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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후기]
킹스맨 아이보리 턱시도 재킷

by Mickey



해외 중고 판매 사이트를 시간이 날 때마다 열심히 둘러보다 보면 괜찮은 아이템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 제 해외 브랜드 아이템의 1/3 정도는 중고 판매 사이트에서 구매했을 정도입니다. 본래 가격보다 저렴하면서 매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으니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품 검수 및 상품 검수를 해주는 사이트는 추가 비용이 들긴 하지만,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큰 메리트가 있습니다.


그중 RealReal이라는 중고 판매 사이트는 사이트 본사에서 직접 매물을 본사로 받아 촬영을 한 후에 상태 및 브랜드 정보 등을 기재해 주고 괜찮은 가격대로 업데이트를 합니다. 특히 마네킹에 걸어서 촬영하니 핏이나 길이 등의 상품 실루엣 정보를 얻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제가 궁금해하던 브랜드 'Kingsman'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Kingsman (이하 킹스맨)이라는 브랜드, 어디서 들어보시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영화 킹스맨에 나오는 의류와 용품을 출시하는 브랜드입니다. Mr Porter라는 유명한 남성 편집샵에서 출시한 브랜드로, Mr Porter는 2015년 영화 Kingsman: The Secret Service 개봉을 계기로 “영화 속 정장 스타일을 실제로 입을 수 있게 해 보자”는 취지에서 Kingsman 컬렉션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Kingsman은 단순 콜라보가 아니라, “Mr Porter의 독점 브랜드(exclusive menswear line)”로 자리 잡았고, 정장·캐주얼웨어·액세서리 등을 포함하는 자체 컬렉션으로 계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출발은 영화와의 협업이었지만 출시 이후 반응이 좋아 지금은 독립적 브랜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Savile Row (새빌로우) 기반의 슈트 테일러와 영국 전통 브랜드와의 공동 생산이라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영화의 모든 점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인데요, 영화 기반의 디테일 유지하는 것으로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 오렌지/버건디 파이핑, 'Agents’라는 네이밍의 테일러드 라인, 버건디 타이, 타르탄 패턴, 세비지로우(from Savile Row) 느낌 등을 제품에 녹이고 있습니다. 클래식 기반이지만 젊은 층을 위한 슬림한 실루엣을 제안하는데, 영국식 구조적 테일러링(Structured tailoring) 중심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상품력이 돋보입니다.


다만 가격대가 접근이 쉽진 않습니다. 미드-하이 정도의 럭셔리 웨어로 수준으로 보통 슈트는 180~300만 원대 가격대입니다. 입어보지도 못한 옷을 그 정도 가격을 주고 구매하는 건 위험부담이 꽤 크겠죠. 미스터 포터에서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입어보지 못하고 구매했다가는 복잡한 반품 과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RealReal에서 킹스맨의 '아이보리 턱시도 재킷'이 업로드되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36 사이즈(한국으로 치면 95~97) 정도에 깔끔한 외관, 그리고 무려 가격이 세일 포함하여 195달러였습니다. 이 놀라운 가격은 2가지 때문에 이렇게 내려온 걸로 추정됩니다.

1) 아이보리 턱시도를 입을 일은 요즘 거의 없다.

2) 36 사이즈를 입는 남자는 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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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5-11-30 193456.jpg 출처 : RealReal / 컨디션까지 표기해 주는 이 사이트의 매력은 괜찮은 아이템을 명확하게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처럼 캐주얼이 대세인 시대에 턱시도는 결혼식을 하는 것 외에는 그다지 선택받지 못하겠죠. 게다가 36 사이즈는 저에게 딱 맞을 정도이니 체격이 좋은 미국 사람 (해당 상품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이었습니다.) 들에게는 선택받기 어려운 희귀한 사이즈입니다. 어찌 되었든 저에게 기회인 이 상품을 바로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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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lothbase / 전세계 온라인으로 검색하다보면 정확히 이 상품의 출시 이미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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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필자 / 도착한 킹스맨 아이보리 턱시도 재킷


도착한 킹스맨의 턱시도 재킷은 정말 좋은 컨디션의 제품이었습니다. 심지어 가슴 포켓은 뜯지도 않아서 안정적으로 안착되어 있었죠. 소재는 면, 리넨, 실크로 만들어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이 보통 우리가 아는 턱시도는 울, 실크가 대부분인데 왜 이것은 울 하나가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바로 여름용 야외 턱시도이기 때문입니다. 턱시도 파티가 한참인 시절에는 더운 여름에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더운 울 소재가 아닌 시원한 리넨 소재로 된 재킷이 필요했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면, 리넨, 실크가 섞인 소재로 턱시도 재킷을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구김이 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이 재킷이 멋이랄까요. 이런 스타일은 한 여름의 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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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어보니 소매 외에는 딱 잘 맞습니다. 36 사이즈가 이 정도라면 아마도 꽤 슬림하게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깨가 딱 맞고 여기에 품도 적당합니다. 특이한 건 트임이 없어 매우 딱 맞게 입는 스타일입니다. 보통 사이드, 센터 트임이 있기 마련인데 이렇게 아무 트임이 없는 노벤트는 거의 처음 입어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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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괜찮은 상품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킹스맨이라는 브랜드가 시작은 Mr Porter가 협업으로 진행했지만, 이렇게 커지는 걸 보면서 사람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이 좋은 아이템을 남은 12월 연말 약속에 입기도 하고, 또 초여름 중요한 약속에 입고 가기 딱 좋을 것 같군요. RealReal 사이트 한번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상*

https://youtu.be/L-9CUTif1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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