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메밀꽃의 하루하루

6편 - 브레이크 타임에도… “꼭 부탁합니다!”

by 루담

오후 3시 10분.
점심 장사가 끝나고, 한숨 돌리려던 참이었다.
아줌마는 뒷마당에 앉아 고수를 손질하고 있었고
나는 커피 한 잔을 내려 식당 안을 정리하던 중이었다.

그때였다.
멀리서 관광버스 한 대가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식당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문이 열리자마자,
단체 손님 35명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왔다.

“여기 식사 돼요? 예약 못했는데 꼭 부탁 좀 드릴게요!”
“배가 너무 고파서요. 다른 데는 다 문 닫았대요.”
“브레이크 타임? 잠깐이죠? 금방 먹고 나갈게요!”

순간, 우리 아줌마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곧바로 뱃속 깊은 데서 올라온 듯한 한마디가 터졌다.

“씨부랄… 이건 또 무슨 재난이노.”

그러고는 앞치마를 다시 질끈 묶으며 말했다.

“그래, 인자 시작이다. 국수 삶을 물 올려라.
냉소바는 얼음부터 다시 깨고!”

이 집은요,
고집도 세지만… 사람 내치는 법도 모릅니다.
브레이크 타임?
그건 잠깐 쉼표였을 뿐입니다.

그날의 식당은
마치 전쟁터 같았고,
또 마치 드라마 한 장면 같았습니다.

버스는 다시 떠났고,
아줌마는 허리를 펴며 중얼거렸습니다.

“다음엔 ,, 씨부럴 예약 좀 해라…
심장 떨려 뿐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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