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뜻하지 않게 빌어 놓은 작은 소망들이 어느 날 이뤄져 버린다.
때때로 어떤 순간에 다다르면 내가 꿈꿨던 장면이 이 순간이었었지. 하고 “이뤄져 버렸네.” 약간은 허탈한 기분이 된다.
타로카드를 볼 때는 가급적 가까이에, 근처에, 또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예측할 수 있으니 먼 미래의 이야기는 그때에 이르러 질문하라고 한다.
질문은 가까운 미래에 대해 하는 편이 좋고 정확하게 나오듯이- 소망은 또 그와 달라서 먼 미래론 쏘아 올리는 것 같다. 마치 그처럼 이어져 있는 소망과 소망은 먼 미래에 이 닿아 내가 그 소원을 빌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 때쯤 어느 날 이루어져 눈앞에 있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자면 어릴 때 마음껏 먹고 싶었던 음식을 눈앞에 가득 쌓아 놓고 있을 때라든지,
아이를 낳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바다를 거니는 꿈을 쏘아 올렸다든지- 결국 이뤄진 꿈들은 너무 예전에 그려 놓은 모습이라 현실에서는 더 이상 선명하게 남아 있지를 않아 내가 쏘아 올린 것인지를 알아차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간혹 때때로 문득 그 순간이 되었을 때 마치 데자뷔와 같이 그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러고는 “ 아 드디어 이루어졌구나!” 하고 반갑게 그것을 두 손으로 감싸 쥔다.
지금의 당연한 일이 아주 예전의 내가 무심코 쏘아 올린 소망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래서 오늘도 선명하게,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해서 쏘아 올려 본다. 나의 소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