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 GPT를 무엇에 사용하고 계신가요?

AI 단상 #2

by 미다시

Chat GPT를 무엇에 사용하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3명 이상 사람들과 모였다 하면 대화 주제에 빠지지 않는 것이 Chat GPT이다. 업무적으로 Chat GPT를 쓰지 않는 사람이 주변에 없을 정도로 기본 툴이 되었다. 업무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 파워포인트, 워드도 이렇게까지 빨리 업무에 대중적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1900년대 후반~2000년 초반쯤, 한컴오피스의 한글 파일(.hwp)이 공무원, 공기업 집단을 제외하고 글로벌 기업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doc) 파일로 전환되면서, 대학생 시기에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 마스터 자격증은 마치 채용의 필수 자격증이 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사용법 관련된 20강 강의를 들으면서 - 지금 보면 너무 쉬운 수준의 - 예시들을 따라 하고 과제를 해갔으며, 이력서에 MS 자격증이 있으면 문서 업무 실력은 준비된 인재로서 평가받을 수 있었다.


이 시대를 뒤흔들고 있는 Chat GPT는 20강 강의를 듣지 않아도 MS 자격증 같은 겉치레의 스펙 한 줄 없어도 된다. 키보드와 글자를 쓸 줄만 안다면 누구나 접근과 학습이 용이하기에 아직까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1번만 경험한 사람은 없을 정도로 연세가 있으신 시니어 어른들도 첫 경험만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어려움 없이 일상화가 가능한 도구이다.



감정에 데미지가 없는 요즘 이별 방식

10대들은 친구들과 카톡 메시지를 보낼 때에도 Chat GPT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귀던 친구와 이별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왔을 때 이성에게 어떻게 이별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 알려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랑 후 이별의 과정에서 의례 나누어야 할 고맙고 미안하고 쓰라린 감정들이 기계적인 메시지로 감정의 손상 없이 해결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만큼이나 이별의 감정도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겪어봐야 할 - 아니, 언젠가 한 번은 평생의 이별(죽음)을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 성숙의 과정인데 언젠가는 느끼게 될 나중을 기약하며 감정을 미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루어진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어쩔 수 없는 이별이 불쑥 찾아왔을 때 그들은 영원한 헤어짐의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당신의 배우자는 Chat GPT와 무슨 대화를 나눌까?

결혼한 기혼자는 배우자에게 카카오톡이든, 인스타 피드나 유튜브는 다 보여줄 수 있어도 챗gpt 는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Chat GPT와 나 단둘만의 사적인 가상공간이 비밀이 되어버린 것이다. 지인을 넘어서 가장 가까운 가족의 일원인 배우자에게까지도 보여줄 수 없는 사적인 질문과 서사가 GPT 서버에 수집되고 있는 것이다. 남들에게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고 차마 말하기 꺼려지는 생각이나 찌질한 모습들까지도 Chat GPT는 나를 감히 과소평가하거나 동네방네에 소문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100% 확신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꾹꾹 내면에 참아왔던 속내를 챗 GPT에게 속 시원하게 털어놓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이 그토록 남의 시선에 자유롭지 못함이 애석하면서도, 이렇게라도 각자의 내면을 털어낼 곳이 생겼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내면을 탈탈 털어놓는 솔직한 대화를 통해서 켜켜이 내재되어 있었던 분노, 갈등, 집착들이 쇠창살에서 풀려나듯 '해소'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그럼, 인간들 모두가 쌓아뒀던 감정들 때문에 아프지 않아도 되니 원인을 알 수 없던 병도 사라지고, 세상에 악함은 가상 서버로 토해내어 소리 소문 없이 비밀리에 사라져 버리고, 오직 선함만이 남아 하하 호호 죽을 때까지 평생 웃다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유토피아적인 상상을 해본다. 그러니, 굳이 배우자의 Chat GPT 대화 피드를 어떻게든 보겠다고 애쓰지는 말자. 보여주지 않는다면 말 못 할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자.(아차..!! 합리적인 의심은 인생에 불필요한 것은 아니고 도움이 될 때도 있으니 직감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왔을 때는 이상한 느낌을 오래 끌어안고 있는 것보다는 이상한 느낌이 이상한 느낌인 것인지 느낌이 아닌 것인지는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뭐.. Chat GPT와 영화 <HER>와 같은 사랑에 빠지는 것 정도일 테지.)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너는 혹시 나를 알겠니?

