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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Jun 03. 2017

10년 전에 구글에 오게될 줄 알았을까요?-2-

구글 지역 애널리스트 : 배수정 님

-2-
#커리어 선택의 경로-육아를 위한 퇴사와 두 번의 재입사
#구글 코리아를 거쳐 구글 뉴욕으로 오며 겪은 구글 문화
#처음 미국에서 공부하거나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때
#진로나 삶의 멘토
#스펙 경쟁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커리어 선택의 경로-육아를 위한 퇴사와 두 번의 재입사

     두 번째 직장인 야후는 첫 애를 낳고 1년 반을 집에서 쉰 다음에 시작한 곳이에요. 경력단절녀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어요. 리서치 업계의 헤드헌터가 늘 리서치 회사의 자리를 추천해 줬는데 리서치 회사는 야근이 너무 많아서 아기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리서치가 아닌 다른 업종에 자리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했고 마침 해당 헤드헌터에게 들어온 자리가 야후였어요. 그렇게 우연히 검색광고/온라인 마케팅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고 영어를 할 수 있었기에 들어가자마자 중요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프로덕트 매니저를 맡게 되었죠. 그렇게 거기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했고 둘째 아이를 낳으면서 또 회사를 1년 쉬었어요. 두 번째 경력 단절이 되어 고민을 했었는데 그 후로는 계속해서 같은 업계에 있는 분들의 소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최선을 다하면 경력직은 결국 추천과 소개로 많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운이 좋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경력이 단절되셨던 걸까? 싶기도 했는데 경력 단절의 이유가 ‘아이’였다는 점이 놀라웠다. 수정 님은 어떻게 ‘일’보다 ‘육아’를 선택하실 수 있었을까? 아이를 키우는 게 더 중요해서 ‘퇴사’를 선택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많은 여성분들이 복직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때마다 수정님을 나아가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2013 구글 코리아 Bring Your Kids to Work Day



     저는 결혼 아니면 일, 결혼 아니면 유학 등의 양자택일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자라온 환경처럼 저도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었고 다만 결혼해서도 다양한 일을 해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처럼 해외에 출장도 다니면서 해외에서 근무도 해 보고 싶었고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을 따라 해외를 많이 다녀서 그런지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고, 주어진 환경에서 항상 재밌는 일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결혼할 수 있는 것과 기왕이면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있는 젊고 적절한 나이에 아이를 가지는 거였어요. 또 아이를 낳으면 클 때까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었어요. 젊은 때니 일에 대한 욕심도 크지만 그만큼 육아에 대한 욕심도 컸던 것 같아요. 

     또 체력적으로 가능했다면 업무와 육아 둘 다 놓지 않고 병행했을 텐데 그렇게 건강한 체질을 아니었어요. 그래서 몇 번 고민의 시기를 거쳐 나 스스로 무엇을 더 원하는지, 무엇이 지금의 내게 더 중요한지 점점 명확해지자, 그다음에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임신 막달에 정말 평화로운 환경에서 태교를 해 주고 싶었고, 당시에는 모유 수유가 아이들 면역력에 좋다고 하니 건강한 체질이 아닌 제 입장에서는 모유수유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필수였어요. 그러면 출산 전후로 일을 쉬어야 하는데, 제가 휴직을 하면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해 야근이 많은데 다른 사람들이 더 고생하니 휴직도 옵션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퇴사를 선택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회사 임원분들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인데 제가 스스로 판단하고 사직서를 내 버린 건 조금 순진한 선택이었던 것 같긴 해요. 



            이후 수정 님은 아이의 돌잔치 이후에 재취업을 하셨고, 2년은 일을 해야 뭔가 배웠다는 느낌이 들어서 둘째 계획도 2년 후로 잡으셔서 둘째를 가지신 후에 막달 출산휴가와 3개월의 육아휴직도 쓰셨다고 했다. 또 둘째 때도 똑같이 1년은 모유수유를 제대로 해주고 싶어서 이후 사직서를 내고 경력 단절에 들어간 후에 재취업을 하셨다. 수정 님께서는 서른 살 전에 아이를 낳는 것이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좋다고 들어 가족계획도 꼭 그렇게 이루고 싶다는 바람이 있으셨다고 했다. 거기까지 듣자 경력 단절 후에 재취업을 바로바로 하신 것이 꼭 능력 덕분이라고만은 생각되지 않았다.




