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속에서 진짜 찾기
빈티지 패션의 매력이라면 과거의 트렌드가 돌아오는 것과 시대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것에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전자는 과거 10-20년 전 트렌드였던 성향이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요즘에 'Y2K'라는 명칭으로 2000년대에 입던 스타일이 다시 트렌드가 된 것이 있습니다. 20대 분들이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았던 2000년대의 스타일을 다양하게 즐기는데,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시작된 이 트렌드 양상은 현재는 캐주얼 브랜드까지 다양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의 트렌드를 새로운 세대가 즐기는 것은 꽤 재밌는 경험입니다.
후자는 클래식과 에센셜 한 스타일 성향을 말합니다. 어디서나 언제 입어도 이상하지 않을 클래식과 에센셜은 영원하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좋은 퀄리티의 클래식한 코트를 사두면 크게 상하지 않는 이상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말이 이런 데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저는 클래식하고 에센셜 한 스타일을 지향하고 추천드리기에, 빈티지에서 상품을 찾는 것도 꽤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추구하는 클래식하고 에센셜 한 빈티지는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리고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하나씩 말씀드려 볼게요.
다만 여기서 언급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빈티지'는 누군가의 사용 흔적이 남은 모든 것입니다. 3년을 입고 팔아도 제게는 빈티지입니다. 그야말로 누군가의 흔적이 묻은 중고품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빈티지라고 하면 10년 이상된 상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어떤 것이 정확히 맞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정의와 또 다른 누군가의 정의가 다르더라도 다 맞는 것입니다. 개념의 차이일 뿐입니다.
저는 '빈티지'의 개념을 3~4년 정도가 넘은 중고품부터 구분 짓습니다. 저에게 빈티지란 누군가의 세월의 흔적이 있는 혹은 시간이 지난 미제품이든 3년 이상의 세월의 흔적이 남은 중고품입니다. 오늘의 칼럼은 빈티지의 개념부터 바로 잡고 시작합니다.
지금은 구매하기 어려운 하이엔드 클래식을 가질 수 있는 것.
빈티지는 시기가 오래되었든 아니든 중고라는 것과 타인이 입었던 것을 판매하는 것이기에 가격이 신제품에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고 소유하기 어려운 하이엔드 클래식의 브랜드를 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톰 포드는 슈트 한 벌에 500만 원 정도에서 시작합니다. 월급쟁이 직장인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만, 빈티지 샵이나 번개장터, 당근 마켓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톰 포드 시그니처 다크 그레이 슈트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150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150만 원도 높은 가격입니다만 상대적으로 신제품의 가격이 500만 원 이상이라는 점, 시그니처 모델이기에 사용했던 흔적 외에는 시즌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분명 메리트가 강한 구매였습니다. 즉 빈티지의 매력은 평소에 가지기 어려운 고가의 상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일본의 TOMORROWLAND의 다크 네이비 트윌 블레이저를 구매했습니다. 5만 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는데 TOMORROWLAND가 일본에서 다소 고가의 편집샵 중 하나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5만 원은 매우 저렴한 편이죠. 게다가 사용 흔적이 없는 미제품입니다. 만약 일본에서 직접 가서 구매했다면 대략 80만 원 이상을 줘야 할 상품입니다.
평소에는 구매하고 싶지만 지금은 꼭 필요하지 않기에 구매하지 않았던 혹은 경험해보고 싶었던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고 경험하기에 빈티지는 매우 좋은 매개체가 됩니다. 잘만 고른다면 저처럼 미제품을 구매하는 행운을 가져올 수 도 있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것을 고를 수 있을까요?
빈티지를 잘 고르는 방법은 취향에 따른 샵을 고르는 것, 효율적인 검색을 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온라인의 발전은 다양한 샵의 접근도를 높여 주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네이버 혹은 구글에 '남성 클래식 빈티지 샵'으로만 검색해도 충분히 효율적인 검색이 되니, 매우 간편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이 우리 주위에 있습니다.
접근도가 높다면 여러 편집샵에서 좋은 것을 고르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면 될까요?
