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50의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오 Jul 13. 2021

철원

2020년 6월 16일 백골부대


짤막한 악수.


너를 그렇게 보낸 건 당연한 지독함

간단한 선 한 줄 그어놓고 웃으라니

20년쯤은 놀라서 사라진 지 오래고

뒷모습조차 얼어버린 액자 속 너를

그렇게 두고 온 길


잠에서 깬 자리는 어제와 같고

너만 없는 자리는 어제와 다른데

느린 엄마의 느린 눈물이 남겨진 너잖아

소망합니다 건강하길

간 모습이 온 모습이 어제고 오늘이길

서둘진 않지만 서둘러 지나가길


하루 그럭저럭 보내면

사진 한 장에 담긴 너의 오늘도 웃고 있을 거라고

아빠 엄마 가진 전부가 많지 않아서

우리 아들 많이 보고 싶은 건 당신도 그랬을까


손이 모자라 셀 수 없지만

하나 둘 사흘 나흘

멍하니 초점이 흐려진다.

바람 때문인 듯 나이 때문인지도

하나 둘 사흘 나흘

나도 어쩔 수 없는 부모였구나



- 미오 -






* 코로나 속에서 입대한지 벌써 1년이 지나갔습니다. 남은 군생활  건강히  있다 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들! 사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토요일 22:3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