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플라이(Upfly) 파운더 : 유연실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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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계신 업무
#스타트업 업무의 매력과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부분
(업플라이는 엄밀히 말하면 아직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실리콘 벨리의 스타트업 환경이 우수한 점
#스타트업을 추천해주고 싶은 학생들 #지향하는 가치
#하고 계신 업무
Upfly Founder로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업플라이로 해외 취업/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한국인 채용 정보와 커리어 팁을 제공하는데요, 처음에는 20대 초반의 저를 생각하면서 한국에 계신 신입 분들을 염두에 두고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에 거주 중이신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율이 높더라고요. 그래서 아직은 어떤 서비스로 만들 것인지 분명하게 정하지 않고, 구독자분들의 니즈를 파악해가며 좀 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에요. 아직 수익을 내지 않는 블로그형 커뮤니티이고, 지금은 저 혼자 해외 미디어 리서치부터 콘텐츠 제작, 디자인, 마케팅 전반, 사업 개발 등 모든 영역을 관리하고 있어요. 해외의 다양한 서비스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에서 직업을 찾고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되도록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에요. 해외 취업 또는 국내 외국계 기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웹사이트, 페이스북, 브런치를 통해 업데이트를 받아 보실 수 있어요.
그렇다면 연실 님도 원래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으셨던 걸까? 아니다. 파란만장한 경력을 거쳐오신 것은 맞지만, 스타트업이 주 목표는 아니었다. 한국에서도, 싱가포르에서도 큰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전문가로 경력을 개발하는 걸 정답처럼 생각해오셨다고 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 오니 생각이 달라졌다. MBA에 도전했지만 원하는 곳에서는 떨어졌다.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고 있던 곳에는 붙었다. 고민됐다. 원하지 않는 곳에 가기 위해 꼭 큰돈을 써야 하는 것일까? 같은 돈으로 일을 스스로 만들어서 해보면 더 큰 경험이 되지 않을까? 이 생각이 지금의 업플라이를 있게 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경력을 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며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던 연실 님께 업플라이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준 해외 취업과 다국적
기업에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업무의 매력과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부분
우선 힘든 점은 제가 해보지도 않은 많은 일들을 처음부터 배워, 시행착오를 겪느라 일을 생각만큼 빨리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인 것 같아요. 마음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서 이상적인 성장을 꿈꾸고 있는데, 현실은 혼자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자잘한 일에 파묻혀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리소스들로 이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할 것 같아요.
그에 반해, 제 프로젝트 (또는 사업)를 통해 비즈니스의 전반을 처리하다 보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에요.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인사 담당자로 일할 때는 세일즈, 마케팅, 파이낸스 등 제가 담당하지 않는 업무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어요. 각 부서의 사람들이 전문가가 되어 담당 업무를 커버하니까요. 이런 업무에 익숙해지면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을 쌓아서 좋은 점도 있지만 기업 전반의 목표와 흐름을 보기 힘들어지죠.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빨리 제 사업을 통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웠더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기업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맞아요. 기업에서 스페셜리스트로 경험을 쌓은 다음에 제너럴리스트가 됐기 때문에 양 쪽 길의 장단점을 볼 수 있게 됐어요. 하지만 제가 만약 2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면, 바로 큰 회사보다는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거나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다양한 사업 면모들을 경험해 본 다음, 큰 회사 시스템을 보기를 택할 것 같아요. 처음부터 너무 안정적인 곳만 바라보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길로 도전해보는 게 힘들어지거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젊었을 때 작은 실패들로 맷집(?)을 기르면 단계적으로 도전하는 용기를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스타트업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면 선택하면 좋을 전공
업플라이를 하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왔어요. “어떤 전공을 해야 해외 취업을 할 수 있나요?” “스타트업을 하려면 어떤 전공이 유리한가요?” 등등.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앞으로는 대학교 전공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거예요. 비즈니스 세계는 시간이 갈수록 급변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배운 옛날 지식과 스킬로는 앞으로 어림도 없죠. 그렇기 때문에 대학 학위는 앞으로 더욱더 큰 의미가 없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거나 직접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다면, 국내외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s, 인터넷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간이 날 때마다 작은 것부터 짬짬이 배워보세요. 프로그래밍, UX/UI/그래픽 디자인, 온라인 마케팅 등 기초적인 수업은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 거예요. 하나씩 관심이 가는 것을 배워 본 다음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조금씩 더 깊게 들어가 보는 거에요. 그런 다음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UX 디자인을 공부했다면 특정 웹사이트를 분석해서 재디자인해보거나, 온라인 마케팅을 공부했다면 관심 있는 분야를 잡아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커뮤니티를 만들어보는 거죠.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공부해서 실제로 적용해보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쉬울 뿐만 아니라 커리어 개발에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부 전공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학부 때 전공했다는 말은 남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했다는 정도일 뿐이거든요. 마음만 있다면 사회에 나온 다음에도 얼마든지 여러 루트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원하는 분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어요. 한 번에 다 할 생각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꾸준히 배워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권해드려요.