1) 없어진 브랜드보다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브랜드
클래식과 에센셜의 2가지 공통점은 오래 지속된다는 점입니다. 이 2가지를 가진 브랜드는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한때 유행했던 불타오른 브랜드보다는 꾸준히 지속하는 브랜드가 빈티지로써의 매력이 높습니다. 언제 입어도 그 브랜드를 입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2) 택(TAG)의 상태가 비교적 좋은 것을 고를 것
상품의 연식을 파악하는 방법 중 하나는 택을 보는 것입니다. 상품의 내부에 있는 것 말입니다. 겉에 상처나 변화의 모습이 많이 없는 블레이저 혹은 기존부터 빈티지한 야상 점퍼라도 내부의 택은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택에 폰트 프린트나 해진 상태를 체크하여 최대한 상처가 없고 프린트가 뚜렷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출시가 된 지 얼마 안 된 옷인데도 불구하고 택의 손상 여부가 많다면 옷을 험하게 입거나 드라이클리닝이나 세탁을 많이 한 상품입니다. 이 또한 선택하는데 나쁜 영향을 주니 거르는 편이 좋습니다.
3) 브랜드의 시그니처는 좋지만, 시즌성 상품은 비추천
이는 1번에서 말씀드린 것과 비슷한 내용입니다. 시그니처 상품이라면 역사를 오래 하는 브랜드의 주요 상품이자 얼굴일 것입니다. 구찌의 홀스빗 로퍼, 에르메스의 벌킨 백, 톰포드의 피크드 싱글 슈트 등등, 언제 사서 입고 신어도 상태가 좋다면 시대를 타지 않는 주요한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시즌성이 명확한 상품은 출시된 시즌을 제외하고는 다소 촌스럽거나 시대착오적인 스타일이 될 수 있습니다. 브랜드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출시한 상품이 그 경우인데, 과거 루이비통이 일본 팝아트 작가 타카시 무라카미와 만든 프린트 백은 대표적인 예가 됩니다. 물론 최근에는 이마저도 재밌는 빈티지가 되고 있긴 하지만요.
3가지를 염두에 두고 빈티지 상품을 고른다면 꽤 양질의 상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빈티지라는 것이 꼭 아주 오래된 것이 아닌 출시된 지 5년 정도의 상품도 충분히 명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컨디션의 빈티지는 찾는 즐거움과 저렴한 가격에 하이엔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주말 동안 커피 한잔 하시면서 여기저기 둘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래는 제가 추천드리는 빈티지 샵입니다.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고요. 필요하시다면 방문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페이즐리 캣 : https://paisleycat.shop/
클래식 빈티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샵으로 상품에 대한 디테일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설명은 브랜드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태원에 오프라인 매장을 겸비하고 있어 방문하면 재밌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 2 ndtown : http://www.2ndtown.net/index.html
캐주얼, 스트리트를 만날 수 있는 빈티지 샵입니다. 다소 화려할 수 있지만 쉽게 구하지 못하는 일본이나 뉴욕의 캐주얼,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달라질 곳이지만 그만큼 재밌는 곳입니다.
- 7 OUT : https://7out.kr/index.html
일본이나 미국의 캐주얼 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기본적으로는 폴로, 리바이스 등을 취급합니다. 깔끔한 상품 구성이 돋보이며 세컨핸드와 빈티지를 나눠 구별하여 연식을 구분 짓는 곳입니다. 세컨드 핸드(중고품)가 가격대가 빈티지 대비하여 가격대가 조금 더 높고 희소가치가 있는 독특한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 AUGUST-SHOT : http://www.august-shop.kr/index.html
위에서 추천한 빈티지를 고르는 기준과는 많이 다른 양상의 상품 셀렉션을 구비하였지만, 키치하고 재미있는 요소가 있는 캐주얼이 돋보이는 빈티지샵입니다. 일본 브랜드 위주의 상품 구성이 돋보이며 특히 그래픽 티셔츠나 컬러풀한 니트류가 재밌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