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브랜드가 말을 걸다
* 사진 출처: gettyimages.com
첫 글을 브런치에 런칭을 한 이후, 훌륭한 분들의 구독신청으로 제법 내 글에 대한 묵직한 책임감 같은 것이 든 것이 사실이다. 2년전에 까인 내가, 겨우 수락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말에 많은 분들이 동정과 관심의 구독버튼을 누르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글에 좋은 반응을 해 주셔서요...) 브랜드를 모르면서 브랜드에 대해 써보겠다고 한 나는 곧 후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개뿔 아는 것도 하나도 없는데 그깟 아이쇼핑 눈으로 좀 한다고 보는 눈이 있다고 한 것은 '완전 '오바'인데, 이건 완전 밑바닥을 다 보여줘야 되는 건데 어쩌지' 라는 난감함에 압도될 수도 있겠단 생각.

꿈이야 생시야, 정신차려!
막막함은 뒤로 하고 Yes, this is how life goes! 라며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그리고 매거진 제목을 브레인스토밍해보며 '어떤 브랜드를 첫 브랜드로 고르지? 2년 전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 브랜드 서치에 꿈에 부풀어 첨으로 서치했던 KARA로 시작해볼까, 아님 요즘 대세 브랜드를 픽 해서 공부해야 되나'
그러면서 고르게 된 첫 브랜드는 'Sam Edelman (샘 에델먼)'이다.
나는 종종 shopbop.com, 6pm.com 등에서 할인하는 질 좋은 제품을 아이쇼핑하고 어떨 때는 사기도 하는데, 그 때 처음으로 본 Sam Edelman 브랜드의 가방 하나를 샀다. 가끔 아이쇼핑을 할 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볼 때면 늘 favorite으로 저장하는데, 저장하려고 보면 브랜드가 Sam Edelman 인 경우가 많았다. 세일 상품을 주로 사는 나는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사길 좋아하는 애 둘 키우는 주부 엄마다. Sam Edelman이 내 눈에 여러번 들었다는 것은 독창적이면서 세련된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의 퀄리티면 디자이너 제품 가격을 지불해야할 것만 같은데(물론 명품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상품의 완성도가 높았다),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거든. 아래는 2여 년 전 구입한 마이 클러치. 이 백을 본 몇 명의 친구들은 그런 것 있으면 함께 공구할 수 없느냐고 물어왔고, final sale로 shopbop에서 39.98불에 산 거라 곧 sold out 되어 친구들의 바램은 들어주지 못했다.
사족이지만, 내가 산 선글라스, 내가 산 백 중에는 누구나 다 알 만한 명품 브랜드는 그다지 없다. 하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것들이 보이는지 가끔 어떤 브랜드냐고 물어보는 경우들이 있는데, 막상 브랜드 이야기를 하면 그게 무슨 브랜드지? 금시초문이야. 라는 경우들이 많았다. 한국인들 사이에는 유행하는 브랜드는 조금 뻔해보였다(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검증된 브랜드만 인정하는 분위기?). 정말 멋을 부리지 않는 여인이라도 판도라 팔찌에 토리버치 가방 정도는 들어줘야지 라는 인식이 많았다. 이 백의 뒷 부분은 역삼각형의 스틸이 달려있고 샘 에덜먼의 약자(SE)가 쓰여져 있는데 멀리서 내 가방을 본 한 분은 게스 가방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다. (아하;; PRADA라고 안한 건 이유가 있어서였나?!)

의문의 1패를 당한 이 기분은 뭐지?! ㅋㅋㅋ
사실 샘 에델먼은 신발이 가장 main sale line이고 그 뒤를 이어 가방, 의류 등의 순서다. 사실 의류는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신발의 거의 모든 종류가 맘에 든 것이 사실이다. (샘 에덜먼이 말하길, 지금은 신발, 가장, 의류 정도의 상품을 (예쁜 여자들에게) 입힌 정도지만, 향후 여자들이 걸치는 모든 종류의 카테고리를 런칭해서 입힐 계획이라고...)
그리고 이 브랜드 공부를 시작했는데 설립자의 삶과 인생철학이 그대로 묻어나는 어느 노부부(?)의 브랜드라 운이 좋게도 좋은 브랜드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헤라 디야~ 나 잡아봐라! (머리에 꽃 꽂은 것 키 포인트 ㅋㅋ)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은 늘 같이 가는 존재가 아닐까. 브랜드는 삶과는 떼놓을 수 없는 영역이고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우리네 삶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염두해두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작은 것에서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고자 하는 소확행을 추구하는 현대인들. 날이 갈수록 원하는 스타일에 집중하고 선택해서 누군가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신만의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더욱 커지고 있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 샘 에덜먼의 디자인은 시장에서 누군가에 의해 선점되지 않은 영역에 자리를 잡고 더욱 그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샘 에덜먼의 와이프, 리비 에덜먼은 이제는 더이상 돌체 앤 가바나를 연구하지 않아도 현대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trend가 눈에 들어온다고 하니,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타켓 층을 위한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가격 포함해서)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 편부터는 사족은 줄이고, 정말 브랜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Sam Edelman과 Libby Edelman 두사람의 성공과 실패, 그들의 브랜드 철학, 파트너십에 대해.

두 사람 꽤 멋지다. 딱 기다려(주세요)!
:)
#브랜드와라이프스타일 #SamEdelman
(추가 글)
* 페북에 공유한 이 글을 본 친구가
남긴 사진과 글을 공유합니다.
홍콩에 살고 있는 내 친구야말로 브랜드 천국에서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 거다. 친구와 내가 취향 어느 곳에서 접점으로 만난다니 웰케 신나는거니. 저 박스를 열어보면 웬지 내가 좋아하는 플랫과 힐이 들어있을 것만 같다. 아하, 참! 샘 에덜먼은 플랫 성애자(성애자라는 말은 내가 픽한 단어인데 내가 본 기사에서는 플랫을 좋아한다고 표현했다), 리비 에덜먼은 힐 성애자니.. 부부가 맞는 접점이 없는 듯, 혹은 다른 듯, 독특하고 개성진 디자이너가 한 집에서 살아갈 모습을 생각하니 풋-. 동상이몽. 그래도 한 브랜드로 손발이 짝짝 맞으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