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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Dec 22. 2022

우정이 부러워


습관적으로 들어가 보는 sns 상의 이야기들- 그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누군가의 휴가나 누군가의 언박싱이 아닌 그들의 우정이다.


비슷한 얼굴, 닮은 모습으로 여럿이 함께 어울려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부러움이 일어난다.


나에게도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들이 있고 우리의 만남을 사진으로 남기면 또 누군가는 함께 하고 싶어지기도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우정의 형태는 좀 더 친숙하고 깊은 관계이다. 어릴 때 친구처럼.  


작년 여름에 친구 유나가 한국에 와있을 때 매일 연락을 하고 어떻게든 더 많이 만나 놀 계획을 세우고 약속을 잡으면서 하루하루 너무 즐거웠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으로 끝없이 웃고 떠들고 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지금 내 곁에 아주 가까이에 그런 친구 하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슬픈 일을 가볍게 만들어주고 같이 해결점을 찾아주고 즐거운 일에 더 크게 웃게 되는 그런 관계.


어린 시절 우리 집 근처에 같이 살던 친구들이 있었다. 우리는 매주 일요일 아침, 목욕 바구니를 챙겨 들고 만나 목욕탕에 다녀와 음료수를 마시고 근처 떡볶이집에서 간식을 사 먹고 집에 갔다 또다시 만나 하루 종일을 붙어 지냈다. 공기놀이도 하고 인형놀이도 하면서 어린 아가씨들의 놀이에 흠뻑 빠져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성장을 했다.


중학교에 가면서 뿔뿔이 흩어진 그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보고 싶어지는 이 겨울날에


함께 목욕을 하고 점심을 먹을 휴일의 사우나 친구들이 나에게 너무 절실하다.


그래서 오늘도 나의 마음을 잡아끄는 부러움의 대상은 그 무엇이 아니라 우정이라는 따뜻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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