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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May 10. 2017

혼자 외딴곳에 떨어진 것 같나요?-3-

TED 모바일, 기타 플랫폼 총괄 디렉터 : 타냐 님

-3-
#현재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선택하면 좋을 전공 
#현재 분야를 추천해주고 싶은 성향의 학생 
#TED라는 회사의 강점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서 TED의 성장을 예측한다면 
#모바일, 기타 플랫폼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현재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면 선택하면 좋을 전공

  컴퓨터 공학에서부터 아주 다양하게 방법은 많지만, 우선 진정으로 기술을 좋아해야 해요. 핸드폰을 가지고 열어볼 수도 있고, 순수한 호기심을 가지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돼요. 디자인 필드에서 일해볼 수도 있고, 사람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있으면 되니, 영문학을 전공하거나, 글쓰기를 해도 좋아요. 왜냐하면 오늘날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려면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하거든요. 또 제가 요즘 담당하고 있는 기술은 로봇이 어떻게 사람과 소통하는지에 관한 거라서요, 이런 데에는 영문학이 도움이 되겠죠.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수업은 많이 들었는데요, 컴퓨터 공학은 제게 복잡한 과정 뒤의 숨은 논리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고, 큰 문제들을 해결 방안들로 쪼갤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철학 전공자들도 굉장히 좋은 컴퓨터 공학 전문가들이 될 수 있겠죠? 많은 철학 전공들도 그런 논리를 쪼개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전공은 정말 다양해서, 어떤 한 분야로 가야 할 필요는 없어요. 대신,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져야 하고, 문제들을 논리적으로 계속 볼 필요는 있죠.



#추천해주고 싶은 성향의 학생

  저는 누군가 ‘관점’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이 일에 임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호하긴 해요. 수동적으로 물건들을 소비하는 성향이 더 강한 사람이라면 이 일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어요. 대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소비자라면, 뭔가 할 말이 있겠죠? 왜 페이스북이 내비게이션을 왼 편에 디자인을 해 두었는지가 중요한 거니까요.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작은 지구 모양 아이콘이 있는데요. 그게 사실 당신이 지구의 어디에 있냐에 따라서 조금씩 모양이 바뀌어요. 중심이 달라지는 거죠. 디테일이 중요한 거예요. 아주 매력적이에요. 그냥 예쁘고 재밌기만 한 게 아니라, 이런 디자인 뒤에 숨은 의도가 있다는 게 중요해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그걸 지도에 반영해준다면 더 서로에게 잘 연결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만들어진 디자인이에요. 이 작은 디자인 뒤에도 그런 심리학과 논리가 있어요.  




#TED라는 회사의 강점

  회사 자체가 굉장히 겸손해요.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겸손해요. 지속적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요. 그리고 이런 정신은 ‘크리스 앤더슨(CEO)’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인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 같아요. 저에게 차를 끓여 주기도 하고요. 그는 ‘내가 너의 보스야’하는 식의 리더는 아니고요, 자기 집의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리더예요. 정말 함께 일 하는 직원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불러서 인간적으로 친해지려는 건데, 그런 정신이 테드 곳곳에 퍼지게 되는 것 같아요. 멋진 일이에요. 



#미국과 다른 나라들에서 TED의 성장을 예측한다면

  이 회사는 항상 헤드쿼터를 미국에 둘 거라고 생각해요. 런던이나 이런 나라들이랑 가까워서 편하니까요. 또 각 나라들에 맞는 언어들로 이야기를 송출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성장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상의 존재 (Virtual Presence) 자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점점 더 중요해질 텐데, 어느 시점일지는 몰라도 언제 절반은 재택근무로 일하게 되고, 또 나머지 절반은 뉴욕 본사에서 일하게 될지는 궁금해지네요. 본사는 이 곳에 존재해도, TED라는 브랜드로 어쨌거나 가상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구잖아요. TED-X 커뮤니티도 전 세계 곳곳에 있고, 번역가들도 전 세계에 있고, 연사들도 전 세계에서 오니까요. 그리고 그 가상성은 이 회사에 점점 더 큰 부분이 될 것 같아요.

