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비

by 김태진

풀잎이
자신의 몸을 낮춘다.
타들어간 가지를 축인
빗물은
뻐뻣한 손을 내려놓게 한다

버들이 쳐진 팔을 들어 올려
제 동무를 부르고,
어미 잃은 어린 비둘기도
날갯짓을 한다.

맺힌 이슬에 풀내를 꼭꼭 눌러 담아
찬란한 보석을 가꾸어갈 즈음,
허리를 감싸던 바람이
어깨를 토닥인다.

슬픔은 길지 않아.

낙엽처럼 내려앉은 빛,
가지마다 반짝이는 보석을 달아주었다.
한 알의 빛점

강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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