     그 시기에는 제가 커리어를 1, 2년 뒤로 미뤄도 어차피 80, 90까지 살 거라고 생각하니 크게 아쉽지 않았어요. 그렇게 1년을 급하게 볼 것 없잖아요. 재수할 때는 1년이 뒤지는 것 같고, 다른 사람들보다 늦어지는 것 같고, 그런데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잖아요. 커리어도 똑같은 거죠. 1-2년 쉬어간다고 큰 일 나지 않고, 대신 딱 그 시기에 제게 중요한 일을 하고 지나가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만의 주관이나 가치관이 뚜렷하신 것 같아요?

            내 가치관이 있지 않으면 휘둘리게 되고 내 선택에 의심을 하게 돼요. 내가 스스로 확신이 있어 한 선택은 나중에라도 남 탓을 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되는 것 같고, 내가 중요하고 내 삶인 만큼 우선순위가 확실하면 각각 고민이 되는 시기가 와도 지혜롭게 내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아이 둘을 낳고 다시 복직을 했을 때 저와 같은 나이의 여성분들에게 비해서 경력이 짧았어요. 대학원도 나왔고 중간에 경력단절을 두 번이나 했으니까요. 동갑이지만 팀장인 분들, 저보다 직급이 높은 분들도 있었죠. 그분들을 대부분 학부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하였고 쉬지 않고 열심히 계속 커리어를 쌓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거예요. 결국은 각자 선택의 차이인 거고 본인이 한 선택에 만족을 하면 그런 외부적인 요소에 스트레스받지 않아요. 

            내가 어느 정도 빨리 위치에 오르고 난 다음에 가정을 이루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고, 빨리 이루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되고. 결국 본인의 선택이에요. 정답은 없어요. 내가 뭘 원하는지가 확실하면. 단 하나 아쉬운 건 장기 육아휴직을 허용해 주는 회사에 다녔었다면 육아 시기도 경력으로 인정받아 덜 불이익을 받았을 텐데 하는 건 있어요. 



     수정 님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뚝심 있는 태도가 느껴졌다. 사퇴를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능력에 대한 확신, 재취업을 권유해줄 수 있을 만한 좋은 인연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 수도 있고, 앞서 말씀하셨듯이 어딜 가도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수정 님 만의 자산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건 ‘내가 삶에서 우선순위로 여기는 가치가 무엇일까?’에 대해 수정 님 나름대로의 답이 있으셨던 점이었다. 결코 더 좋은 커리어를 쌓기 위해, 혹은 더 성장하는 IT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가 삶의 방향성이 아니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고, 그를 위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내 안의 가치관이 뚜렷해도 행동으로 옮길지 말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고 솔직히 지르기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일이다. 나 혼자만 걸린 일도 아니고 주변의 많은 여건들도 배려해야 하니, 더욱 진실하게. 수정 님은 여러 정황을 고려해 선택을 내렸으며, 무엇보다 내면의 바람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
      “그 시기에 제게 중요한 일을 하고 지나가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속에 많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나에 대한 존중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결국 이렇게 스스로의 가치를 존중해 선택을 내린다면, 그 결정은 외부에서도 존중할 수밖에 없게 되지 않을까?





#구글 코리아를 거쳐 구글 뉴욕으로 오며 겪은 구글 문화

            구글 코리아에도 다니다 오셨네요?

            그렇죠. 구글 코리아에서 3년 좀 넘게 다니다가, 4년 차 될 때에 구글 뉴욕에 있는 포지션에 지원해서 인터뷰를 봤어요. 본인이 다른 나라로 가야 할 경우 모두 스스로 알아서 자리를 찾아 인터뷰를 봐서 통과해야 해요. 구글코리아에 처음 입사할 때처럼 뉴욕에 있는 팀장과 팀원들 총 5명과 인터뷰를 봤어요. 물론 구글 내에 아는 네트워크를 동원하고 기존에 일을 같이 했던 분들이 추천해 주면 더 좋고요. 그리고 제가 다른 자리에 인터뷰를 보게 될 경우 현재 팀장에게 알려야 하고, (인수인계를 위해) 팀장은 직원의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 이를 지지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가지 못하게 막을 수 없어요. 그리고 많은 경우 새로 지원한 자리의 매니저가 제 현 매니저에게 저에 대해 물어보고 의견을 구할 수 있습니다. 현 매니저의 평가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구글 내에서 다른 자리로 옮기고자 한다면 현재 팀에서도 최선을 다해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야 해요. 새로운 자리에서 최소 1년을 일하면 또 다른 자리를 자유롭게 알아볼 수 있어요. 