  다만 저희가 어느 정도 수입원을 생각해야 하는 NPO(Non-Profit Organization)이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회사가 중요시하는 미션들을 지지하면서 속도에 맞게 자라야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요.





#모바일, 기타 플랫폼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5년 후라면, 핸드폰이 더 작아지겠지만 우리 몸과 연결되는 디바이스로 진화하긴 할 것 같고요. 웨어러블도 중요해지겠고, 디바이스와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지지, 스크린과의 소통은 덜 중요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빛이나 목소리에 의존해서 인터랙션은 일어날 수도 있겠어요. 

  플랫폼은 재밌는 게, 누군가가 만든 아이디어를 가공해서 웹사이트에 올린다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저는 그게 앞으로 플랫폼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재밌어질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도 중요할 거고요. 그리고 이 분야에서 5년은 굉장히 다르고 다이내믹하겠죠. 아시아는 그런 쪽에서 아마 1년 안에 리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플랫폼이 재밌게 변한다는 것을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플랫폼 주변을 이미 과학이 둘러싸고 있는데, 우리가 테드 닷 컴을 만들고, 앱을 만들고,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콘솔들을 만들 듯이 다양한 방면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플랫폼 크리에이터들은 구글 써치를 만들기도 하고, 페이스북도 만들고요, 많은 것들이 전부 플랫폼이죠.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그런 환경에 콘텐츠들을 놓게 되는데요, 그 양이 점점 많아지면서 어떤 시점에서는 그 스케일이 플랫폼의 양을 뛰어넘지 않을까도 생각해요.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어디에 소비자들이 있고, 어떻게 그 소비자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느냐가 생태계를 바꾸는 거니까요. 그래서 사용자들이 특정한 웹사이트에서 자라나기 시작하는 거에서, 탐색하고 SNS를 사용하는 사용자들로 바뀌고, 또 메시징을 하는 위챗, 라인 등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로 바뀌고 하면서 회사들은 이렇게 변화하는 사용자들을 좇아가게 되었잖아요? 더 이상 사용자들이 플랫폼으로 유입되기만 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의 콘텐츠들이 유저를 좇아가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5년 후에는 그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변화하는 사용자들을 따라 더 새롭고 먼 형태의 플랫폼 형태가 될 거고, 그건 지금의 콘텐츠 크리에이팅과는 또 다른 형태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건 제 현재 생각이라서 그렇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어요.



준비 중인 Learning Wednesday


  인터뷰가 끝나 자타냐는 오늘이 ‘Learning Wednesday(배움의 수요일)’라며 이야기를 듣고 가고 싶으면 더 듣다 가라고 안내해 주었다. 배움의 수요일은 새로 들어온 직원을 환영하며, 기존 직원들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강단에 올라와 서로 나누는 행사를 말했다. 나와보니 처음 들어올 때 파마머리의 흑인 여자가 분주했던 무대가 세팅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바빴구나 이해가 되었다. 테드 본사 내부를 좀 더 둘러보다가 알록달록한 의자 위로 올라가 앉았다. 곧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다양한 차림새와 생김새의 직원들이 의자의 80프로 이상을 가득 채웠다.
  동영상은 신입 직원을 미국식 개그로 재밌게 소개하는 영상부터 시작되었다. 이후에는 자신이 기술 부서에서 일하는 공학자라고 소개하며, 최근에 팟 캐스트를 운영하는데 팟 캐스트 운영 방법에 대해서 직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이야기가 이어졌다. 영상으로 보던 TED에 비해서는 훨씬 캐주얼하고 덜 전문적인 분위기였지만, 관객들의 열기가 덜 해 보이지는 않았다. 30분가량의 팟 캐스트 구동법 강의가 끝나니 분명 퇴근 시간도 지난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집에 가는 직원들도 있었다. 하지만 질문하는 사람들을 향해 아무도 눈총을 주지 않았고, 빠져나가는 사람들과 함께 이때다 싶어서 우르르 몰려 나가지도 않았다. 자발적으로이야기를 듣는 것이지만, 다들 새로운 이야기를 배우고 나누는 즐거움과 가치에 흠뻑 젖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TED의 이야기 나눔은 세계의 위에서만, 인터넷 창 안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었다. 뉴욕 TED 본사 안에서도 생생하게 벌어지는 일이었고, 진심으로 그 가치에 공감하는 직원들이 함께 일구어 내고 있는 일이었다.


