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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0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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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Jul 17. 2021

속상해


깁스 푼 후 가시지 않은 부기로 
곰발마냥 퉁퉁해진 발로
오늘도 춘천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속상해


한마디를 던진다.    


고마운 사람이 내뱉는 말은
축 처진 기운을 북돋아 주기도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미안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집사람은 발이 잘 붓는 체질이다.
고된 하루를 돌아 집안일을 끝내고
잠들기 전 침대 맡에 앉아
오늘도 많이 부었네라면서 
혼잣말로 중얼대는 사람.

      

걱정된다는 말 한마디 바랐을 터인데,
일상이 된 혼잣말과
일상이 된 무관심에
이 사람 많이 서운해 했겠구나 싶다.   


손 흔드는 당신을 뒤로 하고
고마움과 미안함 한 보따리 품은 채
오늘도 경춘선에 올라탄다.  




- 미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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