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홈은 다른 좀비물과는 다르게 좀비 괴물이 나타나는 원인이 새로웠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욕망이 분출되어 그 특징으로 괴물이 만들어진다. 이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강박관념, 트라우마, 안 좋은 기억, 여러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이 안 좋은 욕망으로 변이 되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괴생명체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현실에서 드라마처럼 안 좋은 욕망을 평소에 가지고 살지는 않는가?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속 대한민국에서 괴물을 덜 나오게 만들 수 있었던 방법이 무엇이었을까?
"위험하게 살아라"
프리드리히 니체 (출처: 네이버 이미지)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위험하게 살라고 말했다. 여기서 위험하게 살라는 말은 나쁜 행동을 하거나 도박을 하거나 정말 인생을 위험하게 살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틀을 깨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살아보라는 말이다. 이렇게 살아보려 한다면 자기 인생에서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이 관점에서 봤을 때, 드라마 속 괴물들은 자신의 삶에서 주인이 안되었기 때문에 죽어서 남은 욕망들이 분출되어 기괴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경비 일을 계속했어야 했던 경비 아저씨 괴물, 운동을 충분히 못한 프로틴 괴물, 회사 스트레스로 인한 연근 괴물, 훔쳐보고 싶은 게 많은 눈알 괴물 등, 그들은 괴물이 되기 이전에 현실에서 위험하게 살지 않았다. 기존의 틀 안에서 되는대로살아오다가 불현듯 죽음이 찾아왔고 욕망만이 남겨져 그 욕망을 표출할 뿐이었다.
그린슈퍼 아주머니 (출처: 넷플릭스)
가장 수동적이었던 인물은 그린 슈퍼 아주머니이다. 항상 꼰대 같은 남편의 핍박 아래 수동적이고 어려운 삶을 살아온 게 느껴졌다. 그녀의 삶에 주체적인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을까?..
억눌렸던 감정과 슬픔에 싸인 그녀는 이웃들을 뒤로한 채 괴물이 된 자신의 남편을 직접 처리한다. 무기를 휘두른 그 한순간 정도만이 자신의 뜻대로 행동했던 것이 아닐까? 이후 안타깝게도 괴한에게 죽임을 당하고 죽어서도 괴물이 되지 못해 욕망을 풀지도 못했다. 변종이 아주머니로 변장해 대신 괴한을 물리쳤을 뿐이다.
주인공 차현우 (출처: 넷플릭스)
하지만 또 다른 변종인 주인공 차현우는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의지, 즉 남들을 도와주려는 착한 마음과 욕망대로 살아가려는 악마 같은 유혹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래서 다른 괴물과는 다르게, 괴물의 모습만 있지는 않았다. 남을 도와주려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린 차현우는 가족까지 사고로 잃고 그린맨션에서 살게 된다. 자살까지 생각하게 되는 정말 힘든 상황에서 괴물들이 출몰하는 더 극한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외톨이가 되기 이전, 과거에 원래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그의 성격이 그린맨션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다시 따뜻한 미소를 가졌던 차현우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는 기존의 자기가 처했던 안 좋은 상황에서 이웃들을 도와주면서 조금씩 극복을 하고 있었다. 위험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는 더 이상 수동적으로 이웃들을 도와주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더 알아가면서 주체적으로 자신이 판단해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우리 상황에 대입해보면 부모님의 말, 친구의 말, 직장 상사의 말 등 타인이 원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혹은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배 아파하고 동경하고 있진 않은가? 자신에게 여러 질문을 던져보면 좋을 것 같다. 타인의 의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몰입했던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등,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질문을 던지며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