시작 된 프로그램과 자리를 꽉 채운 직원들



인터뷰를 마치며


  입시 점수에 맞춰 대학교를 오다 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고 원해서 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게 공부를 하다 보면 가끔 내가 제대로 공부하는 게 맞나고민도 되고 좋아하는 방향이 어딜지 방황도 많이 한다. 타냐에게도 입학 당시 전공 선택은 부모님의 뜻이 더 크게 반영된 결정이었다. 타냐 입으로도 전형적인 동양인 가족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교 그 이후의 선택들에 대해 책임지며 ‘타냐 호’를 운전할 수 있는 선장은 타냐뿐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기점으로 미국에 남기로 해 타냐는 미국에 남았다. 이 변화무쌍한 미국 사회는 어떤 곳인지 직접 겪으며 살아남고 싶었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도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지? 에 대한 질문을 놓지 않은 것도 타냐였다. 마음의 소리에 대한 끈도 놓지 않았다. 타냐를 이끈 건 ‘호기심’이었고, 그 호기심을 따라 항해했다. 일을 하다가 내 성장이 멈추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때는 나에게 물어봐야 할 때에요.” 타냐 안에는 타냐가 언제 행복한지, 언제 괜찮은지, 혹은 언제 괜찮지 않은지 물어봐줄 ‘자기 자신’이 늘 함께 했다. 

  왜소한 체구의 까무잡잡한 동양 여자아이가 혼자 남겨진 미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작은 데서부터 시작했다. 그녀가 가진 작은 것들을 나눠주며, 또 도움도 주며 차차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고, 그 나눔과 공유에 네트워크는 TED라는 응답을 되돌려 주었다. 





Michelle's Note


 초등학교 5학년 때 ‘나눌수록 커지는 나’라는 실험적인 수업을 담임 선생님께서 실시해 주셨었다. 짧게 줄여 ‘나커나’라고 불렀는데, 1년 동안 우리는 다양한 조별 활동에 참여하며 ‘나눔’에 대해 배웠다. 그때 처음으로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책을 읽었고, 우리 조는 조별로 세계 5대 문명을 찾고 ‘자카르타 문명’에 대해 발표해야 돼서 코모도 도마뱀을 찾기까지 이르렀다. 처음 코모도 도마뱀이 따로 섬에 떨어져 외로이 공룡의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체 이 거대한 도마뱀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 냈을지, 또 그렇게 살아온 만큼 이 지구는 얼마나 늙었으며, 또 내가 보지 못한 지구는 얼마나 넓을지 상상해 보았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조별 활동에 아름다운 장면만 있지는 않았다. 조사 분량을 제대로 못 해오는 친구들은 왜 못할까 답답해하며, 자료를 따로 더 보태서 마무리 짓고 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은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면 도와줄수록, 또 조원들과 더 많이 이야기를 하며 지낼수록 ‘내가 더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자료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억 속에서 금방 잊혔고, 기록으로 남기거나 친구들에게 말로 전달한 후에야 내 안에 머물렀다. 그러다 한 명 두 명을 붙잡고 설명해 주면서 서로에게 더 가까워졌고, 내가 모르는 점을 어떤 친구는 알고 있으며, 심지어 누군가는 열심히 조사를 해 왔으나 단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임을 알게 되기도 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코모도 도마뱀처럼 외딴섬에 갇힌 존재들도 아니었고, 끝까지 함께 한 서로 덕분에 발표를 완수한 것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그 감정을 잊은 적도 있었다. 사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은 경쟁자에게 지는 길일까라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시험 시간 칸막이 뒤에 숨어 시험을 치르듯 나와 친구 사이의 심리적인 거리는 점점 벌어질 때가 있었고, 수능을 볼 때까지도 옆에 앉은 친구를 친구이지만 때로 경쟁자처럼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정말 그래야만 했을까? TED를 처음 접했을 때 복잡한 심경이 들었던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짤막한 동영상 강연이었고, 동영상 아래에는 빨간색 진행 Bar가 표시되어 있었다. 연사는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이야기를 전했는데, 얼굴에서는 광채가 나는 것 같았고, 마에스트로 같기도 했다. 처음 듣는 깊이의 무료 강연이었다.

