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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key Dec 18. 2017

하이 엔드 패션 더하기 스트리트 패션은?

질 샌더의 뉴 디렉터, 루크 앤 루시 마이어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

 질 샌더 (Jil sander)는 미니멀리즘의 대표적인 하이 엔드 브랜드이다. 간소한 디테일, 질 높은 소재, 정교한 테일러링은 질 샌더 를 표현하는 요소이다. 디렉터가 바뀌고 실험적인 컬렉션을 진행하더라도 브랜드의 기조는 유지되었다. 그만큼 쌓아온 이미지와 신뢰가 굳건한 브랜드이다. 미니멀 디자인으로 90년대를 풍미했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

출처 : theimpression.com / Jil Sander 2018 SPRING



 올해 3월, 질 샌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로돌포 파글리아롱가에서 루크 마이어와 루시 마이어 커플로 넘어갔다. 디렉터가 바뀐 것도 큰 변화이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루크 마이어의 이력이다.

 루크 마이어는 현재 OAMC (Over All Mater Cloth)라는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의 설립자 이자이전에는 슈프림의 디렉터를 8년 동안 역임했다. 스트리트 패션의 정점에 있는 존재이자 최근 자신의 브랜드로 많은 관심을 갖게 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가장 미니멀한 브랜드, 질 샌더의 디렉터가 된다고?


 반면 그의 아내인 루시 마이어는 루크 마이어와 다른 이력을 가졌다. 루이뷔통, 발렌시아가, 디올 등에서 경력을 가진 하이엔드 브랜드 출신이다. 어쩌면 루크 마이어보다 질 샌더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출처 : Google / 루크 마이어, 루시 마이어 디렉터


 커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역임되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어떤 디자인이 컬렉션이 느낌이 보일 것인가. 전혀 다른 디자인을 해 온 스트리트 브랜드 출신의 루크 마이어는 어떤 미니멀리즘을 보여 줄 것인가.

 또 하나의 생각은 스트리트 패션의 영향력이다. 스트리트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성공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은 이미 루이비통과 슈프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일회성 컬래버레이션이 아닌 브랜드의 수장이 스트리트 패션 출신이 된다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만큼 스트리트 문화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고, 하이 엔드 문화도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다.

 

 루크 마이어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 샌더를 떠올릴 때 미니멀리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그것은 매우 추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질 샌더를 자세히 들여다봤을 때는 훨씬 더 감정적이고, 아주 여성적이고 가벼운 것을 볼 수 있었다. 파워풀한 테일러링에 대해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를 합치는 것이 우리가 원한 것이었다.”

 

  커플의 첫 컬렉션은 어떠했고, 어떤 반응을 받았을까.


     < Jil Sander 2018 SS Collection 중 >

  컬렉션 사진 출처 모두 jilsander.com


 일단 마이어스 커플은 좋은 평을 받으면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90년대를 풍미했던 미니멀리즘에 페미닌 한 면을 더해 한 단계 진화된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라는 평을 받으며 한편에 있었던 걱정과 우려를 다소 없앴다. 특히 에디터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다음 컬렉션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다. 

 물론 맥시멀리즘으로 가득 찬 요즘의 패션에서 담백한 미니멀리즘이 다시 환영을 받는 영향일 수도 있다. 또한 질 샌더가 가진 고객 층을 염두했을 때 지금의 컬렉션이 너무 실험적인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해 염려가 일부 섞여 있다.


 어찌되었던 루크, 루시 마이어 커플이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둘의 조합이 보여준 시너지 효과가 아닐까 싶다. 스트리트 패션 출신의 루크 마이어스와 하이엔드 패션의 루시 마이어스의 조합은 그들이 가진 전혀 다른 색채를 오묘하게 섞은 Something New인 것이다.


 새로울 것이 없는 패션이 이제는 다른 성향과의 조합으로 Something New를 만들어내고 있다. 과연 이 조합이 영민한 전략으로 평가될지 혹은 무모한 도전이 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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