            우와 좋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구글 코리아 직원분께서 직접 하시는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배수정 님께서도 다른 직원분들과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오픈 포럼을 하셨다고도 하셨고, 구글 분들은 이렇게 공유하는 게 일상적으로, 몸에 다들 베어 계신 분들 같아요?

            구글이 사람을 뽑을 때 보는 5가지 항목 중에 하나가 구글리 한가? 에요. 즉 구글 문화에 맞는 사람인지를 봅니다. 아무리 경력이 좋고 능력이 뛰어나도 독불장군처럼 혼자 갈 것 같은 사람이나, 본인이 맡은 프로젝트가 잘 안 된 이유를 다른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은 인터뷰를 통과하기 힘들어요.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구글은 특히 프로젝트가 끝나거나 혹은 진행 중이라도 그 과정에서 잘 된 점, 어려운 점, 배운 점, 향후 개선점들을 종종 공유합니다. 다른 팀이 프로젝트를 할 때 같은 실수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면서 성공적인 부분은 빠르게 공유해서 더 쉽고 빠르게 그다음 단계로 갈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런 문화이기 때문에 실패한 프로젝트라도 실패한 원인을 공유할 수 있고 거기서도 충분히 배울 점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런데 성공한 건 내가 뛰어나서, 실패한 건 상황이 받쳐주지 않아서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많지 않겠죠. 

            또한 부족한 점이 느껴질 때에도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숨기기보다 그 부분에서 나보다 더 잘 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요. 그런 요청을 받으면 기꺼이 알려주고 도와주는 문화예요. 또 그렇게 몇 번 가르쳐 주다 보면 아예 자발적으로 교육 자료를 만들어서 배포해 주는 분들도 계세요. 예를 들어, 입사 후 3-6개월이 가장 힘든데요, 누군가 새로 들어오면 먼저 그 시기를 거쳐간 분들이 본인들의 경험담을 자유롭게 얘기해주면서 격려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런 격려들이 누적되다 보니 본인도 그 시기를 겪고 나면 그 후에 들어오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거고, 점점 문화처럼 정착되는 거예요. 

            저 같은 경우 미국이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크고 직원수도 많다 보니 공유되는 사례나 교육자료가 많아서 그런 걸 보면 한국팀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어요. 어떤 자료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으면 바로 공유하고 보내려고 노력해요. 일종의 창구나 다리 역할인데 그런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문화 자체가 다 같이 성장하게 해준다는 면에서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외압에 의해하는 건 티가 나요. 본인들이 공유의 가치를 인식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야 나누는 내용도 성의가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될 수 있어요. 



            성향이랑도 되게 연관이 되네요? 이것도 굉장히 신기하네요. 

            그럼요.



     끊임없이 좋은 자료들을 나누고, 실패한 이유와 부족한 점을 더 진솔하게 나눠서 서로의 성장을 돕는 문화라니! 소름이 끼치면서도 사실 이렇게 당연하게 서로를 도우며 서로 잘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왜 우리나라의 다른 기업에서는 활용되지 않는 걸까? 궁금했다.
    또 후반부, 양성 평등에 관한 내용에 첨가될 내용이지만 문화는 하루아침에 강제한다고 생겨나지 않는다고 하셨던 말씀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사람의 성향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하신 점 역시 마음에 남았다. ‘공유의 가치를 인식하고 의미가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것과 큰 차이일 것이다. 어떤 사소한 행동 하나를 해도 진심으로 하는 행동과 겉치레로 하는 행동은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또한 왜 구글이나 다른 기업들이 처음부터 ‘채용’에 그렇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지 알 것 같았다.
     또한 다른 책에서 성공하는 팀의 두 가지 조건은 ‘팀원들의 동등한 발언권’과 ‘진솔한 심리를 공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 형성’이라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역시 구글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였는데, 이런 점도 구글의 문화라면 문화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물론 구글의 팀들이 다 이렇게 민주적으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구글도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최고의 팀을 이루는 조건을 연구했고 이후에 적용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의 동등한 발언권은 팀원들이 회의 중에 동등한 발언권을 부여받았냐는 사항이어서, 어떤 팀장은 일부러 각각 한 마디씩 한 것을 바를 정자로 표기한 후에야 회의를 끝마친다는 내용이었는데, 심리적 안정감 형성은 좀 달랐다. 얼마나 심리적으로 직원들이 서로의 내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느냐는 거였는데 나는 이게 서로에 대한 ‘신뢰’와 연관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한 평생을 80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중에 일로 보내는 시간이 잠자며 보내는 시간보다 많다고 한다. 구체적인 수치로는 26년쯤 된다는데 그렇게 소중한 일터에서의 시간이 ‘신뢰’를 기반으로 개인을 끊임없이 성장시켜준다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자신이 속한 곳이 최고의 직장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또 결국 이처럼 성장은 나 자신의 부족함도 내어 보이는 투명성과 진솔한 감정 공유 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게 아닐까?





