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첫날처럼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갔다. 오늘부터 교정이 시작된다. 온전히 아이가 견뎌야 할 일이지만 AMY도 사뭇 떨린다. 떨리는 마음은 뒤로한 채,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말에 AMY는 카페로 갔다. 둘러보니 여기저기 글을 쓰는 사람이 많다. 다들 무슨 글을 쓰는 건지 궁금한 마음이 들썩거린다.
방학 동안 일어난 변화 중 하나는 AMY가 카페에 가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카페에는 거의 가지 않던 AMY가 카페를 즐기게 된 의미 있는 여름이었다. 혼자 간 건 아니고 물론 아이와 함께였다. 그리고 이 아이는 4학년에 걸맞지 않게 카페를 즐기는 아이가 되었다. 툭하면 카페 가자는 말에 몇 번 카페피서를 갔지만 빵을 너무 많이 고르는 바람에 그마저도 몇 번 가고 발길을 끊게 되었다.
그러니 오늘 같이 혼자 여유롭게 카페에 앉아 있는 일은 좀처럼 오지 않는 기회다. 이게 뭐라고 설레기까지 하다. 다들 이 맛에 카페에 가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하며 밀린 글을 읽었다. 커피대신 향긋한 차 한잔을 홀짝이는 호사도 누렸다. 그렇게 모락모락한 글의 세계로 빠지려는 찰나, 띨롱띨롱 전화가 온다.
아, 치과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분명 1시간 이상 걸린다고 했는데 30분 만에 무슨 전화일까. 항상 그렇지만 아이가 있는 곳에서 걸려 오는 전화는 심장을 뛰게 만든다. AMY로서 아주 본능적인 반응이다. 가끔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이 불렸을 때의 반응과 비슷한 반응이 몸에서 일어난다. 그만큼 아이는 AMY의 일부분인 걸까.
"어머니, 교정진료가 끝났어요. 오시면 되세요"
이렇게나 빨리... 아이스크림 같던 시간들이 뚝뚝 흘러내려 더 이상 핥아먹을 것이 없다. 치과에서 다시 만난 아이 이 위엔 교정장치가 자리 잡았다. 빼고 끼는 것을 어머니가 도와주셔야 한다는데 곰곰 생각해 보니 앞으로 아이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네가 여기서 해보는 게 어떨까?"
AMY의 설명으로 아이가 직접 해본다. 뺐다 꼈다를 제법 잘하는 아이를 보니 이제 다 키웠구나. 싶다. 한편으론 2년 동안 이 장치를 견뎌야 하는 아이가 한없이 짠하다. 각종 주의 사항을 들은 뒤 병원 문을 나섰다. 그 와중에 또다시 주의 사항을 읊어주는 AMY다. 말을 하면서도 AMY는 생각한다. 아이가 AMY를 잔소리쟁이로 생각할지 모른다고. 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그게 AMY다.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쨍쨍하다. 해가 쨍쨍했던 토요일, 여름방학을 하고 '딱' 이런 날 글을 썼는데 오늘이 그날의 데자뷔인 듯 비슷한 감정이 올라온다. 이제 곧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겠지. 얼마 안 있으면 이 쨍쨍함이 그리워지겠지. 이 계절이 두 번만 지나면 아이의 이도 예쁘게 자리 잡겠지. AMY의 눈엔 가지런하게 자리 잡은 하얀 이가 벌써 보이는 듯하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아이의 이가 하얗고 가지런하게 도와주세요. 그때쯤엔 훈남의 스멜이 느껴지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