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공간과 공간을 넘나들기 위한 하나의 문.
그 문은 내가 서있는 이 길 곳곳에 존재한다.
오롯이 나만을 위해 존재하던 공간을 뛰어넘어,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가기 위한 차원 여행.
1인칭의 시선만이 가득한 공간을 너머
3인칭의 시선 함께 향유하기 위한 입체적 공간.
차원의 문을 향한 여정은
시간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봄날,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화려한 색감의 꽃.
여름날, 싱그럽게 돋아 있는 일목요연한 색감의 잎사귀.
가을날, 울긋불긋하게 맺혀 있는 묵직한 색감의 단풍.
겨울날, 새하얗게 솟아 있는 청초한 색감의 눈꽃.
이 길 위에 서있는,
또 다른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향해
소곤소곤 속삭이는 듯한 말소리.
'꿋꿋함도 좋아. 하지만 부드러운 것도 좋아.'
차원의 문 너머 기다리고 있을 서로 다른 공간의 색감에 맞춰,
나의 색감을 변화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다.
가장 그럴듯한 색감을 찾아 꺼내 입은 뒤,
나의 색감을 살짝 더한다.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나지막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열려라, 차원의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