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게 이런 시련이 찾아온 걸까.
이 고통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걸까.
나는 재수가 없는 걸까.
자문과 자답 속에서, 불행의 이유와 목적의 행방은 더욱 불명하고 복잡해졌다.
끝까지 파헤쳐보고자 과거를 거슬렀고,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해 보았자
허무해지기만 했다.
갈수록 야위고 허약해지면서도 슬픔이 메마르길 기다렸지만
원망과 눈물은 좀처럼 멈출 줄 몰랐다.
그러다 문득, 살아지는 날.
밥이 전보다 먹히는 날.
이 정도라도 괜찮은 날들을 어김없이 보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나는 불행 속에서 더 깊이 불행을 느끼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고 싶었지만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은 거지, 실은 죽고 싶지 않다는 걸 깨달으며 꾸역꾸역 살아갔다.
무료하게 흘려보내는 날도, 허비하지 않고 살아낸 날도 있었지만
그 버티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간단하고 명료해졌다.
그 모든 깨달음은 불행 속에서 쏟아졌다.
그렇기에 이 불행을 밑천 삼아 나는 반드시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난이 축복이다’라는 말이 정말 싫었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바뀐 게 없고, 앞으로 바뀔지조차 의심스럽지만
내 마음이 변했고,
그래서 살기로 선택한 것.
그게 이미 바뀐 것이고, 축복이고, 기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고통 속에 마음껏 슬퍼하고 발버둥 친 건
내 인생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면서도
불행해도 괜찮은 시작이었다.
그 모든 건, 눈물이, 시련이, 고통이
내게 알려준 이유와 목적이었다.