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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유 Aug 04. 2018

인류 문화의 보고, 바티칸 박물관

로마는 두 말할 필요 없는, 살아있는 역사의 도시다. 20대 시절 유럽여행에 대해 들었던 이야기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바로 '유럽 여행을 간다면 가장 마지막에 가야 할 도시가 로마다. 왜냐하면 처음에 로마를 보고 나면 나머지는 다 시시해 보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이다. 유럽의 여러 도시를 여행해 본 지금도 참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로마에는 수 천년 전에 어떻게 이런 것들이 가능했을까? 싶은 엄청난 건축물과 유물들이 가득하다.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판테온... 눈을 돌리면 보이는 모든 곳들이 우아함과 놀라움의 극치이며, 찬란했던 로마 제국의 시절의 유산을 오롯이 품고 있는 곳이 바로 로마다. 


그런데 바로 이 점 때문에 로마는 마치 아주 오래전에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도시는 전 세계의 관광객들로 늘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많은 현지인들은 그들을 먹이고 재우며 돈을 번다. 더 이상의 새로움은 없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눈부시게 빛났던 과거의 영광을 계속 돌아보는 도시처럼 보였다.


사람으로 따지면 "야, 내가 왕년에 얼~~ 마나 잘 나갔었는지 너 알지? 내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랬었잖아~~~ 그때가 진짜 좋았지~~"라고 만날 때마다 말하는 사람 같달까? 근데 그 '왕년'이 너무너무 대단해서 듣기엔 지겹지만 뭐 딱히 할 말은 없는, 그런 느낌.


어쨌든 이 대단한 도시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자 유럽 미술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바로 바티칸 박물관이다.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이자, 인류 문화의 보고라고 불릴 수 있는 곳이다. 


바티칸 박물관은 로마 교황궁 내에 있는 미술관으로 역대 로마 교황들이 수세기에 걸쳐 수집한 방대한 미술품과 고문서를 수장하는 곳이다. 


바티칸 박물관의 컬렉션은 사실상 조각이나 회화, 현대 미술까지 포함하여 가히 최고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이 곳을 직접 꼭 와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미켈란젤로 인생의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벽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티칸은 사실 투어에 참가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작품의 양이 너무나 방대해서 혼자서 보기엔 무엇이 중요한지 안 중요한지도 가늠할 수 없는 데다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작품에는 성서와 신화 이야기가 많아 내용을 모르면 다 똑같아 보이고 지루하기 십상이다. 투어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가격도 비싸지 않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능하면 돈을 조금 더 내고 빨리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투어를 추천한다. 그렇지 않으면 바티칸 박물관 벽 옆에 한 시간을 서서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 물론 탁월한 실력을 가진 전문 가이드분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절대 지루하지 않게 미리 작품 설명을 해주시지만... 그래도 굳이 다리 아프게 서서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다리가 너무 튼튼해서 앉아 있는 것보다 언제나 서 있는 것이 더 좋다거나 얼굴이 너무 하얀 것이 콤플렉스라 한 시간 정도 뙤약볕으로 얼굴을 좀 태워주고 싶다, 라는 분이 아니라면 가능한 미술관 안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것. 평생에 한 번을 올까 말까 한 바티칸 박물관이 아닌가!!

그래도 꼭 바티칸을 가볼 예정이라면 다음 편에 소개하는 작품들만 보고 와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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