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이마가 얼굴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다가 앞짱구 형태라 별명은 빼도 박도 못하게 그 시절 창의력에 기반해 ‘대머리 독수리‘였었다. 심한 콤플렉스가 되어 두터운 앞머리를 내 그 형태를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었는데 몇 년 지나지 않아 TV속 사람들이 이마에 보형물을 넣고 출연하기 시작했다. 기괴했다.
왜 이렇게 넓냐는 소리를 들어댔던 내 어깨도, 뼈를 깎아야 하나 싶었던 내 어깨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직각어깨라는 말로 취급된다.
한 때는 다시 태어나야 하는 건가 싶었던 내 온갖 콤플렉스들 중 일부가 긍정적으로 소비된다.
뭣 하나 쉬이 넘어가지 않는 내 성격도, 한 때의 치기 어린 주장으로 보일 수 있는 (이)혼후순결주의도 유난스럽지 않을 날이 올까? 오히려 유난스러워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날이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