#스타트업을 추천해주고 싶은 학생들
스타트업에서는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하나하나 가르쳐주고 결정해 줄 수는 없어요. 언젠가 소셜 미디어에서 어떤 분이 ‘우리 상사는 가르쳐 주지도 않고 나한테 해보라고 한다’ 고 불평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분이 회사를 학교로 오해한다고 생각했어요. 회사는 돈을 주는 곳이지, 돈을 받고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대학생 때처럼 필요한 걸 다 배워 그 일만 하고 싶은 분들은 시스템이 잘 잡힌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분업을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스타트업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실험'해서 기존의 비즈니스와 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불안정하고 모험적인 곳이에요. 스스로 배우고, 시도해보고, 대안을 찾아보고, 개발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 빠른 시간 안에 다양한 일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이 도전한다면 잘 맞을 것 같아요.
#실리콘 벨리의 스타트업 환경이 우수한 점?
스타트업계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라면, ‘실패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한 번도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굉장히 진부하게 느껴지는 말이죠? 하지만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는 실제로 엄청나게 크죠.
한 번은 제가 이전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공동 창업자를 구하려고 공고를 냈었는데, 20대 초중반의 미국 남자한테 이메일이 왔어요. 첫 문장이 ‘나는 스타트업으로 3번 실패한 사람이야’더라고요. 물론 최고의 스토리텔링 기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실패에 대해 이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죠. 실리콘밸리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했다면, 그 도전한 후의 실패를 ‘결과'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그다음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려고 하죠. 그래서 이 사람이 왜 스타트업을 시작했는지,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이런 가치관이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도전해 본 깡도, 망해본 후 생기는 통찰력도 경력으로 인정받으니까요.
그에 비해,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는 ‘실패’가 ‘실패자'로 이어지는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하나하나 증명된 것만 인정되는 사회에서는 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게 되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대기업을 바라보며 큰 기회비용을 소모하기도 하고요. 이런 환경에서는 스타트 업하는 것이 ‘도전’이 아니라 ‘도박'으로 여겨지거든요. 물론 정부 지원, 견고한 네트워크, 많은 자본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스타트업 환경에 영향을 주지만, 전 이러한 사회적 인식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또 남편이랑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어요. ‘나중에는 뭘 더 하고 싶어? 정 말로네가 원하는 게 뭐야?’라고 묻는데, 그걸 다른 측면에서 보면 망했던 사람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환경이 좀 더 수용적이 된다면, 사람들이 더 크게 도전할 수 있고, 길을 바꿀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길을 바꾸면 안 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가치를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 지향하는 가치?
우선 커리어적인 부분에서는, ‘나 자신을 한정 짓지 말자'예요. 싱가포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옮겨오면서 제가 안정에 목매면서 특정 진로로만 스스로를 한정해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인사 (HR) 쪽으로 경력을 쌓으면서, ‘인사 관리(HRM)를 해봤으니 다음에는 성과와 보상 체계(Compensation &Benefit) 쪽을 경험해야지, 그다음엔 인사 경영 파트너(HR Business Partner)를 가봐야지’라며 인사 분야 내에서만 커리어를 계획하였더라고요. 전혀 다른 길로 전향해서 다시 시작하는 게 두려워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 온 이후로, 안정된 길보다는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다양한 분들을 만나면서 진로에 대한 관점이 많이 바뀌었어요. 실수와 실패를 과정의 한 부분으로 보면서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예요.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가던 길로만 가면 앞으로 몇십 년을 똑같이 살아야 하는데, 그건 재미없잖아요. 80살까지 일한다고 생각해보면, 30대 중반은 이제 본 게임을 시작하는 나이니까 앞으로는 한 가지 분야가 아닌 좀 더 다양한 기회에 도전하며 살기로 했어요.
# 지금 행복하신가요?
네, 행복해요. 개인적으로도 커리어적으로도 요. 제일 큰 이유는 이상하게도 ‘인생의 불확실성' 때문이에요.
사실 20대 중반까지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인생이 너무 두려웠어요. 살아가는데 정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답’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몰라 헤매는 느낌이었죠. 그러다 시간이 흘러 전문 경력이 쌓이고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나고 나니 인생이 서서히 안정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안정이 된다고 느끼는 시기가 되니,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 대충 어떻게 살지 그려지는 거예요. ‘남편과 싱가포르 대기업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하며 아기 낳고 살겠지’ 뭐 이렇게요. 한 치 앞을 모르는 삶은 그렇게 무섭더니, 앞으로 큰 변화 없이 살 거라고 예상되는 삶은 또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졌죠. 물론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큰 틀은 이미 짜인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30이라는 나이가 그렇게 정착을 하기에는 너무 젊다고 생각되었어요.
