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집에 갔다

by 이다

(김)연아 집에 갔다.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 방문은 결혼식이 끝난 후 잠시 들른 것이었다. 그날 제대로 다 보지 못하고 거실과 주방만 둘러봤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여유로워 집안 곳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집안내부는 온통 화이트다. 장식이 거의 없는 미니멀한 인테리어지만 내부는 으리으리하다. 둘만 사는 곳인데도 도대체 방이 몇 개인지 널찍한 안방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방이 있다.


연아는 능숙하게 프라이팬의 야채를 볶는 중이다. 요리하는 그녀의 옆으로 슬며시 다가가니 애교 많은 그녀가 나의 허리를 감싸 안아준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길이다.

결혼을 하니 너무 행복하단다. 전에는 못 봤던 커다란 개 한 마리도 키우고 있다. 무섭지 않냐 하니 으레 익숙한 밝은 웃음을 지어준다. 그 순간 엄마와 조카가 현관으로 들어온다. 연아의 신랑이 나와 반갑게 맞아준다. 오늘 여기에 우리가 모인 이유는 연아가 집들이 초대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 같이 밥을 먹을 시간이다.


띠디디딕 띠디디딕.

7시. 꿈이었군.

'이제 막 맛난 요리를 먹을 차례였는데... 아쉽다. 쩝'






꿈을 자주 꾸는 편이다. 꿈속에서는 주로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가끔은 여행하려고 잠을 자기도 한다. 바닷가도 가고, 파리도 가고, 가끔은 커다란 유람선도 탄다.


예지몽도 가끔 꾼다. 어떤 상황이 상징적으로 나타나는데, 딱 들어맞는 경험을 몇 번 하다 보니 신기가 있나 생각할 정도다. 남편은 이런 나에게 잠을 자라고도 한다. 로또 꿈이라도 꾸면 알려달라는 거다. 허허허.

그런 꿈은 없다!


그런데 꿈을 꾸며 유독 신기한 것은 한 번 갔던 장소에 계속 간다는 거다.

'어, 또 여기 왔네.' 자면서도 늘 이런 생각을 한다.


지금 이 꿈도 그렇다. 익숙한 듯 연아네 집에 또 갔다. 그리고 전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뭐지. 왜 자꾸 같은 곳에 가는 거지. 그 장소에 미련이 남아서인가. 왜 처음 간 곳도 마치 이전에 왔던 느낌이 드는 거지. 심지어 요즘은 시리즈물로 다음 편이 나오는 느낌이다. 뭐. 돈 안 들이고 다음 편이 재생되니 나로선 이득이지만. 김연아의 왕팬이긴 하다. 이런 날 로또라도 사야하는건가. 허허허.


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 프랑스어로 '이미 보았다'는 의미로서 영어로는 already seen에 해당한다. 처음 가본 곳인데 이전에 와본 적이 있다고 느끼거나 처음 하는 일을 전에 똑같은 일을 한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주변의 환경이 마치 이전에 경험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대부분 꿈속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이것을 데자뷔 현상이라고 한다.


데자뷔. 나를 항상 따라다니는 이름이다.

으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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