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이해 못 하지만 난 항상 큰 탁상시계가 필요하다. "폰이 있는데 시계가 왜 필요해?"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 과정은 의외로 번거롭다. 손을 쓰거나 폰 위로 고개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최소한의 눈길만으로 시간을 확인하고 싶다.
약속이나 마감이 없는데도 왜 시간을 확인할까? 시간은 내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나날이 투명해져 가는 존재감.. 시간은 끝에서 끝까지 나를 규정하는 환경이 된다.
하이데거는 인간을 '시간적 존재'라고 정의했다. 즉 인간은 시간을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곧 시간이라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도 관측자가 없으면 시간은 무의미하다. 그렇다! 내가 곧 시간이다. 그래서 큰 시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