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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Aug 27. 2022

혼자만의 시간

내가 나와 놀아주기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다. 


사실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싫어한다.

어릴 때부터 늘 북적이는 집안 식구 들로 , 가게에 오는 손님들로 늘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살다 보니 사람이 귀찮지만 외로울 틈도 없었다.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다 보니 늘 연애에 있어서도 독립적인 자아를 갖추지 못해 상대방에게 늘 함께 있기를 강요하기 일쑤였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였던 날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주말에 없으면 혼자 보내는 일이 많은데 그런 날도 약속을 굳이 만들어 누군가를 만나고는 한다. 일요일 단 하루 쉬는데도 그 일요일마저 혼자 있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어릴 때 나는 친구들과 놀면서도 혼자 노는 걸 좋아해서 친구들을 집에 불러 놓고는 혼자 놀고는 했다. 결국 누군가 곁에 있으면 좋겠지만, 노는 건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가 있었던 것이다. 요즘도 친구들을 만나서 얘기를 하다가도 혼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순간순간 생각나는 글들을 메모장에 적으며 다른 세계에 들어간다. 혼자만의 시간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도 나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누가 지켜만 봐주길 바라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살아온 것만 같다.


사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지금도 조용한 집안에 조용한 방안에 들어와 글을 쓰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낀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 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마흔이 넘어서야 조금씩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아이였는 지를 알아가게 되고 있는 것 같다.






혼자 있는 게 좋아.라고 생각하고 나니 그동안 내가 추구했던 생활에게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자유가 마음에 스몄다. 숨통이 조금 트인다.

외로운걸 극도로 무서워하던 나의 모습이 어쩌면 내가 나에게 가진 오랜 선입견 혹은 고착된 인상이었는지도 모른다. 매일 바쁘게 사람들을 만나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활기  보이는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좀 재미없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부지런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았던 것이지 사실 혼자만의 시간 들을 다소 밍밍하지만 단조로운 삶을 더 좋아하는 사람은 아닐까…

사람들과 섞이는 동안 내가 나와 놀아주지 못하니 외로움은 더 커져만 같던 것은 아닐까…

내가 나와 놀아주는 것- 지금은 모든 걸 조금 쉬면서 다시금 나에 대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집중해 봐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자유롭게 느끼고 나면 함께 하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이 다시 떠오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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