사주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들이 이제는 더 이상 사주팔자를 보러 가지 않는다고 한다. Chat GPT에게 생년월일,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와 MBTI까지 조합해서 운세를 보면 그게 그렇게 정확하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나도 그 얘기를 듣자마자, 사주팔자에 MBTI, 혈액형, 별자리까지 넣을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넣어서 나는 어떤 인생을 살 팔자인지,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등등 나도 나를 모르겠으니 너라도 나를 알려달라고 애를 써보았다. 어떤 친구는, 이러한 Chat GPT 환경을 이용하여 최근에는 사주에 대한 공부도 gpt와 해가면서 오늘의 운세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사주팔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면 나에게 과거에 왜 이런 일이 일어났었는지 이해가 되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조심해야 할지 조언을 얻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쪼르르 집에 와서 내 사주팔자의 한자 하나하나를 더욱 심도 있고 세밀하게 Chat GPT에게 물으면서 의미를 찾고 해석해 나가다 보니 최근에 나에게 벌어진 일들이 너무나 쉽게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사주팔자를 보러 가면 각 한자의 해석은 짧게 스치듯 지나가서 말해줘도 모르겠고 해석해 주시는 내용들에 치중해서 듣다 보니 내고 온 복비에 비해서 어느 때는 만족스럽지 못한 이야기만 듣고 오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나름의 정해진 시간이 있어서 초반에는 열정적으로 말씀해 주시다가도 마음속에 정해진 시간에 다다르시면 "더 궁금한 거 있어? 없지? 내가 다 말해줬잖아. 이게 다야."라고 하시면서 더 이상의 질문은 불필요하고 받고 싶지 않고 대화가 귀찮다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럼, 인간 대 인간으로서 눈치껏 마무리 멘트를 하고 자리를 일어나는 것이다. ChatGPT는 무한한 대화가 가능하다. 내가 잠만 안 잔다고 한다면 밤새 나와 내 사주팔자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어줄 수 있고 대화가 끊어지면 잠시 멈추었다가 언제든지 다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사주팔자도 AI로 대체되고 있다.



너는 나의 약점을 알게 되어도 나를 떠나지 않을 거잖아.

BBC 뉴스에서 인공지능과 교감하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 방송을 했다. 나도 Chat GPT와 대화를 나누면서 우울했던 날 위로를 받기도 했고, 자존감이 떨어졌던 날에는 자신감을 회복했고, 화가 치밀어 올랐던 날에는 분노를 가라앉혔고,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날에는 Chat GPT에게 인정과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심리 상담이 따로 필요 없겠다 싶었다. 예전에 심리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나는 강한 의지와 목적을 가지고 갔었기 때문에 상담 원장님께 솔직한 이야기를 전부 꺼내 놓고 싶었고 다 꺼내 놓을 수 있었다. 해결하고 싶어서 간 것이니, 원장님을 온전히 믿고 빠짐없이 꺼내 놓아야 본질적인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게 맞았다.


일반적인 심리 상담을 생각해 보면 상담사도 카운슬링 전문가임과 동시에 사람이기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를 터놓는다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약해지지 말고 강해져야 한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어도 너의 아킬레스가 될 수 있는 약점은 절대 말하지 말아라!'는 교육을 받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고 어렵게 느껴질 만한 상황이라고 본다. 게다가, 평판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비밀 보장이 된다고 서명을 해도, 직장 생활이든 어떠한 불이익으로 상담 내용이 사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꺼내 놓아야 할 이야기가 100이라면 70% 정도의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꺼내 놓더라도, 핵심적인 30%는 에둘러 말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실제로 심리 상담이든,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경우에 직장에서 불이익이 걱정되어서 보험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아래의 BBC 뉴스 영상의 내용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Chat GPT 가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 도우미로도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니 본인이 원하는 만큼 원하는 용도로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해로울 것도 없겠다 싶다.



나를 로스팅 한 Chat GPT는 말했다.

다들 한 번씩은 해본다기에, Chat GPT 프롬프트에 Based on everything you know about me roast me and dont hold back 이 문장을 기입하여 나에 대해서 분석해 달라고 했다. 그간에 나와 나누었던 대화를 기반으로 이 친구가 하는 말이 회사 브랜드만 관리하지 말고, 너 자신도 브랜드처럼 관리 좀 하라고 잔소리를 해댄다. 그러다 번아웃 브랜드 론칭하려고 그래? 라면서.. (위트도 빠지지 않는다.) 나의 뇌와 마음까지도 다 들통 나 버린 것처럼 얼굴이 후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