해 주는 회사에 다녔었다면 육아 시기도 경력으로 인정받아 덜 불이익을 받았을 텐데 하는 건 있어요.
결혼할 때에도 저는 일과 가정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가족은 ‘두 부모’ 모두의 것이라는 것도 확실히 했고요.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게 되면, 부담도 둘이서 나눌 뿐만 아니라 즐거움도 둘이서 함께 나누게 되는 거에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를 보았어요. 또 제가 있던 로펌에는 당시에 육아 휴직이라는 제도가 없을 때라 저희가 만들었는데요, 많은 여성들이 나중에는 이 제도를 만들어준 회사에 대해 더 좋게 느끼게 되었어요. 당연하지 않겠어요? 힘든 부분을 회사가 알아준다는 뜻이기도 하니, 같은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더 많이 충성하게 되고, 더 감사를 느끼고, 더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 결국 생산성도 올라가는 것 아니겠어요? 결국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는 더 풍성해지고, 선택지들도 더 나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저는 믿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키셨나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많은 참을성을 요구하는 일이기도 하죠. 그래도 저는 각각의 가치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면서 최대한 조율하려고 애썼어요. 아시다시피 시간은 최대한 쪼개서 관리할 수 있지만 몸은 쪼갤 수가 없거든요. 정말 여러 개로 복제할 수만 있다면 복제하고 싶은 심정이죠. 그러다보면 얼마나 놀라우리만큼 몸을 조직할지, 규율을 가지고 건강하게 할 수 있을지도 생각하게 되어요. 운동도 시작하게 되어요. 그러다보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 연습하게 되는 거고요.
아이들을 가졌을 때는 제가 변호사였던 시기였어요. 사내에서 경쟁만 놓고 본다면 동기들에 비해서 1년은 뒤쳐진 상황이었죠. 하지만 저에겐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어요. 나중에는 아이들과 보낸 그 1년의 시기가 매우 소중하고 즐거운 시기였다는 걸 깨달았고요.
(교내 특강에서 발췌)
'가족'과 '가정'의 가치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이지만, '나에게 중요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 흔들리지 않는다'는 골자가 수정님과 크리스틴 총재 님의 말씀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 같았어요. 이전에 아롬님께서 말씀 주신 것처럼 나에 대한 공부를 깊게 하다보면, 가치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은 생계의 수단일 뿐 나의 중심을 잡고 있는 뿌리는 무엇인지 언제나 생각해보고 단단하게 나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 아직 가정을 꾸려볼 생각은 하고 있지 않지만, 수정님 의견 아래에 총재님의 의견을 넣은 이유는 존경하는 여성 롤모델 분 중 하나이시면서 ‘가정의 문제’를 어떻게 지혜롭게 핸들링해 나갈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소중한 의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요. “각각의 가치들을 모두 소중히 여기면서 최대한 조율하려고 애썼다”라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저 또한 그러한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