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째 부동의 자세로 서 있었다.
우두커니 한 곳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었다.
그렇게 하면 모두가 좋아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또 다른 모두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해 우직하게 자리를 지켰다.
그들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가려고 악착같이 서있었다.
얼마나 버텼을까. 갑자기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새하얀 감각이 심장을 타고 발끝으로 전해진다.
윽, 아악, 발끝이 저려온다.
왜 난 머릿속이 새하얘졌을 때 알아채지 못했을까
난 왜 심장이 저릿해졌을 때 그 감각을 외면했을까
세상 어떤 고통도 언젠가는 다 지나가듯이
새하얀 감각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든다.
나는 누굴 위해 계속 서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혼자 애쓰면서 땀을 흘리는 걸까
나는 누구를 위해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