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편 : (1)구글의 8대 원칙 (2)우주인이 아니어도 우주여행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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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 그리기 : (1) 아주아주 어려운 목표 (2) 켈리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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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리즈는 책 BOLD 의 내용을 인용, 필사한 것임을 밝힙니다.
큰 키에 마른 몸, 무테 안경을 쓴 애스트로 텔러(Astro Teller)는 턱수염을 짙게 기르고 긴 머리는 주로 포니테일로 묶고 다닌다. 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 에트워드 텔러를 비롯한 2명의 노벨상 수상자의 손자이기도 하다. 애스트로 텔러가 자주 입고 다니는 티셔츠에는 흔히 시의적절하면서도 아이러니한 문구가 적혀 있다. 일례로 몇 년 전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포춘> 선정 200대 기업의 경영자 80명을 모아놓고 혁신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할 때, 텔러는 '안전제삼'(Safety Third)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경영자들의 안전제일주의를 비꼰 것.)
텔러는 인터넷 거대 기업 구글의 스컹크 워크스인 구글엑스를 이끌고 있다. 그의 정확한 직함은 '문샷 캡틴'이다. 그가 이런 직함을 갖게 된 것은 구글에 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구글의 CEO 래리 페이지와 나누었던 대화 때문이다. 텔러의 설명을 들어보자.
"초창기에는 래리와 세르게이의 관심사가 곧 구글엑스의 지침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합류했을 때 두 사람은 연구실의 목적을 좀 더 뚜렷이 정의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제가 래리한테 물었죠. 연구 센터를 만들고 싶은 거냐고요,"
페이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니오, 그건 너무 지루해요."
"그러면 혁신의 산실은 어때요?"
"그것도 지루해요."
텔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마침내 이렇게 물었다.
"그러면 문샷을 하고 싶은 건가요?"
"그거에요, 바로 그거."
페이지가 답했다.
그리고 실제로 구글엑스는 그 일을 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구글은 대담한 계획들을 잇달아 발표하며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따. 구글의 스컹크 워크스는 우주 탐자와 생명 연장에서부터 인공지능과 로봇공학까지 아우른다.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높은 수준에서 스컹크 게임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구글 밖에 없다.
그렇다면 구글의 '문샷 팩토리'는 어떻게 저런 인류 대단위 수준의 혁신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어느 모로 보나 구글의 문샷 팩토리는 전통적인 스컹크 워크스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예로 들어 '조직으로부터의 고립'과 '위험을 감수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텔러의 말을 들어보자. "어느 조직에서나 수많은 구성원들이 언덕을 오르고 있을 겁니다. 그것이 직원들에게 바라는 사항이고, 또 그것이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죠. 하지만 스컹크 워크스가 하는 일은 전혀 다릅니다. 올라갈 만한 더 좋은 언덕을 찾는 것이 바로 스컹크 워크스가 하는 일이니까요. 이것은 조직의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위험이 됩니다. 그러니 두 집단은 서로 분리시키는 것이 당연하지요."
이 말이 '조직으로부터의 고립'에 해당하는 말이었다면, 다음의 말도 들어보자.
"사람들한테 새로 올라갈 산을 찾으라고 하면서 안전하게 가라고 하는 건 멍청한 짓이죠. 문샷은 원래 위험 부담이 있는 겁니다. 이런 어려운 과제에 도전할 생각이라면 심각한 위험도 수용할 작정을 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위험을 감수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 스컹크 워크스와 절대적으로 다른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크기"다.
구글이 문샷이라고 부르는 것은 순수한 공상과학과 대담한 프로젝트 사이의 중간쯤 어딘가에 위치한다. 10퍼센트의 이득이 아니라 10배의 개선을 노리는 것이다. 성과로 따지면 1,000퍼센트의 실적인데 그럼 왜 하필 10배의 개선이라는 엄청난 목표를 자처하는 것일까?