  “Ideas Worth Spreading(퍼뜨릴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는 모토 아래 운영되는 이 비영리 단체는 원래 IT 엘리트들에게만 제공되던 강연을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했다. 강단 위에 서는 연사들은 자신이 수십 년간 연구해왔을 수도 있는 귀중하고도 귀중한 자료를 20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전 세계의 청중을 위해 쏟아냈다. 현대 무용가도 있었고, 스스로를 내성적이라고 일컫는 문학가도 있었고, 컴퓨터 공학자도, 심리학자도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콘퍼런스에 참가해 연사가 되기 위해 각자의 돈을 내고 있었다. 단순히 마케팅이라고만 보기에도 그런 게, 그들의 이야기는 진정성으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나온 듯한 감동으로 마음을 울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에 없던 아이디어들이 쌓이고 확산되면서 세계에 반향을 일으키길 바라며 무대 위에 서고 있었다. 테드는 스토리가 가장 직관적으로 전달되게 하기 위해 ‘하나의 아이디어에 집중하도록’ 콘퍼런스를 구성한다고 했고, 스스로를 ‘정보의 큐레이터’라고 부르는 크리스 앤더슨은 테드에서 집중하는 것은 ‘호기심,’ 한 가지라고 했다. 한 가지에 집중한 것은 한 가지에 집중할수록 전달되는 메시지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고, 결국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잘 논의되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크리스 앤더슨은 테드가 미래를 새롭게 보게 한다고 믿었다. 우리는 때로 미래가 우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우리의 팔다리를 묶어버린다고도 생각하지만 테드는 그런 의식을 전환시켜 준다. 그들은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다고 끊임없이 말하며, 평범한 우리 누구나의 이야기도 세상을 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희망을 불 지핀다. 아이디어의 나눔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든다는 믿음 때문이다.


  타냐는 인터뷰가 끝나자 나에게 DREAM. TED라고 쓰여있는 노트를 건네주었다. 나는 겁도 없이 이 무시무시한 뉴욕에 도착한 뚜벅이 여행자였다. 그런 여행자를 위해 타냐는 업무 시간을 쪼개어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어떻게 아무도 없는 땅에서 네트워킹을 해오며 ‘살아남았는지’ 비결을 전해주었다. 그녀는 나누며 아이디어의 씨앗이 그녀가 태어난 태국에서 출발해 뉴욕을 거쳐 결국 이 한국 땅에 떨어지게 했다. 그 씨앗이 어떤 형태로 누구의 마음속에 어떻게 피어날지는 모르지만, 조용히 씨앗을 심었다.
  부끄러워졌고, 건네받은 씨앗을 잘 옮겨 심자고 다짐했다. 삶은 나보다 부족한 누군가를 제치고 이겨야 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었다. 옆 자리 친구가 한 문제를 덜 맞아야 내가 대학에 갈 수 있는 수능 시험장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삶은 뭘까? 테드를 빠져나오면서는 질문들이 머리에 맴돌았다. 성공한 삶은 무엇일까? 당장 답이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하나만큼은 확실했다. 선한 영향력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호수에 던진 파원처럼, 누군가가 던지면 나비 효과처럼 퍼져나간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게 어쩌면 정글같은 미국에 혼자 남은 타냐를 살아남게 한 원동력 아니었을까. 

뉴욕의 밤공기가 따뜻했다.


Make no small plans... DREAM!



밤이 된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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