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밝혀진 우주의 구성성분 중 관측 가능한 보통물질은 4%에 불과하다.
질량은 있지만 중력에 의해서만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암흑물질이 23%.
역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력보다 더 큰 힘으로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다는 암흑에너지가 73%를 차지한다.
이들을 암흑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잘 따져보자. 암흑물질 모르고 암흑에너지 모르고, 모르는 거 합이 96%.
눈에 보이고 아는 물질의 합이 4%.
보이저호 날리고, 허블 망원경 띄우고, 그 난리를 쳐서 이제 제법 세계를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게 겨우 4%라니. 충격이라면 충격이다.
그런데, 좋은 것도 있다.
말을 바꿔보면 세상의 96%를 모른다는 것 아닌가?
내 인생 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살다가 그렇게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모르는 거라면, 96%는 아직 모르는 거라면?
희망이 있다. 아직 살아갈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