이제는 앞으로 계속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지 다른 나라로 갈지, 업플 라이를 어떻게 성장시킬지, 그 이후의 제 커리어는 어떻게 될지 등 또다시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이죠. 하지만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건, 어떻게 보면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지금이 불안하지만 행복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일어 일문학과 전공에서 싱가포르 해외 취업에 도전하고, 그 후에 실리콘 벨리에 와서 1인 기업에 도전하고 있기까지 모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하지만 연실 님에게 다음 기회와 다음 회사로 나아갈 티켓은 ‘매 순간의 기지와 노력들’로 발판처럼 쌓였다. 처음 특허법 사무소 번역 인턴 때부터, 싱가포르 후지 제록스에서 기술 번역을, SAP 인사 분야로 시작해 싱가포르 구글을 거쳐, 실리콘 벨리에 도착하기까지... 분야도 달랐고, 예상한 방향들도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의 소리를 따라오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20대 때 불확실성 속에서 ‘문을 만들어’ 갔다면, 30대가 된 지금은 불확실성 속에서 해외 취업을 원하는 20대들에게 ‘문을 열어주고’ 있으시다.
급변하는 시대, 많은 직업이 기계들로 대체되는 시대. 더 길게 보면 더 이상 안정적인 직장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연실 님 같은 분들의 노력은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다리다. ‘이것 봐, 꼭 그 길이 아니어도 좋잖아, 불확실해 보여도 너에게 더 맞는 더 다양한 세계가 있을 수 있잖아?’라는 신나는 모습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게 바로 세상이 더 많은 개척자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연실 님의 시원시원한 도전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이지 않을까.
Michelle's Note
일본의 관상용 잉어 ‘코이’ 이야기를 아시는지? 아마 많이들 아실 것 같다. 교육 우화 소재로 흔히 언급된다. ‘코이’는 어항에서 자랄 때는 손가락 크기까지 자라지만, 강물에 방류하면 1미터가 넘게 큰다. 이런 특성 덕분에 코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잠재성을 발휘하려면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해주어야 한다는 비유로 잘 활용된다. 나는 예전에 이 코이 이야기를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야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했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생각을 정정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코이가 아니며 코이일 필요도 없다.
대신 누구는 코이처럼 더 넓은 세상에 나가는 게 좋고, 누구는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된다면, 그게 누구든 내가 코이이고 싶은지 확인해볼 '강물'이 있다면 좋겠다. 실리콘 벨리는 연실 님에게, 업플라이는 해외 취업 도전자들에게 그런 '강물'이 되어주고 있는 것처럼. 그러나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세 번까지 창업 실패를 용인해 주어 계속 도전하는 여건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1.3번’으로, 한 번의 실패로도 재기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출처-명견만리 중소기업청 자료) 게다가 도전이 어려운 이유는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이 없어서 뿐만은 아니다.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그 실패를 생산적인 실패로 봐줄 심리적인 안정망도 턱없이 부족하다.
요즘 심리학계에는 '타고난 능력'보다 ‘누구나 지닌 잠재성’을 믿어주는 게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음악, 과학, 운동 신동들의 경우 그들을 처음 이끌어 준 스승이 얼마나 진심 어리고 즐겁게 그들을 가르쳐 주었느냐가 그들을 예술 천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출처–'기브 앤 테이크') 날 때부터 뛰어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재능은 천재로 성장하느냐에 미미한 영향을 미친 대신, 그들을 즐겁게 가르치며 동기를 부여해준 첫 스승의 믿음은 천재로 성장하느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잠재성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평범한 잠재성도 '믿고 이끌어 준 존재' 덕분에 꽃 피울 수 있었다. 우리는 누구나 다이아몬드로 태어났고, 누구에게나 그만큼 응원과 신뢰는 중요하다. 지금이야 그 빛이 가려져 있을 수 있지만 환경의 도움이 있다면 그 빛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강물이 되어 주는 환경을 만들어 가보는 거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서로 믿고 응원해주고, 실패하고 돌아온다면 같이 술잔도 기울여 주며 '아, 뭐 그럴 수도 있지?' 실패한 사람마저 실패가 '어, 뭐지? 나한테 무슨 일 있었나?'라고 느낄만큼 쿨하게도 넘겨주고. (특히 중요한 부분은, 돌아왔을 때 잘 받아주는! 이 부분인 것 같다) 그런 응원들이 모이다 보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실패를 영원한 무너짐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위한 쉼으로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언제까지고 불행만을 논할 수도 없는 일이니, 조심스레 바라 본다.
연실 님의 ‘업플라이’는 누구나의 도전을 응원하는 강물이다. 우리 각자가 그 안에서 혹은 그 밖에서 또 어떤 정보들을 사냥하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다른 이야기지만, 이렇게 서로 응원 해주며, 민간 안전망이 되어 주는 ‘강물’이 생긴다는 건 그 자체가 희망이다. 뭐, 우리 입장에서는 이런 거대한 플랫폼까지 만들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작게는 때로 열람실 옆자리에서 끙끙대는 친구에게 요구르트도 건네주고, 같이 밤을 지새우기도 하면 그 자체가 강물 아닐까 싶다. 그렇게 각자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서로가 서로에게 강물들이 되어 준다면 그만큼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는 길도 점점 더 많아지지 않을까.
* 다시 한번, 카리스마 넘치는 진솔함과 두근거리는 에너지로 인터뷰해주신 유연실 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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