"10배의 개선이라고 하면 엄청난 목표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목표를 더 크게 잡는 편이 말 그대로 더 쉬울 때도 있습니다. 왜일까요? 직관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10퍼센트를 개선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처음부터 현 상태를 지키려고 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잘해보려고 애쓰죠. 현 상태에서 출발해 기존의 가정과 툴, 기술, 프로세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약간만 더 개선해보려고 하는 거에요. 이건 곧 전 세계인들보다 우리 직원이 더 똑똑한지를 겨뤄보겠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자원이 있다고 해도 확률적으로 그런 게임에서는 이길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문샷 사고를 하겠다고, 10배를 개선하겠다고 생각하면, 기존으의 가정을 그대로 유지할 방법은 없어집니다. 기존의 법칙 따위는 다 집어던져야 해요. 관점 자체를 바꿔서, 똑똑하다거나 자원이 많다거나의 문제가 아니라, 용기와 창의성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또 10배 더 큰 목표를 잡겠다고 해도 거기에는 현실이 끼어들 겁니다. 항상 그러니까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거나, 생각보다 진행이 더디다거나,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경쟁력이 생겼다거나 뭐 그런 일이 생기는 거죠. 목표를 10배로 잡았으면, 끝날 때 쯤에는 2배쯤 이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배도 대단한 거잖아요. 반면에 목표를 2배로 잡으면 (예를들어, 200퍼센트의 성과) 결국에는 5퍼센트 정도밖에 개선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면서도 큰 목표를 잡았으니 관점의 변화는 여전히 겪어야 할 거고요."
그리고 구글은 이렇게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일찍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는 신속한 새 버전 출시 전략을 여기서도 적용시킨다. '확실한 위험 완화 전략'과 함께하는 것이다.
텔러의 말을 들어보자. 그들은 이런 위험 완화 전략을 매우 지독한 피드백 프로세스를 통해 이룬다.
"저희는 많은 것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계속하는 것은 많지 않죠. 단계는 각기 달라도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결국에는 중단됩니다. 다음 단계까지 갈 수 있는 프로젝트는 아주 소수에요.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가 마치 천재라도 되는 양 죄다 옳은 결정만 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중단되거나 데이터로 남는 것이 프로젝트의 운명이다. 구글엑스에서는 모든 프로젝트가 측정 가능하고 실험 가능해야 한다. 진척 정도를 판단할 수 없는 프로젝트는 아예 처음부터 시작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작했다면 꼬박꼬박 진척 정도를 평가한다. 그러면 프로젝트는 도중에 끝나기도, 다른 쪽으로 흡수되기도, 때로는 보류되기도 한다. 보류는 프로젝트를 계속하기는 하지만 확대할 수는 없는 경우이다.
1. 이용자에 초점을 맞춰라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라)
2. 모든 것을 공유하라
사람들이 서로 고도로 연결된, 막대한 '인지 잉여'의 세상에서는 무엇이든 공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공개하면 크라우드(대중)가 서로의 생각을 발전시키면서 여러분의 혁신을 도와줄 것이다.
3. 어디서든 아이디어를 찾아라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놀라운 아이디어와 통찰, 제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4.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라.
이 책에 나오는 싱귤래리티 대학의 '10의 9승 사고'의 근간이다. 회사를 시작해 처음에는 아주 작은 규모의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더라도, 10년 후에는 수십억 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5. 반드시 실패하라.
신속한 새 버전 출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자주 실패하고, 빨리 실패하고, 진취적으로 실패하라.
6. 상상력으로 불꽃을 댕기고, 데이터로 기름을 부어라.
작고 빠른 그룹은 기민함을 가질 수 있다. 기민함을 가지려면 대신 새롭거나 때론 과격한 아이디어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가치 있는 아이디어와 모호한 아이디어를 구분해줄 좋은 데이터도 많이 필요하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현재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데이터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모든 것을 측정하며, 그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 결정을 내릴 때 기계학습과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7. 플랫폼이 돼라.
수십 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성공한 기업들(에어비앤비, 우버, 인스타그램 등)은 모두 플랫폼이다. 당신의 회사는 어떠한가?
8. 중요한 미션을 품어라.
어쩌면 가장 중요한 원칙일 것이다. 당신이 세우려는 회사는 세상을 바꿔놓을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상황이 어려워지면 당신은 계속 밀고 나가는가, 아니면 포기하는가? 열정이 있어야 진보를 견인할 수 있다.
나는 MIT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나는 '우주 탐사 및 개발을 위한 학생회,' 즉 세즈(SEDS, Students for the Exploration and Development of Space)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세즈는 우주 개척 시대를 열고 싶은 나의 열정과 미 항공우주국에 대한 나의 좌절감에서 탄생했다. 초기 세즈 리더들 및 밥 리처즈, 토드 홀리 등의 '우주 사관생도'들과 함께 우리는 전 세계 30개 대학에 지부를 가진 조직을 만들었다. 대학생들의 우주 참여를 촉진하려는 모임이었다. 세즈 덕분에 우리 중 셋은 1982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초청받아 유엔 상임위원회에서 우주 공간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이자 정지 위성을 발명한 아서 C. 클라크와 만나 친구가 된 것도 그곳에서였다.
