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 아이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헨델의 노래를 부른다.
그것도 어울리지 않는 얇은 고음으로 피치를 올려가며.
와. 나 진짜 뒤통수 맞았다.
시끄러운 맛 좀 보라고 내가 좋아하는 곡을 불러줬더니
어쩜 네가 이 노래를 부르는 거니.
너무 웃겨서 아이가 부르자마자 따라 불렀다.
내가 노래를 하니 아이는 조용해졌다.
나는 그새 노래에 푹 빠져 한참을 머리가 멍하게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부르면 머리에 피가 몰려 순간 멍해집니다.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너와 나 이제 같은 노래를 부르는구나.
나는 네가 점점 궁금해진다.
나는 너의 목소리를 알고 있어.
네가 좋아하는 노래도 알고 있어.
나는 네가 미치도록 궁금하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이.
너와 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이러다 너네 집 대문 띵동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