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던 나의 눈에 새롭게 들어온 건 눈 꺼짐과 목주름. 이건 타고난 건데. 생각해 보니 억울하다. 왜 이런 것까지 타고난 거야. 눈 아랫부분은 원래 좀 꺼져있었다. 다크서클이라는 움푹한 웅덩이가 내내 있었다는 이야기. 목주름도 마찬가지인데. 누군가는 그랬다. 아기 목 같다고. 가만 보면 아기들의 목은 팽팽하지 않다. 자세히 보면 짓눌린 살 사이로 육중한 주름이 쭉쭉 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살이 있던 시절엔 다크서클은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목주름은 아기 때부터 있던 거라고 외면하며 살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울 앞에서 마주치는 나의 눈은 예사롭지 않다. 잠을 푹 잤는데도 사나흘은 밤을 꼴딱 새운 모습. 언뜻언뜻 흔들리는 목살은 흠... 흡사 덜렁거리는 닭의 모가지를 보는 느낌. oh no. 싫다.
할 수 있다면 상상 속에서 베어냈던 팔뚝 살이라도 가져다 붙여주고 싶은데. 이 또한 쓸데없는 생각. 쩝.
이런 생각을 요 며칠 하고 있는데, 기가 막히게 인스타에선 광고가 따라붙는다. 듣보잡 아이크림들이 줄줄이 튀어나와 팽팽한 얼굴인 그녀들의 볼록한 애교살을 강조해 준다. 그걸 보고 있는 나는 침을 질질 흘리며 저걸 하나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빠지고 만다. 전문가까지 대동해서 칼슘크림을 바르라는데... 그걸 보고 있는 난, 노인정에 끌려간 노인이 된 느낌이다. 요즘은 온라인 노인정이 있는 건지, 생각만 잠깐 해도 외판원들이 튀어나와 이거사라 저거사라 끊임없이 말해대니... 참 시끄럽다.
아직은 그 정도로 다급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호기롭게 스크롤을 내려버린다. 그런데 두렵다. 언젠가는 듣보잡 칼슘 크림이 내 손에 있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것을 눈 아래에 덕지덕지 바르고 통통해질 눈 밑을 기대하게 될까 봐. 이 또한 쓸데없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