#스펙 경쟁으로 힘들어하는 대학생들에게 한 말씀

            아마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기회가 너무 없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명확한 목표가 있어서 그걸 달성하기 위해 스펙을 쌓았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사실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끊임없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여유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앞으로는 내가 생각지도 못 했던 직업이 얼마든지 새로 생겨나게 되고 기존에 있었던 직업군이 사라지기도 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는 온라인 시장이 이렇게 큰 시장이 될 줄 몰랐고, 공부만 할 때는 내가 어떤 현업을 잘할 수 있을지도 몰랐어요. 해 보지 않고는 내 가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고 어떤 일을 할 때 만족감이 높은지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한 가지만을 위한 스펙을 쌓는 건 좀 위험한 것 같아요. 그러면 내가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좁아질 테니까요. 

            또 경력직도 이직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건 내가 쌓은 스펙과 함께 네트워크도 있어요. 내가 가진 경험과 스킬이 사실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어서요,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고 같이 협업하면서 폭을 넓히고 유연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좋은 이유가 이렇게나 많네요?

            네. 또 내가 다양한 것들을 뚫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그 밑바탕에는 잘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특정한 활동들에 끌리는 이유가 뭔가 있거든요. 다양한 활동들이다 달라 보여도, 사실 그렇게 활동하도록 나를 이끄는 동기는, 아마하 나일 걸요? 예를 들어서, 미셸 씨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다니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연결을 해주고 싶다 그런 동기가 있었을 수 있잖아요? 그럼 밑바탕의 그 동기를 찾아서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찾아나가 보는 거죠. 

            사실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러 다니는 것도 나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예를 들어, 4학년 졸업반일 때 선배들 많이 찾아가고, 조언 많이 구하러 다니는데, 사실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 막연하게라도 있는데 그걸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고 검증해보고 싶은 거라고 봐요. 말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모호하게라도 어딘가 끌리는 데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다양한 경험들은 막연했던 무엇인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가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해 보지 않고는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힘들어요.



Think 2013 발표


     또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좋은 이유가 이렇게나 많다니! 맞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끊임없이 주억 거릴 수밖에 없었다. 또 그 다양한 일을 해 보는 동기는 하나일 것이라는 점도 인상 깊었다. 내 동기는 과연 무엇일까? 나는 왜 이런 인터뷰들을 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일까?
    게다가 현실적으로 해보지도 않고 막연히 상상만 하며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대도 바뀌었고, 수정 님도 온라인 시장이 지금처럼 커질지 모르는 상태에서 학업과 첫 직장을 선택하신 것이었다. 심지어 앞으로는 더더욱 나도 모르는 새로운 직업들이 무수하게 펼쳐질 수도 있고, 그 직업들에 적응하려면 어쩌면 더 나아가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축적시킨 나만의 생존능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외부적인 요인만 고려해야 할까?
     고등학교 때까지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 몰랐었다면, 대학교에 들어와서는 이제 그 껍질을 깨야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기업이 원한다는 스펙을 쌓는 것도 결국은 이런저런 활동들을 통해 이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인지 찾는 과정일 것이다. 또 다양한 경험들을 해서 그게 실패가 되건 방향을 바꾸는 일이 되건 결국 다 미래를 위한 자산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불안한 마음도 좀 덜어지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실제로 여러 꿈을 갖고 계셨던 분께서 다양한 활동과 경험들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적성을 찾아 착착 나아가며 느끼신 바를 이렇게 우리와 나눠 주신다니... 뭉클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3-
#처음으로 미국에서 일하거나 공부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때 
#진로나 삶의 멘토 
#IT부문에서 일하고 싶다면? 
#하고 계신 일을 추천해주신다면? 
#뉴욕 구글 환경의 우수한 점 
#지금 행복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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