우리가 '아서 아저씨'라고 불렀던 클라크는 1940년대와 50년대에 우주 발명가 및 엔지니어, 그 외 여러 선각자들이 서로 얼마나 가깝게 지냈는지 들려주었다. 아폴로 프로그램도 결국은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지식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탄생한 것이었다. 그렇게 긴밀한 네트워크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국제 우주 대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우주 사관생도들이 내일을 그려갈 수 있는 곳 말이다.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는 지구 궤도 위에 캠퍼스를 만드는 것까지 상상했다. 학생들이 생활하고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는 지구 밖의 대학이었다.
그런 기관이 실재하려면 사람들이 그것이 가능하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는 겨우 대학원생에 불과했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우리에게는 슈퍼 신뢰성(:보통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엄청난 신뢰성. 새 아이디어가 슈퍼 신뢰성을 가질 경우,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수용함. "와, 멋진 걸!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어?"하면서...)이 필요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 우리의 각본을 단계별로 펼쳐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는 지난 5년간 세즈의 성공을 목격한 사람들부터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너무 당연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내가 그동안 수백 명의 기업가들을 만나본 결과, 이 당연한 사실을 잊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의 차기 프로젝트를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우리를 도와주었거나 우리의 지난 성공을 목격한 사람들이었다.
스타트업에서는, 특히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후원자는 보통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다. 우리를 이미 알고 있고 신뢰하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일단 그 범위를 벗어나고 나면 (혹은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 우리의 성공을 위해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이미 우리의 성공을 지켜본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동안 실적이 없다면 실적을 만들어야 한다. 대담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훨씬 더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하라. 그런 다음 그 타음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다음 단계를 추진하라. 우리가 세즈를 성공시키지 못했다면 국제 우주 대학교는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국제 우주 대학교라는 대담한 목표를 향해 무턱대고 돌진하는 대신, 그 첫 단계로 우주 대학교의 가능성을 '연구'할 콘퍼런스부터 조직했다. 많은 기업가들이 이 단계를 건너뛴다. 그들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실적은 적으면서도, 신임한다는 의사 표시를 곧 목돈이 들어올 것이라는 뜻으로 착각한다. 진짜 실적이라는 것은 자신감만으로는 되지 않으며 많은 신뢰가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어떤 아이디어든 기꺼이 들으려고 하지만, 실제로 투자하는 것은 실행 가능한 계획일 때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콘퍼런스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몇 달간 우리는 국제 우주 대학교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콘퍼런스와 병행하여 주로 MIT에서 우주항공 '일자리 박람회'를 열겠다는 아이디어로 5만 달러를 모집했다. 그런 우리에게 큰 돌파구가 열린 것은 당시 토론토에 살고 있던 밥 리처즈가 캐나다 우주국 국장에게 강연 약속을 받아내면서부터였다. 우리는 이 행운을 더 확장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캐나다 우주국이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유럽 우주국의 참석을 이끌어냈고, 캐나다 우주국과 유럽 우주국이 모두 참석한다는 명목으로 일본 우주국도 참여시켰다. 뒤이어 연방우주국, 중국 국가항청국, 인도 우주연구기구 마침내는 나사까지 참여하게 할 수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우리는 슈퍼 신뢰성을 얻는 길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다.
이 콘퍼런스가 열리기 6개월 전에 우리 세 사람은 국제 우주 대학교가 실제로 어떤 모습일지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우리가 무엇을 가르치고 누가 참석할지 하나하나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 우리는 또 세부 계획을 마련해 끊임없이 조언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최대한 많은 참여를 끌어낸 것이다. 이런 참여는 아주 중요했다. 왜냐하면 우리의 계획이 채택되는 데는 아이디어의 질도 관련이 있지만, 그보다는 누가 그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 발표하느냐가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계획을 직접 발표하지 않고 조언자들에게 발표를 부탁했다. 우주왕복선을 두 번이나 조종했고 우주탐험가협회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한 바이런 릭텐버그 박사가 교육 내용에 관한 계획을 발표했다. 전 공군 장관이자 위성통신 회사 콤샛의 CEO인 존 맥루카스 박사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고, 국제통신위성기구의 국제부장인 조지프 펠턴 박사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것은 효과가 있었다. 제시된 아이디어도, 그것을 발표한 사람들도 신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슈퍼 신뢰성이라는 기준선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국제 우주 대학교라는 아이디어를 검토하기 위한 콘퍼런스는 금세 국제 우주대학교 설립 콘퍼런스로 바뀌었다. 슈퍼 신뢰성은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했을까? 주말이 다 가기 전에 우리는 여름 프로그램을 개설한 초기 자본을 모았다. 진짜 대학을 설립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